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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년 도서 테마는 불황극복

베스트셀러 및 출판 트랜드 분석

박광선 기자 기자  2009.12.07 09: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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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2008년 11월 출간돼 10개월 만에 국내 순문학 단행본으로는 최단 기간 100만 부 돌파기록을 세운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2009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판매된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 신경숙의 높은 인지도와 작품의 완결미가 경제불황과 심리적 고통을 위로 받고 싶어하는 분위기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매년 비인기 분야였던 인문학 도서들이 30% 가량 늘어나 도서선택의 폭이 넓어진 점이 눈에 띈다.
   
 
   
 

새로운 이슈와 재미를 중심으로 한 내용 보다는 불황 속에서 힘겨워하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감동, 희망을 전하는 도서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여행서를 주로 집필했던 한비야 작가의 개인사를 드러낸 <그건 사랑이었네>, 장영희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이외수의 <청춘불패>, 김홍신의 <인생사용설명서> 등 젊은 작가부터 문단의 거장까지 많은 작가들이 ‘위로와 희망’을 테마로 힘을 실어 주었다.

해외문학 분야도 200위권 내 3권이 순위에 올랐으며 35% 의 판매 성장률을 이루며 호조를 이뤘다. 여기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귀환이 큰 역할을 했다. 두 작가 모두 5년과 9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깨고 장편소설을 출간, 오랜 시간 기다린 독자들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는 구성과 흡입력으로 사랑 받았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1>, <1Q84 2>는 각각 하반기 8,9월에 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간 일주일 만에 10만부 판매고를 달성, 09년 베스트셀러 3, 9위에도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전에 출간된 <상실의 시대>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덩달아 판매량이 늘었다. 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 시리즈 또한 1-6권 모두 100위 안에 안착, 생애 최고의 대작으로 칭송 받고 있다. 한편 영화로 선보인 <더 리더>, <트와일라잇>, <눈먼자들의 도시>,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천사와 악마> 등이 모두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비인기 도서로 인식되던 인문학 분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진 해였다. 주로 심리학과 쉽게 알 수 있는 지식을 다룬 도서들이 인기를 끌었다. 남성심리학을 담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 작가가 20여 년 동안 사람들과 상담하면서 알게 된 서른 살 현대인들의 고민을 다룬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방영되는 EBS ‘지식채널e’를 도서로 발간한 <지식 e3> <지식 e4>, <고민하는 힘>, <철학콘서트> 등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변화된 인문학도서들이 200위권 순위 안에 들만큼 호응을 얻었다.

유아도서 분야에서는 <구름빵>, <울지말고 말하렴> 등 스테디셀러들의 강세가 이어졌다. 여기에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여자아이편인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괜찮아> 최숙희 작가의 그림책 <나도 나도> 등이 출간되어 새 그림책을 기다리던 아이들의 눈길을 잡았다. <붙여도 붙여도 창의력 스티커왕>, <365 창의력 만들기 대백과> 같이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도서들에 대한 반응도 꾸준히 지속되었다. 한편 '신종플루'가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바이러스와 미생물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노벨상 수상자인 저자가 손자 손녀에게 들려주기 위해 직접 만든 <미생물 이야기>, 학습만화 <바이러스에서 살아남기>도 출간되자마자 빠르게 베스트셀러로 진입했다. 어린이 도서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책>,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등 철학을 쉽게 풀이한 책들의 기획력도 돋보였다.

가정과 생활 분야에서는 인간 내면에 대한 탐구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양육서와 집에서 만들어먹는 요리법을 다룬 내용들이 인기를 끌었다. 최신 연구 결과와 과학적 실험을 기반으로 아이들의 심리 및 행동유형을 분석한 EBS다큐멘터리 ‘아이의 사생활’과 ‘아기 성장 보고서’는 각각 책으로 출간되면서 부모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작년에 이어 집에서 만들어 먹는 요리 및 자연 밥상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었다. TV 다큐멘터리 및 드라마를 통해 웰빙∙슬로우푸드∙로하스∙오가닉 등이 새로운 건강 트랜드로 떠오르면서, 화학조미료를 배제하고 깨끗한 자연의 맛을 살린 맛깔스러운 밥상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고, 이는 곧 <나를 살린 자연식 밥상>, <평화가 깃든 밥상> 등의 책으로 이어졌다.

