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오리온그룹이 흘린 ‘악어의 눈물’

정유진 기자 기자  2009.10.19 16:27:19

기사프린트

[기자수첩]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작품 ‘햄릿’, ‘오셀로’ 등에서 ‘악어의 눈물’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유명한 이 표현은 이집트 나일강에 사는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고 난 뒤, 잡아먹힌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는 고대 서양전설에서 유래했다.

이처럼 악어가 먹이를 잡아먹고 흘리는 눈물을 사람들은 ‘거짓 눈물’에 빗대어 쓰기 시작했고, ‘위선자의 눈물’ 혹은 ‘교활한 위정자(爲政者)의 눈물’ 등을 뜻하는 말로 굳어졌다.

최근 ‘악어의 눈물’을 떠올리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차녀이자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미디어플렉스 사장과 관련한 이야기다.

이 사장은 2007년 7월 온미디어 몇몇 임직원들에게 메가박스 매각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보여 업계에서 화제가 됐었다.

그 자리에서 이 사장은 “온미디어를 매각하는 일은 절대 없을 테니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얘기하며 눈물을 비쳤다고 한다.

당시 온미디어는 오리온의 자회사인 메가박스 지분 53.9% 전량을 1455억원에 호주계 펀드 KMIC에 매각했으며 이어 9월에는 메가박스를 계열회사에서 제외한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흘린 눈물 뒤에는 ‘메가마크’라는 거대한 사업이 있었다. 오리온그룹은 메가박스 매각에 앞서 2006년 자본금 50억원으로 메가마크를 설립했고 이듬해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400억원으로 늘렸다.

업계는 오리온그룹이 메가박스를 없애고 커다란 사업에 더 큰 욕심을 부린 것으로 내다봤다.

온미디어 사건도 그 맥락이 비슷하다. 온미디어의 매각설이 나돌았던 지난 5월, 오리온그룹은 신용위험평가에서 4개 채권단 중 1곳에서 C등급을 받았다. 당시 이 대표의 경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C등급을 받은 업체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되고 인력을 줄이는 대신 채무상환을 유예 받는 워크아웃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대표는 “온미디어를 매각하는 일은 절대 없을 테니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하면서 또다시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온미디어는 이 대표에게 다시 돌아갔다. 이때만큼은 이 대표도 악어의 눈물이 아닌 기쁨의 눈물을 흘렸으리라 생각된다.

이 대표가 흘린 ‘눈물’만큼 오리온도 기사회생을 하고 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1월부터 기존 중국법인과 대등한 규모의 광주법인 생산시작으로 중국법인의 성장 모멘텀이 재부각 돼 (오리온)주가도 횡보 국면을 벗어날 것”이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또한, 온미디어와 롸이즈온 등의 자회사 매각으로 2분기말 4940억원에 이르는 순차입금이 상환돼 재무구조가 개선되며 내년에 용산 본사 부지와 도곡동 부지 개발을 통해 대규모의 개발이익이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정유진 기자 / 프라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