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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제국2'도 24년 기다려야 하나?

76년작 ‘감각의 제국’ 심의에 걸려 2000년 국내 개봉…속편도 재심의 요청

한종환 기자 기자  2009.11.20 08: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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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07년 존 카메론 미첼 감독의 '숏버스'는 우리나라에서 개봉이 불가능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제한상영가는 제한된 극장에서만 상영하도록 한다는 등급인데, 현재 국내에서 제한상영가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극장이 없다. 즉 상영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제한상영가 등급에 대해 많은 영화인들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명목으로 헌법재판소에서 소송을 걸었고, 결국 헌재는 헌법불합치 판정으로 영화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숏버스'는 등급 요청 2년 여 만인 올해 초 극장 개봉을 하게 되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함께 영화계는 제한상영가 등급을 폐지는 골자의 영비법 개정을 요구해왔으나 2009년 4월 영등위는 또 다시 제한상영가 등급을 유지한 영비법을 고수했고 결국 국회가 승인하여 제한상영가는 없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올해만 4건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영화들을 양산해 내고 말았다. 카를로스 레이가다스 감독의 멕시코 영화 '천국의 전쟁(2004)', 서원태 감독의 '씽킹블루', 김곡 감독의 '고갈', 그리고 최근에 결정된 모치즈키 로쿠로 감독의 일본 영화 '감각의 제국 2 – 사다의 사랑'이 그것이다.

'감각의 제국 2–사다의 사랑'은 지난 8월 광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으로 세계적인 거장 故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1976년 작품 '감각의 제국'을 잇는 속편 격인 영화이다.

전작이 일본 내에서 상영 불가 판정이 내렸던 충격적인 작품이었던 것처럼 3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속편이 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제한상영가 작품들은 이미 국제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 받았으나 심의의 문턱에 걸려 우리 관객과는 아직 만날 기회를 잡지 못한 공통점이 있다.

'천국의 전쟁'은 칸느영화제에서 화제가 되었고, '씽킹블루'는 전주국제영화제, '고갈'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충격적인 영상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이다. 이 중 '고갈'만이 일부 수정을 거쳐 18세 관람가 등급을 다시 받아 상영이 가능해졌고 나머지 영화는 아직 극장 상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감각의 제국'이 24년 만인 2000년 국내 상영이 결정되었을 때는 이미 지나간 세월만큼 온갖 모자이크 처리로 원작이 훼손된 상태였다. 그 전에 출시된 비디오는 10분 이상 잘려나간 상태였다.

이제 '감각의 제국 2–사다의 사랑'은 긴 세월을 기다리지 않고 우리 관객과 온전하게 만날 수 있을까? 현재 수입사인 코랄픽쳐스는 재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며, 추후 영등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