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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100억원 둘러싼 별들의 전쟁

2009 투어 시즌 총정리

이용석 기자 기자  2009.12.01 10: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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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KLPGA투어 2009 시즌은 그야말로 이슈와 뉴스가 끊이지 않았던 해였다.

시즌 초 경제한파가 불어 닥쳐 KLPGA투어는 올해 20개 대회 약 100억원(상금 순위대회 18개, 약 69억 원) 규모의 대회를 치렀다. 하지만 KLPGA투어는 시즌 내내 스타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올해 열린 18개 공식대회에서 9명의 우승자가 나왔고 이들의 평균 연령은 만 21세이다. 우승자들의 평균 연령이 한층 낮아지면서 2009 KLPGA투어의 필드는 그야말로 소녀시대를 맞이했다.  세계 골프계의 요람이자 ‘마르지 않는 샘’으로 비유되며 최고의 투어로 성장하고 있는 KLPGA투어 2009 시즌을 정리해 본다.

◆서희경, 국내 1인자로 등극

2009년은 그야말로 ‘필드의 슈퍼모델’ 서희경(23,하이트)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 신지애(21,미래에셋)의 빈자리를 채울 선수로 서희경이 지목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모두가 예상했던 시나리오였다.

지난해 6승을 거두며 명실상부 KLPGA투어 최고의 흥행 아이콘으로 성장한 서희경은 시즌 초반 ‘MBC투어 제2회 롯데마트 여자오픈’과 ‘태영배 제23회 한국여자오픈’까지 연거푸 우승하며 예상됐던 시나리오가 틀림없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서희경은 5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꽃가루로 인한 비염 증세가 심해져 힘든 시기를 보냈고 자연스럽게 신체리듬과 스윙밸런스가 무너지고 말았다. 이 틈을 타 유소연(19,하이마트)이 치고 올라왔고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부터 ‘하이원리조트컵 SBS 채리티여자오픈’까지 3개 대회 연속우승을 차지하며 서희경을 밀어냈다.

당시 서희경은 인터뷰를 통해 “상에 대한 욕심은 이미 버린 지 오래.”라며 “자꾸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다 보니 더 안 좋은 결과만 생기는 것 같다.”고 심경을 밝힌바 있다. 이후 서희경은 비록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한 성적으로 유소연과의 상금 격차를 좁혀나갔다.

결국 자신의 후원사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우승하며 유소연을 압박했고 바로 다음 대회인 ‘KB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까지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유소연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이로써 서희경은 올해 열린 메이저대회 4개 중 3개를 싹쓸이하며 국내 1인자의 입지를 굳혀나갔다.

서희경은 2009년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 챔피언십’까지 역전 우승하며 대미를 장식해 시즌 5승째이자 생애 통산 11승째를 거뒀다. 이 대회를 끝으로 KLPGA 대상, 상금왕, 다승왕, 최저 타수상 등 주요 부문의 수상을 확정 지은 서희경은 “내년에도 국내 무대에 전념하며 20승을 채우도록 노력하겠다.”며 “K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이 최종목표.”라고 당당히 밝혔다.

‘필드의 슈퍼모델’에서 ‘필드의 여왕’으로 새롭게 태어난 서희경. 2009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며 ‘국내 지존’으로 우뚝 선 서희경은 12월초,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 참가할 예정이다.

◆유소연, 서희경과 최고의 라이벌 경쟁 선보여

지난해 신인상을 최혜용(19,LIG)에게 아깝게 내주며 눈물을 흘렸던 유소연은 와신상담하며 올해를 시작했다. 올해 5월, KLPGA투어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기억될만한 사건이 벌어진다. 유소연은 최혜용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 라운드에서 연장 9홀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우승컵을 안았다. 두 선수는 오전에 진행된 4강전까지 포함하면 무려 12시간 가까이 플레이를 펼친 것이다.

이 승부를 계기로 자신감을 얻은 유소연은 이후 펼쳐진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와 ‘MBC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연속 우승하며 서희경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유소연은 하반기 첫 대회인 ‘하이원리조트컵 SBS 채리티여자오픈’까지 우승하며 상금 2억 원을 챙겼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소연의 상승세를 꺾을 선수는 아무도 없을 것만 같았다. 남은 대회도 많았고 시즌 중반까지 이미 4승을 거둔 터라 다른 선수들에게는 위압감마저 느끼게 하는 존재로 성장한 상황이었다.

