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안마시술소는 안마만 받는 곳"?

관광공사 자회사, 회사카드로 외국인 상대 성매매 알선 의혹

조윤미 기자 기자  2009.10.23 11:25:0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세븐럭 카지노)의 윤리 경영 문제가 2년째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공기업 산하 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가 한국관광카드를 안마시술소 등 성매매가 이뤄지는 장소에서 사용되고 있어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쟁점이다. 더욱이 직원이 고객과 같이 가서 사용해 주는 경우도 있어, 속칭 ‘업소 접대’를 한다는 의혹도 있다. 하지만 그랜드코리아레저 측은 “안마시술소는 구청이 허가한 건전한 안마 장소가 아니냐”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 그랜드코리아레저가 고객 유치를 위해 룸살롱,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와 안마시술소 등을 이용해 외국인 고객들을 상대로 성매매 알선 등의 행위를 한 것이 적발돼 문제가 제기됐다.

   
                       < 사진 = (주)그랜드코리아레저의 '세븐럭 카지노' 로고 >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은 “해외에서 오는 외국인들이 아무리 마일리지라고 하지만 한국관광카드(KTC)를 발급받아 안마시술소 등에서 사용,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것은 관광진흥을 목적으로 한는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역할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랜드코리아레저 직원들은 안마는 건전하다는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유흥업소 이용하고 있었다”

국회 문방위 소속 민주당 조영택 의원도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한국관광카드가 성매매 우려 장소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사진 = 조영택 의원실은 구분항목 중 '그 외'에 포함된 '안마시술소' 이용금액을 두고 문제를 제시했다 >

그랜드코리아레저는 현재 외국인고객 유치와 홍보를 위해 두 가지 종류의 카드를 통해 고객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KTC 한국관광카드(Korea Travel Card·선불형 전자상품권)를 고객에게 무료발급하거나, 콤프 마케팅카드(Complimentary CARD·포인트 차감방식)를 직원들이 1대 1로 고객과 함께 이동하며 결제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이런 카드들은 예를 들어 세븐럭카지노(그랜드코리아레저)에서 1억원을 이용하면 500만원의 콤프 포인트 및 전자상품권이 지급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고객 사은 차원에서 카드를 만들어 주면서, 룸살롱이나 안마시술소 등 유흥향락 우려가 높은 업종에서도 사용할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직원이 같이 간다. 유흥업소에 접대차원으로 고급 고객을 모시고 가는 한국형 접대 문화의 전형적 방식이 아니냐는 질타가 나올 법 하다.

한국관광공사 이강길 감사실장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같은 문제로 질타를 받은 바 있어 올해 안마시술소, 룸살롱, 노래방 등 출입을 제한하라는 지적에 대해 그랜드코리아레저 정기 감사를 실시했다”며 “감사 결과 여전히 이런 곳에서 카드가 사용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지금도 (관광카드로) 안마시술소, 유흥업소, 룸살롱 집행하고 있는데, 윤리경영 차원에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며 “자회사(그랜드코리아레저)로 지난 9월에 조치(사용제한)를 하도록 총평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회사인 한국관광공사가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의 경영을 세세히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내국인 직원도 안마시술소 들락날락?

국감자료에 따르면 조 의원은 “특히 콤프 마케팅카드는 그랜드코리아레저 직원이 외국인 고객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최근 9월 관광공사 감사 진행과정에서, 그랜드코리아레저 직원이 고객과 함께 콤프 마케팅카드로 함께 안마시술소를 출입한 사실이 2건 적발 되는 등, 직원들이 콤프 마케팅카드를 악용하는 사실도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관광공사 이강길 감사실장은 “정기감사를 실시한 결과, 조 의원이 주장하는 내부 직원 관련설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경영기획팀 정성배 팀장 역시 “직원이 외국인과 안마시술소를 이용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라며 “매년 관광공사 감사를 받고 있는데 이번 감사에서도 그런 건이 적발된 건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조 의원실에선 “오전 통화까지만 해도 관광공사 감사에 직원이 외국인 고객과 함께  안마시술소에서 카드를 사용해 두 건이 적발됐다고 확인했으나 오후가 되니 갑자기 말을 바꿨다”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내며 “현재 감사원에 이 건을 감사 청구할 예정에 있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어 “내부 직원이 (안마시술소에) 같이 가서 사용했든, 가서 결제만 해줬든 둘다 불법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제 1장 2조 2의 (다)는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성매매알선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06년 한진관광 소속 전현직 직원들이 2년간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직원 29명이 불구속 입건된 사건이 있었다. 국내 성매매 특별법은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안마만 받으러 가는데 무슨 문제냐”

   
      <'안마시술소' 간판>
안마업은 지난 2008년 10월30일 안마자격증을 가진 시각장애인만이 안마를 시행할 수 있는 것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난 바 있다. 최근 일부 안마시술소들이 소수의 시각장애인을 기용해 법망을 교묘히 피한 뒤, 성매매를 하고 있어 경찰에 단속된 바 있다.

정 팀장은 외국인의 안마시술소 출입에 대해 “안마시술소는 안마만 받으러 가는 곳인데 무엇이 문제냐”고 주장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송덕종 감사실장 역시 “안마시술소는 불법이 아니라 구청이 허가하나 업소가 아닌가”라며 안마시술소가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것과 불법인 것에 대해선 부인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개선 방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곧 모순된 답변을 덧붙였다.

정 팀장은 “우리(그랜드코리아레저)도 나름대로 개선을 하기 위해 마케팅 부서 쪽에선 ‘안마시술소 등 성매매업소는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이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안마시술소 이용) 숫자는 줄어들고 있으나 전혀 없지는 않은 것이 (관광공사) 감사 결과 나왔다”고 말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측은 처음엔 안마시술소를 두고 불법이 아닌 것으로 주장하다가 개선방향에 대한 질문을 건네자 안마시술소 성매매를 불법으로 인정하며 사용횟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답변을 한 것이다.

지난 21일 권오남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은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실을 찾아 직원들의 오락가락한 답변과는 달리 명확한 대답을 했다.

권 사장은 “안마시술소, 룸싸롱 등 제한업소를 지정해 클린카드 형태와 마찬가지로 일부 사용을 제한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안마시술소의 이용 제한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흥이 아닌 관광 유도하겠다”

지난 21일 국감에서 한선교 의원은 “(카지노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기법이면 훌륭한 한국관광자원과 연계하여 카지노를 하려고 들인 외국인손님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기회로 삼는 기법을 개발해야 되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권 사장은 “그랜드코리아레저은 관광공사산하이므로 공기업으로써 책임을 다해야하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다른 외국인 카지노와 경쟁을 위해 불가피한 마케팅 기법이 부도덕한 측면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져 회사 정관에도 ‘공익목적의 관광진흥사업’을 지원토록 한다는 규정을 찾아볼 수 있다.

이어 권 사장은 “외국인에게 지급되는 KTC카드가 제한업종(유흥업소 및 성매매 업소 등)을 둘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며 “콤프 카드에도 제한업종을 둬 투명하게 하게 할 것이며 콤프를 이용해 의료관광쪽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공기업인 강원랜드 카지노의 경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주변의 숙박업, 일반·휴게음식점(다방제외), 세탁업, 목욕장업, 식품판매업과 연계하여 콤프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유흥주점, 캐릭터샵, 명품관, 약국, 골프샵, 캐디피 등을 제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