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28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개인택시 면허에 대한 거래와 상속을 제한하고, 경형택시가 도입되는 등 택시 종류와 요금을 다양화 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택시 운송사업이 지금까지는 소형, 중형, 대형, 모범형, 고급형으로 나눠져 있었지만 이번 개정안에 ‘경형’이 신설, 1000cc이하 경차로도 택시사업이 가능해졌다.
경형택시가 도입되면 시민의 요금 선택 폭은 넓어지고, 개인택시 전환 대기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근로환경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법 시행은 코앞 갈길은 멀어
28일부터 개정안이 시행되지만, 정작 경형택시를 운행할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해양부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제도는 마련되었지만 강제성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원해서 사업계획변경신청을 해야 한다”며 “사업자 측은 사업성이 없다며 경형택시 도입을 꺼려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택시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경차 택시 도입은 시범운행을 하는 등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사업자들의 생각이다.
대중교통 요금체계의 변화와 지하철 증가 등으로 사업자들은 회사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경형택시의 운행 경험과 실적이 ‘전무’하다보니 사업전망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는 것.
다른 대중교통수단의 증가로 택시의 수송인원은 감소했지만 오히려 택시의 등록대수는 증가했다. 국토부 건설교통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1996년과 2007년을 기준으로 택시등록수는 21만3568대에서 25만763대로 3만7195대(17.42%)가 증가했지만, 택시수송인원은 1일 평균 64명에서 44명으로 30%가량 감소했다. 1년으로 환산하면 49억명에서 9억명이 줄어든 40억명 수준이다.
서울시에 등록된 택시는 7만5000여대. 택시의 요금조정과 제도개선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 운수물류과 관계자는 “새로 도입되는 경형택시의 가격협상도 형평성 있게 풀어야 할 숙제지만 (경형택시를)하겠다는 사업자가 없기 때문에 아직 가격에 대한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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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토해양부가 지난 5월 10일 입법예고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시행규칙 개정안이 11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1000cc미만의 경형택시가 선을 보이게 되었지만 사업자들의 외면으로 시행전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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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예산을 줄이고 있는 마당에 택시사업자들에게 돌아갈 지원액까지 줄어든다면 경형택시를 도입할 사업자는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차택시 기사들도 꺼려
사업자들은 수익성이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기사들 역시 경형택시에 대해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사들은 경차의 근로환경 악화와 안전성 등을 이유로 경형택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사고비, 유류비 등을 운전자들에게 지우고 있는 것도 부족해 경차로 장시간 운전을 하라는 것은 사형선고에 가깝다는 것이 많은 기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지난 24일 택시노동자대회 당시 익명을 요구한 기사는 “1달에 26일을 운전하는데 경차로 그 많은 시간을 운전하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경차를 운전하고 있는 최재형(27세.서울) 씨는 “경차를 운전할 때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 늘 조심스럽게 운전한다”며 “택시들은 차선변경과 과속을 일삼는 등 곡예운전을 많이 하는데 사고가 날 경우 경차택시에 탑승한 기사와 승객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말해 경차 택시 탑승에는 난색을 표했다.
한편, 보험연구원 산하 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는 국산 경차(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기아 모닝)에 대한 충돌실험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GM대우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머리와 목 △가슴 △좌측다리 및 발 △우측다리 및 발 △차체구조 △더미거동의 6개 조사 항목 중 가슴(2등급)을 제외한 전 항목에서 1등급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기아 모닝도 2등급을 받아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씻었지만 사람들의 인식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소의 박인송 시험연구팀장은 “경차의 안전성이 많이 향상되었다”며 “앞으로 사고를 사전에 예방 할 수 있는 각종 전자장치가 도입되면 사고율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 선택의 폭과 승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 정부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어 정부와 관련 업계의 향후 조치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