시즌 중반 새끼손가락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던 것이 문제였을까? 유소연은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결국 KLPGA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에서 서희경에게 다시금 역전을 허용했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컨디션을 되찾았던 유소연은 주요 메이저대회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서희경과의 상금 격차를 서서히 좁혀나갔다.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상금 1천만 원 차이까지 서희경을 따라붙었다. 하지만 유소연은 그 대회에서 공동 10위에 오르는 데 그쳐 우승을 차지한 서희경에게 상금왕과 다승왕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유소연은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한해라 기분이 좋다며 당당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유소연은 “항상 뒷심 부족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올해는 라운드 초반에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마지막까지 악착같이 치고 올라가는 모습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면서 “비록 목표한 5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한 해를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유소연은 “앞으로의 가능성을 발견한 뜻 깊은 한 해였다.”고 덧붙였다. 

◆신인상 경쟁 치열

올해 신인상을 놓고 초반부터 ‘얼짱루키’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안신애(19,푸마)와 양수진(18,넵스). 뉴질랜드 국가대표 출신 안신애와 우리나라에서 국가대표를 지낸 양수진의 맞대결은 시즌 내내 골프팬들 사이에서 회자됐던 이슈였다.

시즌 초반만해도 양수진이 우위를 점하며 신인상 포인트에서 앞서나갔다. 사실 국가대표 시절 주요 국내외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었고 ‘2009 KLPGA투어 시드순위전’에서 1위를 차지했던 양수진의 신인상 획득을 의심하는 사람은 당시 거의 없었다.

하지만 양수진에게도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4월에 열린 ‘MBC투어 제2회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컷탈락 하는 등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던 안신애는 ‘KB국민은행 스타투어 1차대회’와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연속으로 톱10 진입에 성공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양수진과 안신애는 이후에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반복을 거듭하다 결국 안신애가 ‘대신증권-토마토투어 한국여자 마스터즈’에서 올해의 신인상을 최종 확정 지었다.

안신애는 “신인상을 받게 되어 정말 좋은 반면 우승이 없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첫해였지만 ‘조금 더 욕심을 부리고 더 노력을 했더라면 성공적인 데뷔 해를 만들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안신애는 “올해 우승하지 못한 것이 오히려 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올해 신인상도 받고 우승까지 했다면 내년에 군기가 빠졌을 것이다.”면서 “내년에는 우승을 목표로 다시 뛰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편, 양수진은 “1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아 아쉽다. 특히 신인상을 놓친 것과 우승이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며 “내년에는 반드시 첫 승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빼어난 미모와 뛰어난 골프 실력을 지닌 안신애와 양수진은 내년에 첫 우승을 향해 다시 한번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데뷔 후 첫승을 기록한 88년생 ‘세리키즈’

올해 프로 통산 첫 승을 거둔 선수들의 공통점은 모두 1988년생이라는 점이다. 그 말은 모두가 ‘세리키즈’라는 것이다. 국내 개막전으로 열렸던 ‘아시아투데이 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정은5(21,김영주골프)는 메이저대회인 ‘제31회 신세계 KLPGA 선수권대회’까지 우승하며 최고의 다크호스로 불렸다.

이정은5 외에도 이현주(21,동아회원권), 이보미(21,하이마트), 김현지(21,LIG)가 나란히 생애 첫 승을 거두며 올해 KLPGA투어를 더욱 활기 넘치는 투어로 만들었다. KLPGA투어는 언제나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는 ‘화수분’과도 같다. 데뷔 후 첫 승을 거둔 4인방이 2010년에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아듀! 2009 KLPGA투어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2009 KLPGA투어는 서희경이 ‘국내지존’의 자리에 오르며 마무리가 됐다.

신지애가 빠진 국내투어는 서희경, 유소연, 안선주(22,하이마트), 김하늘(21,코오롱엘로드), 임지나(22,코오롱-잭니클라우스) 등 기존 선수들과 안신애, 양수진 등 신인 선수들이 흥행을 이끌어 팬들은 즐거운 한 해를 보냈다. 

그 어느 해보다 볼거리가 풍성했던 2009 KLPGA투어는 이제 12월 4일부터 이틀간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쿄라쿠컵 제10회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을 끝으로 그 화려한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