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속이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 별스럽지 않은 일에 쉽게 토라지는 사람, 오로지 자기주장만 옳다는 사람…. 어딜 가든 이런 사람이 꼭 한명씩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두고 ‘저 밴댕이 소갈딱지(소갈머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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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최근 회사 내 임원전용 구내식당을 찾은 이재용 전무가 식사를 하던 중 숟가락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식재료로 쓰인 쇠고기의 질이 좋지 않았던 게 화근이었다. 이 전무는 앉은 자리서 식당 관계자들을 불러 혼쭐을 냈다고 한다.
동석했던 임원들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전무가 이처럼 사소한 일에 과잉반응을 보인 적이 극히 드물었던 탓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전무는 단 한 번도 임원식당의 맛이나 서비스에 대해 토를 단 적이 없었다.
임원전용 구내식당을 직영 관리하는 곳이 호텔신라라는 점도 그가 말을 아껴왔던 이유 중 하나였다. 자칫 동생 이부진 전무가 맡고 있는 호텔신라에 악영향이라도 끼칠까 염려돼서다.
이 일이 재계 호사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식단에 대해 말 한 마디 없던 이 전무가 별것도 아닌 일로 트집 잡는 걸 보니 ‘뭔가’ 그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란 얘기다.
이를 두고 몇몇 호사가들은 “지난번 인사 때 동생 이부진 전무가 홀로 승진한 걸 아직까지 마음 한켠에 담아두고 있는 것 아니냐”며 ‘동생 시기론’을 조심스레 제기했다.
또 다른 이는 “연말 인사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삼성 후계구도가 재용·부진 남매 2파전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자주 접하다 보니 다소 예민해 진 것 아니겠느냐”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언론에 비춰진 이재용 전무는 ‘말수가 적고 늘 차분하며 상대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밴’…, ‘잰틀남’이다. 이런 그가 들었던 밥숟가락을 내쳤을 정도니 (직접 맛을 보진 못했지만) 이날 식재료로 쓰인 쇠고기에 문제가 있고도 남을 법하다.
다른 것 다 제껴두고 이재용 전무의 이번 행동에 대해 기자는 감히 실망스럽다고 말할 수 있겠다. 우선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이 크다.
예부터 밥상머리에선 큰소리치는 게 아니라고 했다. 게다가 그 자리엔 임원들도 있었다. 물론, 이 전무와 임원은 비교대상이 못된다. 한명은 왕의 피가 흐르는 황태자고 또 다른 한명은 그저 ‘월급쟁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이로만 따져봤을 땐 얘기가 달라진다. 대기업 평균 임원나이가 51.7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사람은 열 살이나 차이나는 삼촌과 조카뻘이다. 삼성은 기업 명성만큼이나 엄격하고 체계적인 후계교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밥상머리 교육은 체계가 아직 덜 잡힌 모양이다.
한편, 오빠의 지적을 받은 이부진 전무는 즉시 전국의 유명 쇠고기산지에 동원령을 내려 특급 쇠고기들을 모아놓고 내부 품질평가를 거쳐 거래처를 바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