자기관리에서는 성공,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도서들이 눈길을 끈다.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의 비결을 다룬 <아웃라이어>,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한국판 시크릿 <꿈꾸는 다락방>과 함께 08년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지킨 <The Secret 시크릿>도 올해까지 인기가 이어졌다.

2009 출판을 이해하는 키워드 TOP 10

1. 영화/드라마 원작, 스크린셀러로 다시 태어나다

올해는 ‘스크린셀러’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영화 원작의 인기가 뜨거웠던 해이다. ‘스크린’과 ‘베스트셀러’를 조합한 이 단어는 영화 한 편이 출판 시장에 얼마나 압도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준다. <더 리더>의 경우, 출간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으나 영화 개봉 소식이 전해지면서 판매량이 급증하였고, <트와일라잇> 시리즈 역시 영화 개봉 이후 ‘뱀파이어 열풍’이라고 해도 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드라마 '선덕여왕'의 인기로 <선덕여왕>, <미실> 등 관련 소설들이 주목을 끌었고, 영화 '백야행'의 흥행 성공으로 원작 소설은 물론,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작품들도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 위안과 감동, 그리고 회고

2009년, 독자들은 스릴과 재미보다는 위안과 감동을 원했다. 종합 베스트 1위를 차지한 <엄마를 부탁해>를 비롯하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아름다운 마무리>, <오두막> 등 감동 코드의 소설과 에세이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는 계속되는 불황, 위축된 사회 분위기로 인해 많은 독자들이 책 속에서 위안을 찾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돌아가신 분의 뜻을 기리는 회고의 움직임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세상을 떠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장영희 교수,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석해한 독자들은 <여보, 나좀 도와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등 그분들이 남긴 유작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3. 작가로 데뷔한 연예인들

2009년 또 하나의 핫이슈는 연예인들의 작가 데뷔였다. 영화, 드라마, 음악을 통해서만 만나온 스타들을 '글'로 접하면서, 그들의 숨겨진 끼와 재능, 그리고 진실한 속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빅뱅의 <세상에 너를 소리쳐>, 배용준의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최강희의 <최강희,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은 여성 독자층을 중심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구혜선과 차인표는 <탱고>와 <잘가요 언덕>이라는 소설을 써서 그들의 남다른 재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4. 글로벌 경제 새로운 해법 찾기

경제위기와 함께 시작된 2009년, 경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한 해였다. 현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과 해석, 그리고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찾는 많은 책들이 출간되었다. <앨빈 토플러, 불황을 넘어서>,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와 같은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연구물과 <야성적 충동>처럼 경제학에 대한 원론적인 재해석, 그리고 앞으로 글로벌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CODE GREEN 코드 그린> 등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국내서로는 단연 <위험한 경제학 1>이 눈에 띈다.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는 이 책은 대한민국 경제 상황에 대해 가감없이 그대로 전달해 주려고 노력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 현재의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는 이 책은 적나라하면서도 깊이 있게 대한민국 경제를 제대로 짚어 주고 있다.

5. 내 몸에 꼭 맞는 맞춤 재테크

부동산이 호재를 보이면 부동산 관련서들이 눈에 띄게 늘고, 주식시장이 좋으면 주식 관련서들이 많이 나간다. 하지만 올해는 부동산, 주식과 같은 재테크 시장이 꽁꽁 얼어 붙으며 재테크 시장도 덩달아 얼어 붙는 듯 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아무리 나빠도 서민들의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꺼지지 않았다. 나쁘면 나쁜 상황에 맞춰, 빠듯하면 빠듯한 상황에 맞는 재테크 관련서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중에서도 <4개의 통장>은 가장 현실적인 재테크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뒤를 이어 현장밀착형 경제 강의를 표방하는 <지금 당장 경제공부 시작하라>, 슈퍼 개미 12인의 생생한 인터뷰를 담은 <슈퍼 개미의 투자 비밀>, 은행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은행의 사생활> 등의 판매가 순조로웠다. 특히 방송출연으로 최근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시골의사 박경철의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은 명실상부 스테디셀러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6. 전직 대통령 서거

