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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구장 건설’ 수지타산 따져보니…

예산·운영비 감당 어려워…정치권 때만 되면 ‘선심공약’

한종환 기자 기자  2009.11.04 16: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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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야구에서 금메달 그리고 올 3월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준우승의 쾌거를 이루면서 지난 4월, 고척동 돔구장 기공식을 시작으로 야구계의 오랜 숙원 사업인 돔구장 건설이 첫발을 내디뎠다.안산시 역시 오는 12월중 민간 사업자를 선정해 내년 7월에 착공, 2012년에 완공을 목표로 ‘돔구장’ 건설을 추진 중에 있는 가운데 지난 10월29일, 대구시와 광주시는 포스코 건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돔구장 건립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4월 착공한 '고척동 돔구장 조감도'(좌)과 내년 7월에 착공 예정인 '안산 돔구장 조감도'(우)/ 사진=서울시>

 
 
올 시즌 프로야구 올스타전과 한국시리즈라는 프로야구의 가장 큰 축제들을 연이어 개최한 광주구장의 경우 낙후된 시설로 팬뿐만 아니라 선수들까지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고 대구구장도 크게 다를 바는 없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광주 무등구장이 노후화 돼 새 야구장 건립을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많았다”면서 “시민들의 염원인 돔구장 해법이 풀리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돔구장’ 건립에 대해 야구인들과 시민들에게선 ‘환영’의 소리보다는 의심과 염려가 더 많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포스코 기부채납 방식, 2013년 완공

돔구장 건립은 1948년과 1965년에 완공된 대구구장과 광주구장을 대체하기 위해 2013년 까지 2만5000~3만석 규모로 만들어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각종 이벤트가 열리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에 체결된 양해각서의 내용은 포스코 건설이 2개월 내에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시에 제안하면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서 기본적인 사업추진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방식으로 포스코는 건립비용만 3000억~4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돔구장을 건립해 시에 기부채납 하고 제공 받은 부지에 돔구장과 더불어 스포츠타운, 주택개발 등을 통해서 수익을 맞추는 형식이다.
 
이에 시에서는 부지제공 및 각종 인허가 행정지원의 편의를 도와주면서 구장 주변 지역을 동시에 개발해 수익금으로 구장을 건립하는 ‘기업제안형’ 사업을 채택하면서 재정적 부담을 덜어내게 된다.

광주시의 경우 내년 3월까지 도시계획 검토와 사업타당성 조사를 벌인 뒤 2011년 하반기에 공사를 착공할 계획이며 돔구장이 들어설 지역에 최소 100만평 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하기로 하고 현재 대상부지 2곳을 검토 중에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취약 기반에서 수익 가능할까?

대구와 광주에서 검토 중인 돔구장의 경우 구장건립에만 각각 약 4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부대시설 등 여러 가지 변수를 생각한다면 8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한다. 800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기 위해선 그 몇 배의 수익이 창출돼야 하지만 수익성에 대해선 아직까진 물음표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최고의 인구밀집도를 자랑하는 서울에 돔구장을 건립한다해도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150만 인구의 광주와 250만의 대구에서 그것도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적 인프라가 취약한 지방에서 돔구장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역시 의문이다.

   
 

<권영세 대구시 행정부시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대표, 박광태 광주시장(좌측부터)/ 사진=광주시>

 
 
야구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8개 구단이, 일본은 6개 구단이 돔구장을 사용 중에 있으나 이들 중에서 야구 경기만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곳은 단 한곳도 없으며 일본의 경우 도쿄돔을 제외하곤 나머지 5개의 돔구장은 수익을 올리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승엽 선수가 소속된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도쿄돔은 야구 경기뿐 아니라 콘서트를 비롯해 각종 이벤트를 거의 연중무휴 개최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호텔, 쇼핑몰, 놀이공원 등의 부대시설로 연간 방문객이 3800만명에 이르고 있다. 미 메이저리그의 구단 역시 구장에 테마타운 등의 부대시설을 통해 다목적 문화시설로 활용하고 있는데 광주시와 대구시가 과연 구장과 부대시설을 활용해 얼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가 문제다.

건립과 부대시설의 운용만이 문제는 아니다. 한해 약 1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구장 시설유지 및 관리비용 역시 만만치가 않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각 지자체에선 장밋빛 계획들을 세워가며 막대한 비용을 들여 최신 설비의 경기장을 건설했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발전과 성장이라는 목표는 사라진지 오래고 현재는 운영비용마저 감당하지 못하며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에 큰 부담이 되는 애물단지 신세가 돼버렸다.

현재 우리나라 프로야구단의 경우 수익원 중 모기업의 지원이 절반 이상을 넘고 구장운영으로 나오는 수익이 10%에도 못 미치는 실정에서 돔구장을 운영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일본의 한신 타이거즈 야구단의 경우도 구장 임대료의 이유로 지역 내에 위치한 교세라돔을 이용하지 않는 실정이다.

한 야구관계자는 “돔구장 건설은 야구 발전을 위해 중요한 사업이지만 그 막대한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한해 수백억 적자로 운영되는 구단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선거 앞둔 ‘선심 공약’?

한 현직 프로야구 선수는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구장을 짓겠다고 외치지만 공허한 메아리처럼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는다”며 “야구장을 지었더라면 3~4개는 지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선수의 말대로 광주와 대구는 돔구장 건설에 대해 너무 많은 ‘공수표’를 남발했었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의 열기를 등에 업고 많은 정치인들이 돔구장 건설 계획을 터뜨렸다가 흐지부지 무마시키는 일을 반복해 왔다.

2002년에 삼성라이온즈가 우승하자 대구시는 돔구장 건설을 약속했었고 광주시의 경우 박광태 현 광주시장의 공약사항이었다. 또한 선거철만 되면 많은 정치인들은 그 필요성을 제기하며  단골메뉴인 ‘돔구장 카드’를 꺼내들고 나왔지만 지켜진 적은 없었다.

많은 시민들과 야구인들은 입을 모아 돔구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12년 만에 기아타이거즈가 우승하며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슬그머니 돔구장 건설을 꺼내 놓으며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둔 선심성 공약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온라인 상에서 진행중인 여론조사에선 73%가 '광주-대구에 돔구장 건립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 발췌=Nate> 

 
 
현재 인터넷 상에서 진행중인 한 여론조사에선 ‘돔구장 건립은 세금 낭비이며 구장시설 개선이 좋겠다’는 의견이 75%로 ‘돔구장 건설 찬성’의 24%의 3배가 넘고 있는 실정임에도 광주시는 밀어붙이겠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4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막대한 사업을 진행하는데 어떻게 구체적 조사나 공청회는 한번도 개최하지 않은 채 민간업체의 사업계획서만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인지 의문이다.

일본의 도쿄돔이나 나고야돔의 경우 20년의 논의기간을 거쳤고 히로시마에 새 구장을 지을 때엔 시와 시민단체, 구단, 지역 상인들이 오랜 토론 끝에 구장을 짓는 방법과 방향을 결정했지만 우리의 경우엔 시민들이 이용하는 구장과 부대시설임에도 시민들의 의견은 전혀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와 광주의 시민뿐 아니라 대다수의 국민들이 돔구장의 현실성과 필요성에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저한 준비와 계획이 뒷받침이 안 된다면 돔구장은 또다시 ‘전시행정’, ‘선심 공약’으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