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G그룹, 효성그룹 등 재벌가 결혼 소식이 최근 연이어 소개됐다. ‘대한민국 1%’로 꼽히는 재벌가에선 어떤 방식으로 혼사를 성사시킬까? 부모들은 저마다 자식 결혼 문제로 울고 웃지만, 재벌가 혼사에 얽힌 희비 폭과 파장은 일반인들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 특히 기업인 가문끼리의 결혼은 ‘기업 대 기업의 결합’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사돈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진다. 때문에 자식 결혼은 ‘또 하나의 경영 전략’일 수도 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기업 경영보다 자식 경영이 더 어렵다’는 말이 재벌가에선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특히 자식 시집·장가 잘 보내기는 재벌가 부모들의 최대 과업으로 통한다. 대한민국 상류층의 혼사를 주업으로 삼고 있는 이른바 ‘상류층 결혼전문가’를 통해 재벌가 결혼풍속도에 대해 들어봤다.
뭇 여성들의 로망인 ‘신데렐라’는 현실에서 가능할까? 답은 ‘NO’이다. 상류층 결혼전문가들에 따르면 재벌의 자녀가 일반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이르는 경우는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다. 재벌가 자녀들에게 부모의 말은 곧 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칫 대들기라도 했다가 재산 상속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그들이 부모에 ‘대들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 |
||
| <사진설명=최근 결혼을 발표한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셋째 아들 조현상(38) ㈜효성 전략본부 전무와 비올리스트 김유영(29) 씨.> | ||
마담뚜는 이어 “최근 결혼한 L그룹 재벌3세도 내가 이어준 건 아니지만 강남의 모 결혼업체서 소개시켜 준 걸로 알고 있다”며 “재벌가에서 흔히들 말하는 ‘유학 때 만나 사랑을 싹 틔웠다’는 얘긴 99% ‘거짓’”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그렇다면 최상류층들이 선호하는 배우자의 조건은 뭘까? 흥미로운 사실은 재벌가에서 제일 싫어하는 집안 중 하나가 정치인 집안이라는 것이다. ‘권력은 한순간이고 잘못 엮이면 패가망신하는 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음은 강남의 유명 마담뚜와의 일문일답.
-직접 사돈을 맺어 준 상류층 집안은.
▲2002년 전직 대통령 첫째 손주, 2004년 S그룹 셋째딸, 그리고 2005년 전직 대통령 손녀딸의 결혼을 성사시켰다. 또 같은 해 L그룹과 D그룹이 서로 사돈을 맺게 했다. K그룹 첫째 손자, 전 국회의원 아들과 딸, H그룹 손주도 평생보필을 소개시켜줬다.
-가장 까탈스러웠던 재벌가는.
▲까탈스럽다기 보다 S그룹의 경우 궁합을 보더라. 궁합이 딱 맞아떨어지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 100명의 사주를 넣어봤자 그 중 1명이 나올까 말까다. 그때가 참 어려웠다.
-최상류층이 선호하는 배우자 조건은.
▲정치인 집안은 재벌가와 맺어지길 원하지만 재벌가 쪽은 정치인 가문의 자녀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대개 사업적 동반자가 될 수 있는 가문을 선호한다. 또 의사·변호사·판사·검사·회계사 등 소위 ‘~사’자 전문직 배우자도 그다지 인기가 없다.
-의외다. 그 이유가 뭔가.
▲재벌들은 뛰어난 고문 변호사와 주치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사’자 직업의 사람들이 수입이 높고 명예도 있어 선호하지만 재벌에게는 그저 자신이 부리는 사람 밖에 안 된다.
-사업가 집안 자제 중 어떤 사람을 선호하나.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며느릿감은 사업가 집안 자제 중 이화여대 학부만 졸업한 살림 잘하는 여성이다. 서울대, 연·고대 등 남녀공학 출신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직 조용히 집안 살림만 할 여자를 원한다.
그리고 여성 집안에선 하버드·브라운·예일·컬럼비아 등 최소한 아이비리그 출신의 MBA를 선호한다.
-재벌가 중 콕 찍어 누구는 싫다하는 사람이 있나.
▲그쪽에서도 우리 회사에 누가 가입돼 있는지 모른다. 다만 평판이 안 좋고 매스컴 여기저기에 나온 사람은 싫어한다. 예를 들어 A그룹 총수의 동생은 재계에서도 개망나니로 소문이 파다했다. 어려서부터 마약을 즐기고 여자 탤런트와 문란하게 놀았기 때문이다. 그런 친구들 빼고는 ‘누구는 소개시켜주지 마요’ 이런 건 없다.
-그렇다면 누굴 소개시켜 달라는 경우는 없나.
▲우리 회사 여성회원분 중에 전직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이 있다. 하루는 어머니하고 함께 찾아왔는데 콕 찍어서 S그룹 J부회장을 소개시켜 달라고 하더라. 당시 뭐라 할 말이 없더라. 그래서 물어는 보겠지만 힘들 거 같다고 솔직히 얘기했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소개시켜 달라길래 S그룹 비서실을 통해 사모님과 통화했다. 그랬더니 그쪽에서 하는 말이 “감히 A사에서 딱지 맞고 온 애가 누굴 넘보냐”며 버럭 화를 내시더라. 그때 참 난감했다.
-재벌가 회원 가입시 그룹 비서실에서 찾아오나.
▲아니, 그렇지 않다. 사모님이 직접 찾아온다. 당신의 아들 딸들인데 당연한 거 아니겠느냐. 또 어떤 분의 경우 자기 자식 좀 잘 부탁한다고 가끔 다니러 오는 경우도 있다. 그저께도 A그룹 사모님이 찾아오셨다.
-A그룹 자제는 잘 성사됐나.
▲A그룹과 S그룹을 성사시켜줬는데 아무래도 잘 안 된 거 같다. 여성분이 28살이고 남성분이 32세로 나이로 봤을 땐 딱 인데 몇 번 만나다가 틀어진 거 같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