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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인기 비결은

유병철 기자 기자  2009.10.10 12: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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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왜 이 작품이 전세계적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새삼 확인시켜주는 무대다.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지하에 숨어 사는 음악 천재 팬텀, 팬텀 덕분에 무명의 코러스 걸에서 프리마돈나가 된 크리스틴, 크리스틴의 약혼자 라울. 관객들은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사랑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수백 벌에 이르는 화려한 의상, 객석 위로 수직 상승하는 1톤에 가까운 대형 샹들리에, 촛불 사이로 배가 미끄러지듯 흘러가도록 하는 특수 효과, 스펙터클한 가면무도회 등등. 공연 시간 내내 눈과 귀는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이 뮤지컬의 가장 큰 매력은 주옥같은 노래들이다. 특히 첫 곡이자 크리스틴의 단독곡인 '나를 생각해줘요'와 주제곡 '오페라의 유령', '밤의 음악', '오직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것' 그리고 '돌아올 수 없는 곳' 등은 뮤지컬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주연 배우들이 '반드시' 잘 불러야 하는 곡들이다.

특히 '밤의 음악'을 끝으로 팬텀이 수증기처럼 사라질 땐 객석엔 짧은 탄성이 번졌다. 조명은 그가 남긴 가면을 그윽한 눈길로 비췄다. 이 마지막 장면에서 무대의 시작을 떠올린 관객도 있었다.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 역은 여자 뮤지컬 배우들이 선망하는 매력적인 배역이다. 가창력과 연기력의 한계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웬만해선 잘한다는 칭찬을 기대하기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무대에 서기로 결심한 '용감한' 배우의 앞날엔 두 가지 길밖에 없다. 자신의 기량을 최대치까지 뽑아내 정상의 자리에 등극하거나 아니면 관객 앞에 밑천을 드러내고 추락하거나.

2001년 라이선스 초연 당시 7개월 동안 24만 명이라는 국내 단일 공연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한 '오페라의 유령', 당시 '크리스틴'으로 출연한 김소현은 뮤지컬계의 신데렐라로 등극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8년 만에 크리스틴으로 돌아온 김소현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청아하고 맑게 뽑아 올리는 노래로 성악을 전공한 실력을 맘껏 뽐내며 "역시! 김소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뮤지컬 속에서 오페라를 보는 것도 큰 재미이다. '오페라의 유령'에는 '극중극' 형식으로 '한니발', '일 무토', '돈 후앙' 등 3편의 오페라가 등장한다. 물론 이런 오페라는 없다. 모두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들어낸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우리가 잃어버렸던 낭만적 공간을 돌려준다. 사랑과 공포, 빛과 어둠은 한몸이라고 말한다. 일그러진 몸을 마음 안에 가뒀던 팬텀, 그는 가면을 버렸다. 그리고 관객은 몸 안에 숨겼던 마음을 열었다. 2010년 8월 8일까지 샤롯데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