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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SC제일은행의 교묘한 낚시질

전남주 기자 기자  2009.10.06 19: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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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C제일은행은 지난해 4월 ‘꿈의 예금통장’이라는 의미를 담아 출시한 ‘두드림(Do Dream)통장’을 ‘두드림 패키지’로 강화시키며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통장과 신용카드, 그리고 급여이체까지 포함한 두드림 패키지는 최고 연6.1% 금리라는 구미 당기는 미끼로 고객들을 영업창구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영업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기자는 지난 달 직접 SC제일은행 영업점 창구를 찾아 두드림통장을 개설해봤다. 대기시간만 40분 넘게 걸릴 정도로 신상품에 대한 열기가 대단했다. 신규 개설 고객 대부분이 두드림통장을 만들 정도였다. SC제일은행에 따르면, 두드림 패키지는 출시 14일 만에 무려 9039명을 가입시켰다.

앞서 출시된 두드림통장은 지난 달 말 기준으로 85만계좌 이상을 유치시켰지만, 두드림 패키지가 등장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매력적으로 보였던 두드림통장의 연이율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했기 때문이다. 당초 두드림통장의 연이율은 5.1%였지만, 시간이 흐른 뒤 연3.6%로 뚝 떨어졌다.

출시 당시 연5.1%를 제공한다며 고객에게 손짓을 했던 SC제일은행은 올해 2월 역마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두드림통장의 금리를 4.1%로 내렸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8월3일부터 또다시 0.5%포인트를 인하, 연3.6%까지 떨어졌다.

고객들이 연3.6%의 ‘작은 미끼’를 외면하자 SC제일은행은 한달여의 장고 끝에 연6.1%짜리 두드림 패키지를 출시한 것이다. 예상대로 두드림 패키지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6일 SC제일은행은 ‘14일 만에 9039명이나 가입했다’고 보도자료까지 내며 자신들의 성과를 자랑했다.

연6.1%의 파격적인 이율을 앞세운 두드림 패키지의 인기는 대단했지만 그 조건을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카드사용액 월200만원 이상 △급여이체 금액 70만원 이상 △30일 동안은 0.1%, 31일부터 3.6%의 금리제공 등의 까다로운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용액을 충족시키기도 쉽지 않지만 3.6%의 통장 금리를 받아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두드림통장의 선입선출방식 이면에는 전국 모든 은행 자동화기기와 인터넷뱅킹 등에서 출금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조건이 붙어있다. 출금수수료가 면제라면 고객들은 이왕이면 면제되는 자동화기기를 이용할 것이다. 여러 개의 통장을 가진 고객이라면 돈을 인출하고자 할 때 두드림통장을 먼저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처럼 ‘수수료 면제’ 혜택으로 인해 두드림통장의 돈이 31일 이상 묵혀지지 않은 채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30일 동안은 0.1%’라는 독소조항(?)에 걸려 ‘3.6% 금리혜택’을 받기란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기자는 SC제일은행이 ‘수수료 면제’의 달콤한 미끼로 고객들에게 ‘낚시질’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실제 낚시에서도 물고기는 시간이 지나면 바늘에 꽂혀있는 미끼를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학습효과 때문이다. 똑똑한 금융소비자들에게 SC제일은행의 조삼모사식 낚시질이 얼마나 통할지 궁금하다.

전남주 기자 /프라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