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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전자, 아이폰 견제 백태

박지영 기자 기자  2009.12.02 10: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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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인간(개념 없는 인간)’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아득히 먼 곳을 뜻하는 ‘안드로메다’는 지구에서 250만 광년 떨어진 은하계다.

시쳇말로 ‘개념 미탑재’ 예는 수없이 많다. 공중목욕탕에서 물장구치기, 식당에서 뛰는 애 그냥 두기 등등.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재계서 벌어졌다. ‘개념을 우주 밖 안드로메다에 두고 온 곳’은 다름 아닌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의 핫 아이콘으로 떠오른 ‘아이폰’에 대한 삼성전자 쪽 견제 백태가 상식을 지나치고 있다.

사례별로 보자면 다음과 같다.

사례1) 지난 9월 말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임직원 모두에게 ‘아이폰3GS’ 한대씩을 선물하기로 했다. 애플사와 사업 제휴를 하게 된 기념에서다.

다음은 작년 말 애플 온라인장터 앱스토어에 ‘tv팟(동영상)’ 서비스를 론칭한 데 이어 지난 2월 지도서비스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런 다음이 최근 아이폰과 함께 삼성 스마트폰 ‘옴니아2’를 선물목록에 포함시켰다. 특히 다음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옴니아2’ 사용설명회까지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선 우리제품도 넣어달라고 다음 측에 ‘요청’한 것이겠지만 다음 입장에선 유력 광고주의 ‘지시’로 들렸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례2)로 본 삼성전자의 아이폰 견제는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이 최근 이색 캠페인을 벌여 눈길을 끈다. ‘2010년 1월1일까지 전 직원 자사 휴대폰 애용’을 목표로 ‘자사제품 사랑 캠페인’을 펼친 것이다.

물론 강제성은 없다. 삼성 쪽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은 ‘직원들의 애사심을 알아보기 위한 일환’이며, ‘정보유출을 막기 위한 것’일 뿐 100%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다만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한 가지’ 재제가 따른다. 바로 ‘비닐팩’이다. 즉, 타사 휴대폰을 가진 직원들은 ‘비닐팩’에 휴대폰을 넣고 밀봉해야지만 비로소 사업장에 들어갈 수 있다. 

이번 캠페인이 ‘아이폰 견제’로 분류되는 것 또한 이 ‘비닐팩’ 때문이다. 피부가 직접 닿아야만 작동하는 ‘정전용량식 터치스크린 방식’의 아이폰에 비닐은 독이나 마찬가지다. 비닐팩에 담기는 순간 주요 기능을 잃게 되는 아이폰은 그저 네모난 전자시계에 불과하다.

반면, 삼성을 비롯한 타사 휴대폰의 경우 압력식 터치방식을 이용, ‘비닐팩’에 담기더라도 별다른 탈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비닐팩’ 논란과 관련, 삼성전자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휴대폰의 경우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사업장 내부 사진촬영을 막을 수 있지만 타사 휴대폰의 경우 그런 조치가 불가능하다”며 “어디까지나 사진 촬영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대책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산업부 / 박지영 기자>

정보유출을 막기 위한 예방책이라는 데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다만 시기가 적절치 못 했다는 당초 생각엔 변함이 없다.

오래전부터 삼성은 사진촬영을 막기 위해 촬영구 스티커 부착을 의무화해왔다. 그런 삼성이 굳이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이번 캠페인을 벌였는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삼성그룹은 인턴사원 채용에 앞서 SSAT(쌔트, 삼성직무적성검사)란 필기시험을 본다. 아무래도 내년부턴 이 시험에 ‘개념’ 과목을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