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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삼모사’식 수억대 경품행사

정유진 기자 기자  2009.11.05 15: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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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1월로 들어선 유통업계가 다양한 이벤트와 독특한 행사로 분주하다. 대입 수학능력평가와 빼
   
<산업부=정유진기자>
 
빼로데이, 보졸레누보 와인행사, 여기다 각 백화점의 창립행사까지 겹치면서 다양한 이벤트들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특히 백화점이 벌이고 있는 행사들은 갈수록 스케일이 커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억’ 소리 나는 어마어마한 경품들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창립30주년 행사로 롯데캐슬 158㎡(48평형) 5억8000만원 상당(분양가)의 아파트와 1억원 및 3000만원짜리 상품권을 증정한다. 3억원 상당의 우주여행, 남∙북극 여행권도 있다. 롯데는 미국 그랜드캐년 여행권을 경품으로 내걸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에 따르면 경품은 9억7000만원상당. 말 그대로 ‘억’소리 나는 경품행사다.

롯데는 1998년 처음으로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걸어 ‘고급경품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쌍용건설과 손잡고 95.8㎡(29평형) 아파트 경품을 내놓았는데, 무려 9만8000명가량을 응모에 끌어들였다. 맛을 본 롯데는 이후 2006년 롯데캐슬 오피스텔 경품으로 30만명을, 2008년엔 롯데캐슬 아파트 107.65㎡(32평)으로 45만명을 모았다. 

롯데백화점 정문 앞은 매일 장사진으로 꽉 찬다. 경품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에 질세라, 맞수 신세계백화점도 대규모 상품권 증정행사와 100% 당첨 페스티벌 등 대대적인 경품 행사를 열고 있다. 특히 신세계 포인트 카드 회원 중 최대 100만명에게 신세계상품권 1만원을 지급, 자그마치 100억원이나 푼다. 

부산 현대백화점은 창사 38주년을 맞아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YF쏘나타, 싼타페, 투싼ix를 1대씩 증정하는 경품추첨 행사를 하고 있다. 이밖에 20・40・60・100만원 상당의 상품을 구매할 경우 각종 전자제품을 제공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백화점들의 고급경품에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일인 것 같다.   

최근 1억5000만원짜리 아파트 1채를 경품으로 내건 온라인게임업체 써니파크는 업계 사상 최고의 이벤트로 고객을 환심을 샀지만 정부가 이를 문제 삼았다. 문화관광체육부가 써니파크의 경품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제동을 건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경품고시에 따르면, 소비자를 대상으로 추첨 등을 통해 예상 매출액의 1%가 넘거나 500만원이 넘는 경품을 제공하지 못한다. 이를 어긴 업체는 과태료, 시정명령, 구두경고 등 처벌을 받는다. 문화관광체육부는 써니파크의 경품 이벤트가 공정위의 ‘경품료 제공에 관한 불공정행위거래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를 위반한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판단했다. 

고급경품을 내건 행사는 행사에 참가하는 자를 기대에 부풀게 한다. 잠깐이나마 ‘내가 당첨이 됐으면’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하지만 경품행사도 사행성을 노린 일종의 상술 측면이 강하다. 생각해 보면 경품은 소비자들에게 큰 혜택을 주는 듯 보이지만 이 경품은 결국 소비자들의 지갑에서 나온 돈으로 마련된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한사람에게 여러 사람의 돈을 몰아주는 식이다. 

경품에 당첨 돼도 절차상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당첨 시 소비자가 지불해야하는 20%의 기타소득세, 그리고 4%의 취득세, 교육세 등은 본인이 내야하는 세금이다. 경품 액수가 크면 클수록 본인부담 세금도 커진다. 가령 2억원짜리 아파트면 약 5000만원 정도를 본인이 과세해야 한다. 때문에 경품 당첨자들이 경품을 다시 헐값에 되파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고급경품을 내건 한 백화점의 관계자는 “고액경품은 협력업체에 그 비용이 전가될 뿐 아니라, 소비자 가격에 직간접적으로 부과되고, 유통질서 및 선의의 경쟁체계를 어지럽히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경품행사는 소비자를 위한 일이 아니라 이윤을 보는 회사에게 득이 되는 행사다. 고객이 많이 몰려서 더 많은 돈을 쓴다면 매출의 전체 규모는 는다. 그래서 기업은 경품행사를 실시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