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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 전성시대

‘천의 매력’ 도시, 줄 잇는 로케…충무로 제치고 영화 1번지 부상

한종환 기자 기자  2009.10.08 11: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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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고마해라 마이 무우따 아이가’ 이 한 줄의 대사로 지난 2001년 800만 관객돌파라는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다시 쓴 영화 ‘친구’를 시작으로 ‘사랑’, ‘태풍’ 등 화제작들을 배출한 부산은 이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영화 도시로 급부상했다.

또한 올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해운대’와 가슴 찡한 모녀간의 정을 그린 ‘애자’ 그리고 부산을 연고지로한 프로야구팀인 롯데 자이언츠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갈매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부산 배경 영화가 줄을 이었다.

이처럼 부산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부산 영화’들이 충무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며 이제 부산은 영화의 배경에만 국한된 장소가 아닌 하나의 ‘캐릭터’가 됐다.

   
 

<2009년 부산 배경 영화로 흥행에 성공한 '해운대', '애자', '나는 갈매기'>

 
 
◆다양한 장르 시도와 성공

지금까지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많았지만 올해만큼 부산을 다룬 영화가 다채로웠던 적은 없었다.

여름 휴가철이면 100만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국내 최고의 휴양지인 부산 해운대에 쓰나미가 온다는 내용의 영화 ‘해운대’는 예상치 못한 재난 속에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우리 주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내영화 사상 다섯 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됐다.

‘해운대’에 이는 ‘애자’도 모녀간의 사랑과 이별을 투박한 부산 사투리로 풀어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애자’의 정기훈 감독은 “서울이 아버지와 같이 든든함을 대표한다면 부산은 푸근한 엄마와 같은 이미지를 준다”며 “부산이 주는 매력을 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인 영화 '부산'>

 
지난 24일에 개봉한 스포츠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갈매기’는 기획 단계부터 충무로에 화제를 뿌렸다. 부산의 상징인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의 선수들과 부산 시민을 주연배우로 내세우며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드물게 한국영화계 3대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에 열을 올렸다.

또한 국민 남동생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승호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부산’은 부산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제목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암에 걸린 아들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부정을 그린 드라마로 연기파 배우 김영호와 고창석이 뜨거운 연기 대결을 펼친다.

또 하나의 하반기 기대작인 김상진 감독의 ‘주유소 습격사건2’ 역시 부산 해운대의 한 주유소를 배경으로 촬영 중이다. 1999년 유지태, 유오성을 일약 스타덤에 올린 ‘주유소 습격사건’의 후속 작으로 원년 멤버인 박영규를 비롯 지현우, 조한선 등 신세대 스타들을 내세워 전편을 능가하는 화끈한 액션과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부산=흥행’ 공식

부산은 바다와 육지, 이방인과 토박이들이 섞여 사는 그리고 억세고 투박한 사투리 속에 느껴지는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임에 분명하다.

수도권 집중화가 심화가 되면서 부산은 비단 부산이란 한 도시에 국한된 지역이 아닌 수도권 이외 지역의 사람들에 공통적인 정서를 대변하고 ‘서울 공화국’에 반항하는 느낌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빌딩과 화려한 조명속의 관광지가 아닌 해운대의 한 허름한 횟집과 보수동 책방골목의 한 귀퉁이, 낡은 고기잡이 배를 배경으로 한 ‘부산영화’는 그 지역의 이야기가 아닌 누구나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보편성을 담아내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영화의 한 ‘소재’와 ‘캐릭터’가 됐기에 충분했다.

부산영상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1924년부터 1989년까지 65년간 부산에서 촬영한 한국영화는 불과 19편이었는데 1990년 이후 점차 늘어나 지난해에만 25편을 촬영해 이런 매력을 스크린에 옮기고자 한 감독들이 늘어났음을 뒷받침해준다.

또한 한 영화 전문잡지가 네티즌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 도시는?’이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60.5%가 ‘부산’이라고 답해 26.4%의 ‘충무로’를 제치고 국내 제1의 영화 도시임을 확실히 했다.

부산 시민들 역시 성격만큼이나 영화에 대해 화끈하다. 다리를 막고 재래시장에 세트를 짓고 수십 명의 스태프들이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여도 민원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서울에서라면 거의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이다.

한 시장 상인은 “우리 고향과 시장을 전국적으로 홍보해 주니 좋다 아입니까”라며 “예쁜 연예인들이 사투리를 잘 쓰니 억수로 이뻐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흥행’ 공식을 만들어 가고 있는 영화의 도시 부산은 오는 8일 ‘제14회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을 기다리며 ‘부산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