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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폐지 표류…공급대란 우려

페지법안 8개월째 낮잠…업계 '자포자기' 집값상승 불보듯

배경환 기자 기자  2009.11.03 0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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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이제는 더 이상 기대도 안합니다”(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

“상한제를 적용해도 되는 곳만 되는 마당에 지금 폐지한다고 해도 큰 의미는 없습니다”(대형건설사 관계자)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국회에 상정된 지 8개월을 넘기면서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더욱이 최근 부동산 시장이 일부에서는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최악의 청약·계약률을 기록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 연출되면서 상황은 더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이렇다보니 폐지를 기다리며 분양을 미뤄왔던 건설사들도 결국 분양 준비에 나섰다. 사업을 미루면서 발생한 금융이자 역시 분양을 해야 살아남는 주택전문건설업체의 목을 죄고 있기 때문이다.

◆‘직권상정’의지… “어디로?”

“직권상정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추진하겠다”

지난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의원실 한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두 달여가 지난 현재, 분양가상한제 폐지 추진 법안은 상임위 소위원회에서 계류 중으로 오는 20일경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국토해양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실 관계자는 “4대강이나 세종시 문제로 인해 조금 미뤄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폐지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역시 “이제는 기대안한다”는 입장이다. 중견건설업체 주택사업부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여당에서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지만 그동안의 정기국회에서 계속 밀리는 모습을 보며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폐지를 기대해 사업지연은 물론 계획 자체가 바뀌기도 했지만 이제는 원안대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미없는 규제

지난달 영종하늘도시에서 대규모 물량을 분양했던 A건설사 관계자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도 분양이 힘든데 가격을 높이면 인기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털어놨다. 상한제가 폐지되더라고 이윤을 보고자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어 “청라와 우리(영종)모두 상한제 적용인데 누구는 잘되고 누구는 힘들고… 결국 지금의 상한제 폐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언급했다.

사업성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동안 전국 민간택지에서 분양가상한제로 분양한 아파트들은 전부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사업장은 줄줄이 미달 사태를 보였고 지방은 청약률이 ‘0’ 곳도 등장했다.

이에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좋은 입지에서 분양을 준비하던 건설사들이 상한제로 인해 공급을 미루거나 사업계획을 엎어 결국에는 유망물량마저 없어지고 있다”며 “결국 분양을 하더라도 좋은 물건이 나오지 않아 미분양으로 연결되는 악순환만 반복된다”고 밝혔다.

◆상한제 폐지…“장기적으로는 집값안정”

대한건설협회 규제개혁팀 최상근 팀장은 “시장을 핑계로 (폐지가)미뤄지면 2010년에는 공급부족으로 인해 되레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건설사들이 상한제를 이유로 공급을 기피해 결국 공급대비 수요증가로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지난 25일 주택산업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따른 주택가격 변동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면 단기적으로 집값이 상승하겠지만 주택공급 증가로 결국에는 집값 안정효과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 1999~2008년 서울·수도권 평균 분양가 상승률과 주거용 건축허가면적 평균 증가율을 바탕으로 아파트 가격을 예측한 모의실험에서 분양가가 상승한 후 공급이 일정 수준 이상 늘어난다면 2~3년 후부터는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상한제 폐지로 분양가격이 15% 상승하고 주거용 건축면적이 25% 증가할 경우 서울 아파트 가격은 3분기까지는 최고 9.38% 상승하지만 9분기가 지난 후에는 줄곧 하락세를 보여 11분기에는 8.67% 까지 하락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역시 4분기까지는 1.87% 상승하지만 7분기 이후부터는 내림세로 전환, 12분기 이후 1.38%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이를 위해서는 서울의 경우 용적률 상향 조정 등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며 “주택공급을 억제하는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