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국정감사에 미국산 쇠고기 수출 검역권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한국산 패류 수출 권한을 둘러싼 한·미간 수출협정의 불평등성과 이에 따른 검역위반내역에 대한 문제점 등이 논란 대상이 된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여론 확산으로 엄청난 곡절을 겪었다. 이로부터 1년6개월가량 지난 지금 미국산 쇠고기 수출검역에 관한 문제점들이 또다시 표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 우려스럽다. 게다가 미국산 쇠고기를 전·의경들만 먹었다는 사실까지 최근 밝혀지면서 미국산 쇠고기 논란이 또다시 이슈로 떴다.
지난해 정운천 전 농림부장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 정부 직원들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먹겠다고 한 정부청사의 식당에는 단 1그램의 미국산 쇠고기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애꿎은 전·의경들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었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이 드러났다.
전·의경이 미국산 쇠고기와 함께 칠레산과 캐나다산 고기까지 먹었다는 보도가 소개되면서 일파만파 논란이 확산됐다. 칠레산과 캐나다산 쇠고기는 현재 수입이 금지된 품목이기 때문에 밀수가 아니면 식탁에 오를 수 없는 사정이 있기 때문에 논란은 증폭됐다. 경찰은 ‘그 고기가 쇠고기가 아닌 돼지고기였다’고 재차 해명하면서 얼버무리듯 실수를 인정했지만 문제는 간단치 않아 보인다.
시간이 가면 또 언젠가는 이런 황당한 사실이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도 있겠지만 임기응변식의 이런 해명으로 국민건강과 관련한 논란들을 잠재우려는 태도는 간과해선 안 될 일이란 지적이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출 검역권한’ 문제도 정부의 ‘대충대충 임기응변’에 따른 대가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지난해 정부는 한·미 쇠고기 2차 협상 타결에 심혈을 기울였고, 이는 1만인 촛불시위 참여 등 엄청난 여론의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 협상 타결 조항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수출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더라도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로부터 1년여가 지난 현재, 미국산 쇠고기수출검역 권한과 한국 패류수출검역 검역권한에 대한 상반된 조약에 따른 통상 문제 때문에 소란이 일고 있다. 민노당 강기갑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출과정에서 중대한 위해 물질이 발견될 경우 즉각 수입중단조치를 취할 수 없고, 2회 이상 중대한 위해요소가 발견될 경우에만 중단이 가능하다. 반면, 한국산 패류는 미국 정부가 즉시 수입중단조치를 할 수 있고, 양국 수출작업장 점검시기 또한 미국만이 수시로 점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한마디로 명백한 불합리 조약이다.
미국에 유리한 일방적인 조약이었음에도 미국수출작업장에서 검역위반 사실까지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정 이후 올해 6월까지 1년여 동안 불합격처분을 받았던 미국 수출작업장 23곳 중 21곳에서 위해물질, 4곳에선 광우병위험물질까지 검출돼 작업장 승인 취소 처분을 받은 전력이 드러났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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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관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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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발단은 누가 보더라도 ‘일방적인 한·미 수출조약’이다. 이에 대해 농림부 해당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검역 과정은 보도자료와 같이 2회 이상 중대한 위해요소가 발견돼야 수출이 중단되지만 위해요소의 수준에 따라 관련 대표자를 통해 수출을 즉각 중단할 수도 있다”며 “국감자료를 비롯해 쇠고기와 패류를 비교하는 것은 어느 정도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각각 자국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 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 안전이 걸려 있는 사안이라면 자국 이익의 문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양심’ 차원에서 검토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