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삼성 모태기업…‘이미지 탈바꿈’의 역사

[50대기업 완벽 대해부] CJ그룹①…태동과 성장

나원재 기자 기자  2009.11.18 16:10:5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경영 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반대로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50대기업 완벽 대해부] 이번 회에는 CJ그룹을 조명한다. 그룹의 태동과 성장, 계열사 지분구조와 후계구도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CJ그룹(회장 이재현)은 식품·식품서비스, 생명공학,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신유통 등 4가지 핵심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선택과 집중의 경영을 통해 핵심사업 부문을 더욱 강화, 글로벌 전략의 적극적인 수행을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와 관련, CJ그룹은 1만여 종의 다양한 제품을 통해 소비자의 생활에 건강과 편리를, 영화·외식·홈쇼핑·택배 등의 사업을 통해 생활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CJ그룹은 국내 최대 식품회사로서 갖는 사명감과 탁월한 경영마인드가 담겨 있다. 제일 좋은 제품과 제일 높은 서비스, 곧 ‘온리원(Only One)’을 제공해 고객과 주주, 임직원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삼성’의 실질적 모태기업

이러한 CJ그룹은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모태기업으로, 지난 1953년 고 이병철 선대회장이 제지, 제당, 제약 가운데 가장 유망하다고 판단한 제당사업에 뛰어들며 삼성그룹의 초석을 다졌다.

그 해 11월5일부터 설탕을 생산하기 시작한 CJ(당시 제일제당)는 외국산 설탕의 절반 값에 설탕을 내놓자 소비자들이 밀물처럼 몰렸고, 이렇게 자금을 모은 CJ는 이후 제일모직과 제일합섬,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현재 삼성그룹의 축을 이루는 기업의 설립과 인수에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1958년 제분사업 진출, 1963년 조미료 국산화, 1979년 식용유 제조, 1980년 육가공사업 진출 등 1980년대 초까지 식품분야에서 꾸준히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다.

그룹에 따르면 당시 소득 탄력성이 낮은 이들 소재식품은 상대적으로 경기를 덜 타 창립 이래 48년 동안 한번도 1백대 기업에서 탈락한 일이 없을 정도로 CJ가 성장하는데 효자구실을 했다.

이후, CJ그룹은 1984년 조미료 생산과정에서 축적한 발효기술을 바탕으로 제약업에 뛰어들며, 1990년에는 생활화학사업에 진출한다. 1994년에는 외식 및 단체급식시장에 진출해 명실상부한 종합식품회사로 자리매김했다.

◆4년 새 50% 성장, 지주회사 체제 완성

여느 회사가 그렇듯이 기업의 고정화된 이미지는 어느 순간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한다. CJ그룹이 이런 경우를 겪었다. 국내 최대의 종합식품회사라는 고정된 이미지는 CJ 성장에 한계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CJ그룹에 있어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는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삼성그룹과 분리 후 CJ그룹의 출범은 새로운 변신을 예고하는 신호탄인 셈이었다.

   
  ▲ CJ그룹은 4년 새 50% 성장, 4대 사업군에 대한 집중으로 그룹 체질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지난 1995년은 CJ의 역사에 일대 전환점이 되는 시기다. CJ는 미국의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젠버그 등이 설립한 할리우드의 벤처영화사라 할 만한 ‘드림웍스(DreamWorks)’의 2대주주로 참여하며 3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재현 회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 투자협상을 가진 이 일은 당시만 해도 재계에서는 설탕, 밀가루, 식용유 등 국내 최대의 종합식품 회사로만 알려진 CJ의 사업 성격과 이미지로 볼 때 도박에 가까운 투자라는 평가였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0년에 CJ에서 분사한 CJ엔터테인먼트는 드림웍스의 아시아 배급권과 국내영화 투자를 통해 국내 영화업계의 점유율 1위 회사로 급부상했다. 대기업이 하면 실패한다는 영상산업의 불문율을 깨고 굳건한 지위를 확보한 순간이었다.

때문에 CJ그룹은 2002년에는 식품회사의 이미지가 강한 기존의 이름으로는 영화·홈쇼핑·생명공학 등을 아우르는 ‘종합 생활문화기업’의 특성을 드러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제일제당 그룹을 ‘CJ그룹’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CJ그룹은 4대 핵심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작업을 추진한다.

지난 2004년에는 신동방과 한일약품, 플래너스(현 CJ인터넷)을 인수하는 등 대형 M&A를 성사시켰으며, 2005년에는 미국 현지 식품회사인 내츄럴 푸드업체 ‘애니천(Annie Chun)’을 인수했다. 그 외에도 미국의 냉동식품회사인 ‘옴니(Omni)’, 하선정, 드림시티방송과 메디오피아(현 엠넷미디어)를 인수했다.

특히, CJ그룹은 지난 2007년 9월 1일에는 투자와 사업의 분리를 통한 경영효율화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던 CJ주식회사의 사업부문을 별도 회사로 분리해 완전히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

식품 및 제약, 사료 등 사업부문은 과거 ‘제일제당’의 사명을 붙여 CJ제일제당이란 신규법인으로 설립했다.

