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나라 보험설계사 10명 중 6명 이상의 근속연수가 1년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짧은 근속연수가 보험계약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보험료 인상, 해약 및 타 보험설계사의 계약으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등 그만둔 보험설계사의 계약들이 일명 ‘고아계약’이 돼 피해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외형적으로 보이는 영업실적에 급급해 설계사들을 무리하게 모집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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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보험설계사 교육을 받는 모습 - 이들 가운데 10명 중 6명은 1년 내 조기퇴직한다 > | ||
보험설계사 정착률이 생명보험사는 FY2007 41.5%에서 FY2008 37.5%로 -4.0%포인트를 기록했고, 반면 손해보험사는 42.9%에서 44.5%로 1.6%포인트 증가했다. 정착률이 40%라 하면 10명중 4명만 남고 나머지 6명은 그만 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대형 보험 독립대리점(GA) 보험설계사 팀장으로 활동 중인 김모 씨는 “보험설계사 교육을 받는 사람 중 대다수가 평범한 주부였던 아줌마들인데, 갑자기 영업활동을 하는 것에 적응을 못하거나 인맥이 부족한 사람을 포함해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금세 그만둔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보험설계사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지 예상하기보단 무작정 설계사 교육을 받으며 설계사로의 활동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것이다.
◆설계사 조기퇴직, 보험료 인상 이어져
보험사는 설계사를 모집하기 위해 대량모집 및 교육을 실시한 이후, 대량 탈락이라는 악순환을 하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보험설계사들이 입사 후 1년 이내에 조기 퇴사하는 비율이 이미 60%를 넘은 상태다.
이렇게 탈락된 설계사들의 퇴직은 보험계약 해지로 이어지게 되는데 보험사 입장에선 계약 유지가 어렵게 된다. 결국 사업비만 증가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자연스레 보험계약자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
GA 김 팀장은 “탈락 설계사의 보험계약은 일명 고아계약이 돼 다른 보험설계사에게 넘어가도록 돼 있지만 자기가 모집한 건수가 아니니 당연히 계약자에게 친절하긴 힘들 것”이라며 “보통 보험계약자들은 사고를 당해 보험금을 받아야할 때, 자신과 계약한 친분 있는 설계사를 통해 설명을 듣기 마련인데 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도 피해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팀장은 “설계사들도 자기가 직접 체결한 계약에 대해선 계약 이후에도 연체 건, 기념일 등을 수시로 챙기게 되는데 다른 설계사로부터 받은 계약은 그냥 내버려둔다고 해도 맞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만둔 설계사로 인해 보험계약자가 피해를 입는다’는 시각에 동조했다.
◆생계형 보험설계사, 법제 강화로 GA 이동
보험소비자의 계약이 ‘고아계약’이 돼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는 설계사의 조기퇴직 뿐 아니라 설계사의 이동도 큰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GA들의 과도한 수수료 문제는 보험사 소속 보험설계사들의 이동에도 한 몫을 했다, GA설계사 수수료를 보험사 소속 설계사보다 더 높게 책정하게 되자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이 대거 GA로 이동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가 각 보험사 상품을 다양하게 판매하는 유통채널이기 때문에 우월적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해 이를 바탕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바탕으로 GA 설계사들에게 더 높은 수수료를 주니 당연히 설계사들이 보험사에서 GA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판매조직이 열악해 외부판매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보험사에 판매전문회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과도한 요구를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 그린손해보험사가 수수료 지급 방식을 변경하자 대형 GA가 동의할 수 없다며 그린손보 상품을 판매 거부해 해당 보험사가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지난 90년대 초, 미국에서도 GA들의 모집계약 외 수수료 요구와 인수 강요 등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많은 보험사가 파산한 바 있고, 이 문제로 의회 청문회까지 열린 바 있다.
◆설계사 이동, 관리 및 대책은 전무
우리나라 보험설계사수는 대리점 모집사용인을 포함해 약 47만6000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중 생명·손해보험사 소속은 32만2000명, GA를 포함한 보험 대리점에 속한 보험설계사는 15만4000명이다.
최근에는 보험소비자연맹은 보험사의 보험설계사가 GA 등 보험대리점 설계사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부실모집, 금융사고, 승환계약 유도, 리베이트, 스카우트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현재 GA 등이 포함된 보험대리점은 5만8000개가 있다.
보험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탈락 보험설계사 때문에 보험료인상, 해약 및 승환계약이 증가하는 등 보험소비자의 피해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관리의 사각 지대로 대책은 거의 전무한 상태”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보소연은 “심지어 금전사고를 일으킨 설계사도 다른 보험사로 옮겨 쉽게 재입사 활동하는 등 관리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만둔 설계사는 보험 상품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주로 연고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부실모집이 많다”며 피해자는 소비자일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지적했다.
지난 9월 29일 열린 ‘보험산업 심포지엄’에서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성대규 보험과장은 “대형 보험 독립대리점(GA)사가 현재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매집행위를 하고 있다”며 “특별이익제공, 수수료 입찰 행위 등과 관련해 고칠 제도가 있으면 보험업법개정안 외 추가로 고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