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B국민은행(행장 강정원)이 19일밤 론스타와 본계약을 전격적으로 체결했다. 아직 대금지급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남아있지만 자산규모 270조원의 초대형 은행의 탄생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경쟁은행들이 자산규모를 서서히 늘리면서 턱밑까지 쫓아온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본계약 체결까지 성공함으로써 확실한 리딩뱅크의 위치를 다진 셈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연결자산이 올해 175조원 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국민은행의 외환인수는 절박할 정도로 필요했는데 외환은행을 인수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시중은행 판도는 1강(국민은행) 3중체제(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로 굳혀지게 됐다.
물론 최종 대금지급까지는 검찰과 감사원의 수사 및 조사결과 발표까지 미뤄질 전망이고 만약 론스타의 중대한 불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론스타의 과거 외환은행 인수자체가 무산되기 때문에 국민은행과 론스타간의 본계약도 자동 무산될수도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론스타의 인수자체가 무효화될 만큼의 불법행위가 드러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국민은행의 외환인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 국민은행 위상 어떻게 달라지나
국민은행은 일단 외환은행을 인수하는데 성공, 자산규모가 73조원이나 늘어남으로써 현재의 197조원에서 270조원으로 크게 확대된다. 또 소매금융에 강한 국민은행과 기업금융에 강한 외환은행이 합쳐짐으로써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점포수도 현재의 1097개에서 1442개로 크게 늘어나며 직원수도 현재 2만4000여명에서 2만9300명을 넘기게 된다.
글로벌 영업망도 지금보다 3배나 확충됨으로써 국제적인 경쟁력도 갖출 전망이다.국민은행은 현재 6개 국가에 영업망을 갖고 있는데 외환은행을 인수함으로써 해외 영업망이 20개국으로 크게 늘어난다.
◆ 검찰등 수사결과 따라 최악 인수 무산 배제 못해
일단 국민은행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지만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있다. 또 인수후에도 완전한 화학적 통합을 위해서는 극복해야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검찰수사와 감사원조사 결과에 따라 '닭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격'이 도래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론스타코리아 유회원 대표가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는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감사원이 매각당시 외환은행 BIS비율을 정밀조사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외환은행 BIS비율이 8% 아래로 내려간적이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등 상황이 럭비공튀듯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단 감사원은 늦어도 내달, 검찰은 7월까지는 조사및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만약 문제가 드러날 경우 기약없이 늦춰지거나 최악의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전문가들은 감사원과 검찰이 론스타의 불법 행위를 밝혀내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 설사 드러난다 하더라도 지분 몰수 등의 조치가 취해질 정도의 제재가 내려질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국민은행의 외환인수는 굳어져 갈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 공정위 독과점 심사도 복병
국민은행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본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곧 금융감독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금감위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 법 위반 여부 및 지배주주로서 적합성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할 계획이지만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로서 국내영업에 충실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다.
일단 국민은행은 상위 1개사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70% 이 상일 때 적용되는 기본적인 독과점 규제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최근 공정위가 독과점 심사 때 시장점유율 기준을 하향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과거 신세기통신(017)을 인수한 SK텔레콤처럼 시장 점유율을 일정기간 늘리지 말라거나 지점 숫자를 제한하는 등의 조건을 단 제한적 승인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기한은 자료 제출 후 120일이어서 지금으로부터 4개월 뒤인 9월하순까지 인수가 미확정인 채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 외환은행 노조 및 여론 반발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걸림돌중 하나다. 부장 점장급 550여명이 사직서약서를 제출하는등 강력한 반발을 보이면서 독자생존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은 큰 부담이다.
설사 힘으로 외환은행 노조 및 직원들의 반발을 눌러서 인수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향후 조직화합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민은행측은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을 원만하게 해결해야한다는 중압감에 싸여있다.
현재의 국민은행은 과거 주택은행외에 장기신용은행 대동은행 동남은행등의 합병결과물인데 외환은행까지 인수하게 되면 자칫 조직화합에 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인수계약 체결로 4조1000억원이 넘는 돈을 챙긴 '먹튀' 론스타를 도와준다는 여론도 무시하기 힘들다.
게다가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중 14.1%(9090만주)를 수출입은행등으로부터 8540원에 사서 인수자인 국민은행에 1만5200원에 팔수있는 콜옵션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권리는 올 10월이면 사라지는 상황이어서 10월 이후에는 국부유출을 6000억원 넘게 줄일수 있었지만 국민은행이 서둘러 인수에 나섬으로써 국부유출을 도와줬다는 비난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같은 비난이 비등할 경우 국민은행은 자체 자금외에 2조원 가량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데 이같은 자금 마련에 애를 먹을수도 있는 상황에 처할수 있다.
◆ 인수후 구조조정 문제
외환은행 노조가 독자생존을 주장하는 등 국민은행 인수에 강력 반발하는 이유중 하나는 점포 중첩에 따른 구조조정 가능성과 이에 따른 인위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최근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외환관련 서비스 시장과 신용카드 자산부문의 성장에 기여할 것이 예상되지만 국민은행의 광범위한 유통채널망은 외환은행과 중복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