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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뒷말 무성한 ‘잡음의 역사?’

심사위원 고작 10명…오스카상은 8500여명 회원투표

한종환 기자 기자  2009.10.27 09: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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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다음달 6일 열리는 ‘제46회 대종상영화제’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1일 대종상영화제 사무국에서 본선 진출 후보작(자)을 발표하면서 아직 개봉하지도 않은 장나라 주연의 영화 ‘하늘과 바다’가 작품상 등 주요 부분에 후보에 오른 반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해운대’와 200만 관객을 모은 ‘내사랑 내곁에’의 여주인공인 하지원이 후보에서 빠져 ‘왕따설’까지 제기 됐다. 또한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박쥐’ 역시 주요 부분에서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십수년간 이어오고 있는 ‘대종상 잡음’ 그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논란에 대해 대종상 사무국은 “지난해 5월1일부터 지난달(9월) 4일까지 제작 완료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선정했고 ‘하늘과 바다’는 그 자격 요건에 해당된다”며 후보선정에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또 하지원의 후보탈락에 대해선 “한 배우가 출연한 다수의 작품이 출품 될 경우 표가 갈릴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해결될 만큼의 시원한 대답은 아니었다.
지난해까지 45회라는 시간을 거치면서 심사의 공정성에 늘 물음표를 달았던 대종상이기에 문제가 더욱 심각해 보인다.

◆‘애니깽’부터 ‘하늘과 바다’까지

대종상의 공정성이 처음 문제가 된 사건은 1996년 ‘애니깽’ 사태였다. 영화 ‘애니깽’은 제34회 대종상에서 미개봉작으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을 휩쓸어 논란의 시초가 됐고 개봉 또한 수상 1년 6개월 후인 1997년 12월에 개봉했다.

2001년에는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운 곽경택 감독의 ‘친구’가 단 한부문도 수상하지 못한 반면 이성재, 고소영 주연의 ‘하루’가 감독상과 심사위원특별상, 여우주연상 등을 휩쓸어 논란이 돼 영화인회의 상임 집행위원들이 총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게 됐다.

그 후 2년 후인 2003년, 40회 대종상에서는 흥행에 참패했던 '오 해피데이'의 장나라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반면 ‘질투는 나의 힘’에 배종옥을 비롯해 ‘살인의 추억’의 김상경, ‘클래식’의 조승우는 탈락해 논란이 제기됐다.

2004년에는 심사의 공정성을 더하기 위해 100명의 일반 심사위원을 초빙하며 신뢰회복에 안간 힘을 썼지만 뒷말은 더 무성했다.

1000만 관객을 넘어선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는 감독상을 포함해 남우주연상 등 총 9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지만 작품상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한 반면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제57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올드보이’를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해 많은 영화팬들이 의아해 했다.

뿐만 아니라 ‘청춘’, ‘2424’ 등 5편의 영화에 출연한 김래원이 ‘어린신부’로 신인상을 수상한 것도 모자라 배우 경력 15년차의 공형진이 신인상 후보에 오르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졌다. 또한 ‘실미도’의 주인공인 설경구는 남우주연상 후보조차에도 오르지 못한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07년 44회 시상식에서도 이변은 계속됐다. 최고의 흥행작으로 불렸던 ‘타짜’, ‘괴물’, ‘미녀는 괴로워’등 쟁쟁한 후보작들을 제치고 전국 관객 22만 명으로 흥행에 저조했던 ‘가족의 탄생’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것이다. 당시 언론에서는 “대종상 작품상 역사상 최대의 이변”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수상결과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원 주연의  '해운대'와 '내사랑 내곁에' 그리고 장나라의 영화 '하늘과 바다'(좌측부터)>

 
 
◆100 vs 8500 게임

'대종상'은 ‘청룡영화제’, ‘대한민국 영화대상’과 더불어 국내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62년 제1회 시상식을 개최한 이래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제이며 청룡영화제는 신문사가, 대한민국 영화대상은 민간 방송사가 주관하는 것에 반하여 대종상은 3대 영화제 중 유일하게 비영리 단체가 주관하는 영화제다.

그럼에도 역사와 권위에 걸맞지 않게 늘 후보와 수상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대종상의 심사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먼저 심사위원은 각 영화 관련 단체장들로 구성된 대종상집행위원회에서 10명의 심사위원을 선정, 위촉하고 출품가능 작품은 대종상영화제에서 정하는 기간 내에 제작 완료되어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등급을 필한 한국영화로서 상영되었거나 상영 중 혹은 예정인 극영화라 명하고 있다. 

또한 심사는 본심에 추천할 작품과 후보를 선정하는 예비심사와 예심에서 추천된 작품 및 후보 중에서 수상작과 수상자를 선정하는 본선 심사의 양심제로 심사하며 예심은 위원장을 포함한 10인으로 구성된 예선심사위원회가 하며 본심은 본심위원회와 100인 이내의 일반심사위원으로 구성해 심사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전 세계 영화인의 축제로 자리 잡은 미국의 ‘아카데미상’의 경우는 어떨까?
일명 ‘오스카(Oscar)상’이라고도 불리는 ‘아카데미상’은 미국영화업자와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 협회(AMPAS: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에서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올해로 81회째를 맞은 ‘아카데미상’은 1927년 5월4일, 문화 및 교육적 가치를 지닐 수 있는 영화예술과 영화기술의 향상을 위해 순수기구를 창립을 결정하고 1929년 5월16일에 첫 아카데미 수상식이 개최됐다.

처음 12개 부문으로 시작한 아카데미 시상식은 현재 작품·감독·촬영을 비롯해 1939년에는 특수효과상, 48년엔 의상상 56년부터는 외국어영화상 등이 각각 신설되며 현재 총 25개 부문에 걸쳐 시상하고 있다.

장편 영화의 경우 전년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LA 지역의 상업극장에서 유료로 개봉된 영화로 최소7일 이상 상영된 영화만 출품 가능하며 출품작은 약 8500여명의 아카데미 회원들의 두 차례 투표로 결정된다.

회원은 감독, 작가, 배우, 촬영감독, 조명감독 등 100% 전·현직 전문 영화인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문별 후보작(자)을 선정하는데 각 회원들은 자신의 분야에 투표해 후보작들을 결정하고 반면 수상작(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분야와 상관없이 전 부문에 걸쳐 투표해 수상작과 수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때문에 후보에 올랐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어서 수상뿐 아니라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영광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