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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CJ제일제당의 세차례 ‘자진신고’

정유진 기자 기자  2009.11.06 13: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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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 경제] 불법 무기류 자진신고, 마약 투약자 자진신고, 학교폭력 자진신고 등 다양한 ‘자진신고’가 있다. 경찰은 자진신고 기간 동안 신고한 자에 대해 그 책임을 일체 묻지 않고 선처를 해준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소비자에게 선처를 바라는 경우가 있다. 경찰이 유도하는 ‘자진신고’와 흡사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 9월과 11월에 걸쳐 유해 의심이 가는 음식을 스스로 신고하고 자진 회수 결정을 했다. 소비자에게 걸리기 전에 알아서 처신했던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 9월22일 기능성 유지 ‘라이트라’ 판매를 잠정 중단하고 자진 회수했다. 이 제품이 일본에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는 ‘글리시돌 지방산 에스테르’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CJ 측은 “유해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라이트라는 지방 걱정을 줄인 신개념 식용유로 지난 8월 출시됐다. 최근 글리시돌 지방산 에스테르가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일본에서 제기되면서, 가오사(社)가 이 물질을 원료로 쓰는 자사의 식용유 제품인 ‘에코나’의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로부터 두 달여 후인 지난 4일 또 다시 ‘자수’했다. 이번엔 자사의 프리믹스 제품인 ‘호떡믹스’ 일부 제품이 문제가 됐다. ‘찹쌀호떡믹스 540g’, ‘찹쌀호떡믹스 녹차맛 540g’, ‘중국식 호떡믹스 540g’ 3종으로 유통기한 기준 2010년 8월31일 이전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호떡믹스 내 구성품 중 잼믹스의 원료인 견과류가 여름 혹서기를 거치면서 고온에서 장기 보관된 일부 제품에서 품질 변질이 확인되어 해당 기간 제품에 대해 고객 건강과 안전을 중시하는 경영방침에 따라 자진회수를 결정했다”고 이유를 들었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인삼음료 ‘한뿌리’를 미생물 발견 문제로 공개 자진 회수를 결정한 적이 있다. 식품업계 최초의 일이었다. 

당시 한 소비자가 ‘맛이 텁텁하다’고 민원을 넣은 데에 따른 조치였다. CJ제일제당은 이로 인해 20억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깨끗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CJ제일제당이 보인 세 차례의 자진신고를 소비자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을지 궁금하다. ‘자진신고’는 막무가내로 버티는 것보다 훨씬 양심적인 행위지만, 자진신고 할 일을 아예 만들지 않도록 제품을 제대로 출시하는 게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