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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성공신화 뒤엔 ‘임의반품’

분실·훼손·반품 손해 협력사에 전가제도 경쟁사엔 없어

나원재 기자 기자  2009.10.13 15: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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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국내 유통업계의 ‘성공신화’로 통하는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임의반품’이라는 그릇된 관행을 여전히 자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의반품제란 홈플러스가 제조·판매회사(거래처)로부터 직매입한 물품에 대해 분실, 훼손 등의 손해를 거래처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실물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임의로 결제대금에서 공제 처리하는, 홈플러스에서만 통용되고 있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홈플러스와 거래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울며 겨자 먹기’식의 관행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거래처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반품처리 금지를 고시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무반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거래처의 주장은 그렇지 않다.

   
홈플러스는 단기간 급성장으로 국내 2위의 대형할인점 자리를 꿰차며 업계에선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이 같이 화려한 성장 뒤에는 어두운 면도 있다. 홈플러스가 국내 유통구조에서는 찾기 어려운 ‘거래처에 대한 임의반품제’로 협력사들을 괴롭혀 왔다는 지적이다.

◆경쟁사조차 생소한 임의반품

임의반품은 ‘갑’사가 ‘을’사를 통해 물품을 직매입으로 거래해 판매를 하는 과정에서 ‘갑’사가 자체적으로 발생시킨 물품의 훼손, 도난, 분실 분을 ‘을’사에 반품 처리해 반품된 물품에 대한 금액을 결제대금에서 임의 공제 처리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직매입’ 대목. 직매입은 ‘갑’사가 ‘을’사를 통해 직접 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공정위가 고시하고 있는 △‘을’사의 잘못으로 인한 오손, 훼손, 하자 △납품받은 물품이 주문한 물품과 다를 경우 △‘갑’사가 대규모 손실을 부담하고 ‘을’사의 동의를 받아 반품하는 것 △‘을’사가 직접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반품하는 행위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책임을 ‘갑’사가 부담하게 돼 있다.

때문에 ‘갑’사가 ‘을’사로부터 직매입한 물품에 대해서는 훼손, 도난, 분실 등의 직접적인 책임이 ‘갑’사에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이러한 직매입 과정을 무시하고 훼손, 도난, 분실 등의 직접적인 책임을 제조·판매사인 거래처에 전가하는 임의반품 행위를 여전히 해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홈플러스의 임의반품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품처리는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모든 책임을 리콜 리스트를 통해 결제대금에서 공제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통해 홈플러스와 거래를 유지하고 있는 중대형 거래처는 말 못할 억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경쟁사 관계자는 “임의반품이란 것을 처음 듣는다. 우리의 경우, 보통 상품재고 손실분은 수시로 실시하는 재고조사를 통해 밝혀내고 있으며, 회계팀에서 장부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홈플러스의 임의반품 내용에 대해 다소 의아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2005년부터 임의반품은 관행적으로 있었다”며 “하지만 당시 공정위에서 이에 대한 협약을 진행한 적이 있다”며 “이후 우리는 재고에 대해 자체적으로 ‘무반품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하자 반품 아니면 반품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위 협약 불구 임의반품 여전

하지만 홈플러스의 이러한 주장에도 홈플러스 내 임의반품 제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거래처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LG전자와 토사구팽 논란으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 중인 신우데이타시스템(이하 신우)이 같은 맥락이다.

신우는 지난해 말까지 약 12년 간 LGIBM를 거쳐 LG전자의 제품을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에 입점 계약을 체결하고 전시 상품 투자와 판매 인력을 파견해 영업해온 LG전자 협력업체다.

또 신우는 자회사인 ‘이코리아’를 통해 LG전자에서 생산하지 않아 상품 구성에 필요한 프린터, 복합기 등 주변기기를 한국엡손의 총판으로 등록하고 제품을 공급 받아 8년여를 동일한 환경에서 각각의 법인으로 사업해 왔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경우, 임의반품이 철저히 은폐, 지속되고 있음을 명백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직접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게 신우의 주장이다.

신우의 김종혁 대표는 “국내의 백화점, 할인점을 크게 직매입 제품과 판매분 제품으로 나눠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홈플러스의 경우, 단독으로 공급하겠다는 조건으로 일정 수량을 매입하거나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여 다량의 제품을 일시에 구매하는 조건으로 최근 전체 거래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하지만 홈플러스는 리콜리스트를 통해 확인이 불가능하거나 명백한 도난 제품임이 확인된 제품까지 지급할 물품대에서 임의 공제를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LG전자가 홈플러스 매장 내 분실분을 이유로 현재까지 신우에 대한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지만, 홈플러스가 LG전자로부터 매입한 물품은 직매입이기 때문에 홈플러스의 잘못이지 신우의 잘못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6월 신우, LG전자, 홈플러스 담당자 등이 함께 자리를 가졌지만, 이 과정에서 LG전자는 홈플러스 측에 임의반품 관행 중단 확약서를 홈플러스 측에 요청해 신우는 홈플러스 측의 직매입에 대한 입장을 확인받을 수 없었다.

즉, 신우가 LG전자 제품에 대한 분실, 훼손 제품을 홈플러스 측의 잘못으로 확인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LG전자는 임의반품 관행 중단 확약서를 홈플러스에 요청, 홈플러스는 임의반품 중단 확약을 LG전자에 해준다면 스스로 불법 거래를 인정하는 확인서가 된다는 이유로 직매입에 대한 분실, 훼손 등의 로스분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홈플러스가 아직 임의반품 관행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지난 2005년 공정위 협약 이후 ‘무반품제도’를 실시 중이라는 홈플러스의 주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해석이다.

신우는 이 밖에도 홈플러스가 약정된 판매대금 지급일자와는 전혀 별개로 전산 시스템의 편법 운영을 통해 대금 지급 기일을 고의적으로 늦춰 조정하고 있으며, 지급을 임의대로 보류하는 부당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것도 지적하고 있다.
 
한편, 정부 관계 당국은 현재 이번 사안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