우리는 올해 두 명의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내야 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기에, 더 이상 의지할 어른이 없다는 상실감에 많은 국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상실감과 미안함, 안타까움이 컸던 만큼, 책을 통해 두 대통령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려는 이들의 움직임은 출판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기존 도서들이 큰 인기를 끌었으며, 또한 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유시민의 책들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반기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관련서들이 재조명되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필하려다 끝내 완결짓지 못한 회고록 <성공과 좌절>, 유고집 <진보의 미래> 등이 출간되어 많은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7. 내 마음 나도 몰라요, 네 마음 너도 몰라요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던가. 올해도 나도 상대방도 알 수 없는 마음 속을 들여다 보고자 하는 독자들의 호기심은 계속되었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왜 그녀는 다리를 꼬았을까> 등 올해 인기를 끈 심리서들은 마치 내 이야기를 읽는 듯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고, 그 대처방안을 제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한 책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최근 20대들의 성향을 반영하듯, 그 어느 해보다 연애 심리를 다룬 책들이 대거 출간 되었고 또한 큰 사랑을 받았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알고자 하는 것은 시대와 지역을 불문한 보편적인 감정인만큼, 심리서의 인기는 당분간 식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8.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만든다

신종플루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건강 밥상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대한민국에는 어느 때보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이 화두로 떠올랐다. 웰빙∙슬로우푸드∙로하스∙오가닉 등 자연식 밥상이 건강 트랜드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평화가 깃든 밥상>의 자연요리 전문가 문성희 씨. ‘가장 훌륭한 요리는 재료가 가진 본래의 생명력과 색깔과 모양을 망가뜨리지 않고 먹는 것’이 그녀가 가진 요리 철학이다. 직장암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편을 위해 차린 맛깔스런 채식 밥상 레시피 <나는 살기 위해 자연식 한다>, 한 드라마에서 배우의 대사를 통해 알려진 건강장수 식사법 <마크로비오틱 밥상> 등이 올 한해 건강 밥상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9. ‘야구'라고 쓰고 '인생의 낙'이라고 읽는다

집에는 당연히 '테레비'가 한대 밖에 없던 시절. 아버지들은 대개 만화영화보다 야구 중계방송을 틀어놓았고, 야구는 10살 이전부터 인생 속으로 스르륵 들어왔다. 하지만 야구가 이처럼 고도의 두뇌 게임을 요하는 복잡 오묘한 스포츠라는 것을 그땐 미처 몰랐다. 무조건 장타가 최고, 장외홈런이 그 궁극이라고 생각했던 한 여자아이를 ‘야구 아는 여자’로 만들어 줄 만큼 올해 야구 열기는 그 어느 해 보다 뜨거웠다. 무려 600만명에 가까운 야구팬이 야구장을 찾아 울고 울었다. 쏟아지는 진기록 속에 야구의 고전 <야구란 무엇인가>가 재출간 됐으며, <야구 교과서>, <재미있는 야구 사전> 등이 초보자와 열혈 팬 모두의 야구 감상에 도움을 주었다. 예능프로에 출연한 선수들 특유의 입담과, 한국 야구역사의 산증인 <마해영의 야구본색>도 곡절 많은 야구 인생과 한국 야구에 관한 내밀한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바야흐로 대표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은 야구 열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0. 인기 ‘그림 작가’ 3인의 귀환

인기 '그림 작가' 3인이 돌아왔다. 논객에서 미학자로 돌아온 진중권, '그림 스토리텔러'의 원조 이주헌, '그림 치유 에세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이주은 등이 각각 <교수대 위의 까치>, <지식의 미술관>, <당신도 그림처럼>이란 신작을 들고 독자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 일본작가 ‘나카노 교코’도 이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참신한 소재, 쉬운 문체로 좋은 반응을 받았던 <무서운 그림>의 2편 <무서운 그림 2>로 다시 돌아온 것. 그림과 소통하길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그야말로 풍성한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