한편, CJ그룹은 매출도 성장을 지속해 지난 2005년 연결기준 8조원에서 지난해 12조4100억원의 매출로 4년 새 50%대의 성장을 완성, 외형 성장 속에 임직원수도 지난 2004년 1만4000명에서 지난해 1만7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4대 사업군 그룹 체질 강화

현재 CJ그룹의 주력 핵심 사업군은 크게 식품·식품서비스, 생명공학,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신유통 등 4가지 부문으로 나뉜다.

식품·식품서비스 부문은 CJ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설탕, 밀가루, 식용유, 조미료, 육가공 등에서 시장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 최근 신선식품 등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영역을 넓혀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07년 3월에는 두부의 본고장 중국에 진출, 베이징 권 최대 식품기업인 얼상(二商)그룹과 합작해 ‘얼상CJ’를 설립했다. ‘CJ 바이위(白玉) 두부’는 베이징 포장두부시장에서 점유율 70%를 넘어섰다.

게다가 지난해 8월에는 아시아 최대 곡물기업인 중국 베이다황(北大荒)그룹과 곡물 가공사업 합자법인인 ‘베이다황CJ’를 하얼빈 현지에 설립했다. 연간 양곡 생산량이 1100만t이 넘는 북대황 그룹과의 합자법인설립은 향후 CJ제일제당의 곡물자원확보와 해외시장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오는 2010년 초 완공 예정인 중국 하얼빈의 쌀 단백질 생산 공장에서는 연 1200t의 쌀 단백질 생산이 가능하다. 쌀겨에서 단백질을 추출하는 데 성공한 CJ의 기술력과 베이다황그룹의 곡물자산이 결합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CJ푸드빌은 외식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 씨푸드 패밀리 레스토랑 ‘씨푸드오션’과 ‘피셔스마켓’, 신개념 중식 패밀리 레스토랑 ‘차이나 팩토리’, 유럽풍 케익&카페 ‘투썸 플레이스’, 베이커리 전문점 ‘뚜레쥬르’, 비벼먹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콜드스톤 크리머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단체급식, 식자재 유통부문, 컨세션(Concession-공항, 철도역사, 문화시설 등 공공시설의 서비스 시설을 운영하는 사업)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또, CJ프레시웨이는 자회사인 CJ엔시티를 통해 서울 남산의 N서울타워 및 인천공항 컨세션 사업, 태국 음식 전문 레스토랑 ‘애프터 더 레인’도 운영하고 있다.

생명공학 부문에서는 식품분야의 반도체라 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바이오 제품인 라이신(사료용 필수 아미노산), 쓰레오닌(동물성장촉진제), 핵산 등에서 세계 2위의 생산량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CJ그룹의 바이오사업은 현재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서 대부분 생산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직접 유럽과 동남아, 미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현지에 직접 라이신 공장을 건설했고 2007년에는 브라질 상파울루에 1억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라이신 생산공장을 준공, 본격적인 중남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추진했던 M&A마다 성과

제약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2004년 3월, CJ제일제당을 통해 한일약품을 전격 인수, 합병했다. 한일약품은 메바로친(고지혈증 치료제), 바난(항생제), 헤르벤(고혈압 치료제), 셀벡스(위염, 위궤양 치료제) 등 해외의 우수한 오리지날 약품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어 CJ그룹은 제약사업의 매출과 손익 부문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해외 라이센스 네트워크 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미디어부문은 CJ그룹이 최근 수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분야다.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수년째 배급사 점유율 1, 2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극장 체인인 CJ CGV는 11월 현재 전국적으로 70개 상영관에 582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국내 멀티플렉스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CJ미디어는 tvN, 채널CGV, 올리브TV 등 경쟁력 있는 채널들을 통해 20% 가까운 시청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004년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플래너스(현 CJ인터넷)를 인수함으로써 영화 및 공연과 더불어 게임사업에도 진출해 국내 최대 온·오프라인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됐다. CJ인터넷은 현재 13분기 연속 2자릿수의 매출성장률을 보이며 ‘수익성과 안정성을 두루 갖춘 게임회사’로 평가 받고 있다.

신유통 부문은 CJ의 미래 성장성을 담보하는 주요 부문으로 현재 TV 및 인터넷 홈쇼핑인 CJ오쇼핑과 제3자 물류 및 택배사업을 하는 CJ GLS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분야는 점포위주의 재래 유통과 대비하여 신유통 부문으로 설정 경쟁력 배가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CJ GLS가 지난 2006년 삼성물산이 보유했던 HTH를 인수했고, 싱가포르 최대 민간 물류기업인 ‘어코드(Accord)를 인수, CJ GLS ASIA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해외 법인의 서비스를 통합한 새로운 개념의 원스톱 글로벌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CJ그룹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미얀마, 중국 등을 중심으로 사료사업의 아시아 생산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지난 2004년 12월에는 서아시아와 유럽을 타깃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터키의 현지 사료공장도 인수, 현재 CJ상표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3500억원 규모인 사료부문 해외매출을 오는 2013년에는 해외매출 1조5000억원 규모로 확대시키는 한편, 해외 사료 사업을 총괄하는 해외 사료지주사인 ‘CJ 글로벌 홀딩스’를 세계 5대 사료회사로 발전 시켜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