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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상장, 손보사보다 왜 53년 늦었나

초창기 상호회사 운영탓…상장통한 차익 배분문제도 걸림돌

조윤미 기자 기자  2009.10.14 10: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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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8일 동양생명이 생보사 최초로 상장을 했다. 금융감독원 보험업 관계자는 생보사 상장은 ‘글로벌 보험사’로 나갈 수 있는 체력 비축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생보사 상장 필요성인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지만 손보사 상장보다 53년이나 늦어진 배경에 대해 살펴봤다.

   
동양생명보험이 지난 8일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지난 1956년 7월2일 메리츠화재보험이 손해보험사로 첫 상장된 지 53년이나 지나서야 생명보험사 상장 사례가 등장한 것이다.   

생보사 상장의 필요성은 지난 20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시민단체의 반발이 커 줄곧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오랫동안 상장을 준비해온 국내 생보사 ‘빅3’ 중 삼성생명, 대한생명을 비롯해 미래에셋생명 등이 현재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형 생보사가 상장 가능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을 알려진 가운데 향후 터질 문제는 없을지 짚어본다.

◆생보사 상장, 글로벌 금융시대?

지난 9월29일 열린 ‘글로벌 보험산업 심포지엄’에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동양생명의 상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보험산업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금융감독원 강영구 보험업서비스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국내에서도 최초로 생보사 상장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참으로 기대되는 일”이라며 “이제 생보사들도 기업의 지배구조뿐 아니라 자금 및 운영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해 기업의 브랜드 확보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이어 “국내 보험사들이 글로벌 보험산업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동양생명을 시작으로 대형 보험회사 뿐 아니라 중소형 보험회사를 포함해 수년 내 다수간 상장보험회사로 커나갈 수 있는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며 “보험지주사 설립을 통한 금융그룹화 전략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뿐 아니라 강 본부장은 보험산업은 금융시장 붕괴에도 상당규모의 순이익을 시현한 위기 속 금융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은 보험산업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에 노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생보사 상장 왜 늦었나?

보험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생보사가 초기 판매부터 주식회사가 아닌 상호회사 제도로 운영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생보사 상장이 손보사보다 53년이나 늦어진 배경을 설명했다.

상호회사란 생보사의 직간접적인 이익을 직접 보험계약자가 누리는 것으로 주주가 독점 이익을 누릴 수 없다는 점에서 본래 보험제도의 취지에 적합한 형태다. 반면 주식회사는 주식을 소유한 일부 주주가 차익을 나눠 갖게 되는 개념이다.

지난 2007년 1월, 경실련과 경제개혁연대, 참여연대, 보험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는 “보험에 가입했던 불특정 다수 국민들의 어쩔 수 없는 희생이 현 생보사의 성장 동력이었다”고 주장하며 집회를 열었다.

당시 보험계약자들은 보험제도 특성상 해약을 하면 납입한 보험료를 환급받지 못했다. 그 뿐 아니라 보험설계사들의 수당 등을 공정히 지급하지 못했음을 이유로 문제를 제기하며 생보사의 상장 가치는 일부 주주의 몫이 아니라 보험계약자도 나눠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사무국장은 “손보사는 1년형 상품으로 판매돼 상장을 하는 것에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며 “반면 생보사는 유배당 보험을 판매해 회사규모를 키워왔기 때문에 당연히 상장을 통한 차익은 주주들이 나눠 갖는 것이 아니라 보험계약자에게 돌려줘야 원칙에 맞다”고 설명했다.

유배당 보험은 보험계약자에 대해 보험금 이외에 별도의 이익이 발생할 경우 배당을 약속한 보험계약 무배당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통상 10~15% 높은 것을 말한다.

이어 조 사무국장은 “동양생명 상장에는 자본금 부족으로 계약자에게 돌려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삼성·대한·교보 등 대형 생보사들은 자본금에 포함돼있는 계약자의 몫을 반드시 환원해야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형 생보사의 상장 계획에 저지 집회로 응수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대형 생보사, 소비자 배당 문제 해결해야”

생보사 측은 미국의 주식회사 제도로 상장 차익을 주주에게 줘야한다는 입장이고, 보험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 측은 일본의 상호회사 제도로 상장해 차익을 소비자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상반된 의견을 고수해왔다.

   
 < 사진 = 왼쪽부터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생명 본사, 여의도 63빌딩에 위치한 대한생명 본사, 광화문에 위치한 교보생명 본사. 이들 대형 생보사 3개사를 일컫어 '생보사 빅3'라고 칭한다 >

지난 2007년 4월 당시 윤증현 금융위원장이 생보사 상장과 관련한 유가증권시장 규정 개정안을 승인함으로써 18년을 끌어온 생보사 상장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를 두고 당시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삼성생명의 의도대로 상장규정이 바뀐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지적을 윤 위원장에게 한 바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당사(삼성생명)가 나서서 상장을 위해 어떤 주장을 하거나 의도한바 등이 전혀 없다”며 “유배당 상품은 회계결산을 통해 매년 소비자에게 배당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선 답변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 소순영 팀장 역시 “생명보험사는 주식회사가 맞으며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상호회사적 성격은 일치하지 않는다”며 “유배당 상품을 판매한 생보사들은 이미 계약자에 대한 책임을 이미 하고 있다”며 시민단체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생보사 제 1호 동양생명의 상장을 시작으로 대형 생보사가 주식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손보사보다 덩치가 큰 생보사의 상장에 이어 금융그룹화를 위한 보험지주사 설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형 생보사 상장을 두고 시민단체 반발이 예상돼 향후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