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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제국 2’ 봉인 풀다

영등위, 제한상영가에서 18세 관람가 등급으로 수정

한종환 기자 기자  2009.12.17 11: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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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8월 광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감각의 제국 2 – 사다의 사랑>은 12월 개봉을 앞두고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부여한 것이다. 제한상영가 등급은 제한상영가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공간에서만 개봉이 가능하도록 제도인데, 현재 국내에 제한상영가 영화를 개봉할 수 있는 극장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개봉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감각의 제국 2>은 재심의 과정을 거쳐 18세 관람가 등급 판정을 받으면서, 12월 24일 드디어 한국 관객을 만나게 되었다. 노골적인 성 묘사와 독특한 캐릭터로 일본 사회의 과거와 현실을 풍자한 작품성을 인정한 것이다.

앞서 3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전편, 故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감각의 제국(1976)>도 당시 일본에서조차 상영이 금지될 정도로 파격적인 스캔들을 일으켰고, 국내에는 24년이 지난 뒤에 개봉이 될 정도로 표현 수위가 높은 작품이었다.

그에 비하면 <감각의 제국 2>는 1개월 만에 봉인이 풀리면서 보다 빨리 국내에 개봉하여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1936년 5월18일 동경에서 있었던 성기 절단 사건을 모티브로 한 <감각의 제국> 시리즈는 세계 제 2차 대전 당시 일본 사회의 모순을 남녀간의 극단적인 성적 표현으로 풍자한다. 당시 사건의 주인공 아베 사다와 이시다 키치조우를 21세기에 다시 불러낸 ‘모치즈키 로쿠로’ 감독은 시대를 초월한 그들의 진정한 사랑을 되짚어 보고 있다. 등급 논란으로 올 겨울 영화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어버린 <감각의 제국 2 – 사다의 사랑>은 이제 가장 중요한 관객들의 평가만 기다리고 있다.

2007년 존 카메론 미첼 감독의 <숏버스>는 우리나라에서 개봉이 불가능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제한상영가 등급에 대해 많은 영화인들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명목으로 헌법재판소에서 소송을 걸었고, 결국 헌재는 헌법불합치 판정으로 영화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숏버스>는 등급 요청 2년 여 만인 올해 초 극장 개봉을 하게 됐다.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함께 영화계는 제한상영가 등급을 폐지는 골자의 영비법 개정을 요구해왔으나 2009년 4월 영등위는 또 다시 제한상영가 등급을 유지한 영비법을 고수했고 결국 국회가 승인하여 제한상영가는 없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올해만 4건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영화들을 양산해 내고 말았다. 카를로스 레이가다스 감독의 멕시코 영화 <천국의 전쟁(2004)>, 서원태 감독의 <씽킹블루>, 김곡 감독의 <고갈>, 그리고 최근에 결정된 모치즈키 로쿠로 감독의 일본 영화 <감각의 제국 2 – 사다의 사랑>이 그것이다.

<감각의 제국 2 – 사다의 사랑>은 지난 8월 광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으로 세계적인 거장 故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1976년 작품 <감각의 제국>을 잇는 속편 격인 영화이다. 전작이 일본 내에서 상영 불가 판정이 내렸던 충격적인 작품이었던 것처럼 3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속편이 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제한상영가 작품들은 이미 국제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 받았으나 심의의 문턱에 걸려 우리 관객과는 아직 만날 기회를 잡지 못한 공통점이 있다. <천국의 전쟁>은 칸느영화제에서 화제가 되었고, <씽킹블루>는 전주국제영화제, <고갈>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충격적인 영상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이다.

이 중 <고갈>만이 일부 수정을 거쳐 18세 관람가 등급을 다시 받아 상영이 가능해졌고 나머지 영화는 아직 극장 상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감각의 제국>이 24년 만인 2000년 국내 상영이 결정되었을 때는 이미 지나간 세월만큼 온갖 모자이크 처리로 원작이 훼손된 상태였다. 그 전에 출시된 비디오는 10분 이상 잘려나간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