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롯데그룹이 다방면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그 어느 때보다 내실 강화와 외연 확대를 강조했던 2009년이지만, ‘회장님’의 기대치와는 정반대로 가는 듯하다. 롯데는 올해 인수합병 성적이 매우 부진했고, 하는 일마다 라이벌 신세계에 뺏기거나 밀리고 있다. 신 회장은 재계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신중한 총수로 손꼽힌다. 신 회장의 이런 ‘마인드’는 롯데의 기업문화에 고스란히 묻어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롯데의 최근 부진과 몇 가지 ‘굴욕’은 롯데의 보수적인 경영스타일이 더 이상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뒷말까지 낳게 한다. 대체 그 동안 롯데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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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구긴 자존심
롯데는 부산 백화점업계에서 신세계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지역의 롯데백화점은 신세계와 불과 10미터 거리로 붙어있다. 신세계 센텀점이 부산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는 통에 롯데백화점 센텀점은 상대적으로 중소백화점처럼 보인다.
롯데는 부산에 서면, 센텀, 동래점 등 3개의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유독 센텀점은 신세계 때문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신세계가 부산에 처음 진출 이유도 있지만 롯데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워낙 크게 지은 데다 부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스파, 찜질방, 아이스링크, 실내 골프레인지 등 갖가지 재미 요소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신세계 센텀은 유명 관광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부산 지역의 독보적 백화점이었던 ‘롯데’는 신세계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뒷걸음질 치는 형국이다. 4월부터 전년대비 약 15%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롯데 센텀이 그나마 롯데의 이름값정도는 하는 중이다.
부산 연제구에 사는 김모 씨(32)는 “신세계 내부가 편리하게 잘 짜여있고 롯데에 없는 브랜드나 볼거리가 많아 롯데 보다 신세계를 자주 찾는다”며 “신세계에서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는데 굳이 롯데까지 갈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신동빈 부회장에겐 ‘최악의 해’?
롯데는 올 초 신세계 때문에 심하게 화가 난 적이 있었다. 롯데는 아울렛 부지로 확보하려던 경기 파주시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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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파주시 부지는 롯데로 거의 넘어가는 듯 보였는데 결과적으로 롯데는 결단력이 부족했고 눈치 빠른 신세계한테 밀렸다”고 말했다. 업계 호사가들 사이에선 “다른 곳도 아니고 라이벌인 신세계에 이렇게 계속 빼앗기고 밀리고 하는 통에 총수 경영수업 중인 신동빈 부회장에겐 최악의 한해였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돌았다.
롯데의 굴욕은 이뿐만 아니다. 지난 5월에는 기존 위스키·소주에 맥주를 더해 종합주류회사로 도약하려 국내 2위 맥주회사인 오비맥주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미국의 사모펀드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에 밀려났다.
8월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부지에도 눈독을 들였지만 사모펀드인 코아FG에게 꼬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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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롯데는 다음달 12월 중순 옛 부산시청 자리에 터를 잡은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개점한다. 롯데는 광복점 개장으로 백화점 부문에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로서는 이래저래 기운 빠지는 일이 많았던 2009년이지만, 마지막 달의 광복점 개점으로 그간의 부진을 떨쳐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