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들들(효성그룹) 의 해외 고급 부동산 매입, 분식회계, 로우전자(효성 조석래 회장의 처제가 경영하는) 의 세금 포탈 등에 이어 새 의혹이 또 나왔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양파총리’라던데 효성은 까도 까도 또 나오는 ‘양파 재벌’인가”
지난 10월22일 국회 법무부 국감에서 박지원 의원이 한 말이다. 박 의원 말대로 효성그룹을 둘러싼 의혹은 한 두 개가 아니다. 하나하나 기억하기조차 버거울 정도다. 그중 몇 개만 꼽자면 다음과 같다. △유령회사를 이용한 거액의 비자금 조성 △해외부동산 매입 자금의 출처 △오너 3세의 주식 저가 인수 의혹 △로우전자 세금포탈 의혹 등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치명적 의혹은 ‘권력 비호’다. 사정기관이 핵심 혐의자의 해외도피를 도우고, 꼬리 자르기 식 수사로 ‘몸통(사주일가)’을 보호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효성그룹의 갖가지 의혹들을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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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10월 초. 재미교포이자 전직 기자출신인 블로거 안치용 씨에 의해서다. 안 씨는 지난 10월 5일부터 23일까지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통해 효성 3세들의 해외부동산 매입에 대해 밝혀왔다. 또 그 과정에서 벌어진 석연치 않은 의혹들도 집중 폭로한 바 있다.
◆효성 3세들의 부동산 사랑
안 씨에 따르면 조현준 ㈜효성 사장과 3남 조현상 ㈜효성 전무가 소유한 해외부동산은 모두 5채다. 조 사장은 2002년 8월 LA 저택 1채를 480만 달러에 구매한 데 이어 2004년 12월 샌프란시스코 시내 콘도 1채(180만달러 상당)를 추가 매입했다.
또 이듬해인 2006년 10월 샌디에이고 빌라 2채(각각 47만5000달러)를 잇달아 사들였다. 이로써 조 사장이 구입한 해외부동산 가격은 모두 1017만달러(110여억원)에 달한다.
형만 못하지만 동생 조 전무도 수백만 달러대 해외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 전무는 지난해 7월 하와이 콘도를 262만3000달러에 매입했다.
의혹의 핵심은 100억원대의 주택 구매자금에 효성 아메리카 등 효성그룹 자금이 사용됐는지 여부다. 효성 측은 부동산 구매 자금을 당사자인 조 사장 등이 저축과 투자, 미국에서의 활동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외부동산 구매에 ㈜효성의 미국 법인인 효성 아메리카가 실질적인 매개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구매를 대리한 사람도 회사 고위 관계자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혹은 새 국면을 맞았다.
◆로우테크가 비자금 출처?
효성 비자금 출처의 비밀은 해외부동산 뿐 아니다. 또 다른 비자금 출처로 방산업체 ㈜로우테크놀로지(이하 로우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로우테크의 실소유주는 조석래 회장의 막내 동서 주관엽 씨다.
로우테크가 의심받고 있는 대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로우테크가 효성의 미국 법인을 통해 장비를 수입, 이 과정에서 효성 쪽과 수상한 돈거래 의혹이 포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로우테크는 육군의 레이저 교전훈련체계 사업인 ‘마일즈’사업 납품과정에서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최근 회사 고위 관계자가 사법처리된 바 있다.
또 다른 의혹은 바로 부실수사 여부다. 이 같은 의혹은 이번 국정감사 때 불거지기 시작했다. 의혹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검찰이 로우테크를 수사하면서 이곳 실소유주인 주 씨가 해외로 달아날 때까지 인터폴 수배조차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 씨는 2007년 경찰청 특수수사과 수사 때 국외로 달아나 지금까지 해외 곳곳을 전전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은 사건을 송치 받아 1년여를 방치하다, 지난 3월 관련 고발장을 접수한 김천지청으로 서류를 넘기며 수사를 사실상 종결했다.
◆분식회계 후 부당 배당?
효성을 둘러싼 의혹은 또 있다. 분식회계를 통해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켜 조석래 회장 등 오너 일가에게 거액을 부당 배당했다는 의혹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분식회계를 인정한 2001년부터 2005년 중 2005년을 제외한 4년 동안 총 380여억원(액면가 기준)을 현금과 주식으로 조석래 회장 일가를 비롯한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조 회장 일가는 당시 배당 때 액면가 기준 13억원(시가 기준 36억3000만원) 규모 주식과 3억2000만원 상당 현금을 받아 챙겼다.
분식회계를 통한 사주일가 배불리기 의혹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식배당은 회사가 이익을 냈을 경우에만 주주들에게 이익의 일부를 되돌려주는 제도다. 그러나 효성은 같은 기간 22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실제 효성은 2006년 증권거래소의 조회공시 요청에 분식회계 사실을 시인, 5년간의 분식내용을 2001회계연도 한 해에 몰아 회계장부를 적자로 정정한 바 있다.
한편, 현행법은 업무상 횡령ㆍ배임 혐의로 액수가 50억원을 넘을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 공소시효를 10년으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