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대한간학회(이사장 이영석 가톨릭의대 내과)는 20일 프레스센터에서 제10회 ‘간의 날’을 맞아 기념식 및 토론회를 열고 한국의 간질환 치료 발전상 및 환자를 둘러싼 사회환경을 분석해 발표했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B형 간염의 경우, 90년대에는 치료제의 부작용이 많고 치료효과가 20%로 낮아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별다른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의 일생생활에 제약이 많았고, 간수치가 급격히 올라갈 때에는 휴식 외에는 별다른 치료가 없었다. 그러나 1996년 라미부딘을 시작으로 내성이 적고 치료효과가 높은 약제들이 도입되면서, 만성B형 간염의 치료율이 높아졌고, 사망자의 수 또한 뚜렷하게 감소되었다. C형 간염도 90년대부터 진단은 가능했으나, 치료효과는 약 19% 내외로 낮은 편이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리바비린을 인터페론과 병용 치료하면서 치료율이 38~59%로 높아졌다.
간경변의 경우,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사용으로 B형 간염의 치료율이 높아지면서,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증을 감소시켰다. 간암은, 93~95년 9.9%의 낮은 생존율을 보였으나, 2002년 이후 정부의 5대 암 무료검진 사업 시행 및 치료기술 발전으로 인해 01~05년에는 환자 생존율이 18.8%로 두 배 이상 증가하게 되었다. 간암의 진단방법 역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CT 촬영 기술이 정교해지고, 간세포로만 배출되는 MRI 조영제인 프리모비스트(PRIMOVIST)가 도입되면서, 10년 전에는 진단이 어려웠던 1~2cm 이하의 작은 간암도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치료에 있어서도, 10년 전에는 간동맥화학색전술이 주를 이루었으나, 초음파를 이용한 경피적 에탄올 주입치료(90년대 후반), 고주파를 이용한 고주파열치료술 (2004년), 사이버나이프, 토모테라피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도입돼 왔다. 지난해부터는 경구용 간암 치료제도 새로이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다.
간암치료법으로 간이식 개념이 도입된 점 역시 최근 10년의 뚜렷한 변화의 하나인데, 실제 국내 연간 약 800건의 간이식 중 40%가 간암환자이다. 간이식의 경우에는 2000년도 무렵 생체부분간이식이 가능해져, 뇌사자의 장기가 아닌 가족 내에서의 이식도 가능해짐으로써, 간질환 환자들이 간이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넓어졌다. 최종영 가톨릭의대 교수는 “10년 전에는 단순한 생명연장의 수단으로써 간이식이 사용되었다면, 최근에는 정상인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에까지 그 기술이 발전하여, 말기간질환 및 간암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치료 분야의 발전과 달리, 환자들은 그들이 처해있는 현실에서 여전히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성B형 간염 환자의 경우, 취업과 교육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대한간학회가 일반인 및 간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1][1]에 따르면 일반인들은 B형 간염 환자들에게 있어 취업문제(10%)가 입학(20%), 해외 비자발급(19%) 기숙사 입사제한(19%), 결혼(17%) 등에 비해 차별이 상대적으로 덜 심각할 것이라고 응답했지만, 실제로 환자들은 취업문제에 있어 가장 심각한 차별을 호소해 인식에 있어 차이를 드러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은 2명 중 1명 꼴(46.3%)로 고용거부나 채용탈락 등 고용과 관련된 차별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2][2] 실제로 취업현장에서 만성B형 간염을 앓았거나, 앓고 있다는 이유로 고용거부를 경험한 비율도 2005년도 48.6%에서 37.3%로 약간 감소했으나, 여전히 10명 중 4명 가량은 사회의 편견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3] 이들 가운데 7.1%는 정상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질병을 이유로 해고를 당한 경험이 있었다.
만성B형 간염의 경우, 치료제 투약을 통해 전염이나 발병의 위험성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채용 전 신체검사 및 병으로 인해 채용 불이익을 받거나 해고되는 것은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여전히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다. 예를 들어, 영유아보육시설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근로자를 건강을 이유로 해고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유아보육법에서는 의사의 소견 없이 전염질환 환자로 의심만 되어도 해고가 가능하도록 돼 있어 관련시설 근로자들이 고용에 있어 불이익을 당할 소지가 많다.
2005년 개정된 고용정책기본법은 ‘사업주가 근로자 모집, 채용 시 병력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명백히 규정하고 있으나, 처벌규정이 없고 적발 시에도 권고수준에 머물러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만성B형 간염을 가지고 있는 영유아나 청소년의 경우 유치원이나, 학교 입학 및 기숙사 입소에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보건복지가족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련 정부부처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조용균 성균관대의대 교수는 “지난 10년간 만성B형 간염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 및 불이익은 많이 개선되긴 했으나 법적 제도적으로 실효성을 갖기에는 아직까지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사실”이라며 “환자들이 채용 및 교육 등에 있어서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정부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