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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샤 바버, 첫 내한공연

유병철 기자 기자  2009.10.06 1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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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무미건조하고 시니컬하게 내뱉는 듯 허스키한 보이스, 간결하게 진행되는 모던한 연주와 깊이 있는 작품 해석으로 우리 시대 가장 스타일리쉬한 보컬리스트이자 피아니스트로 손꼽히는 파트리샤 바버가 오는 11월 7일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고양문화재단은 지난 5월 엘리아니 엘리아스 내한공연에 이은 2009월드재즈보컬시리즈의 두 번째 공연으로 파트리샤 바버의 첫 내한공연을 마련, 애타게 그녀를 기다려온 국내 재즈 매니아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0여 년 전 미국의 뉴올리언즈에서 시작된 Jazz는 스윙에서 비밥, 쿨재즈와 퓨전재즈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흐름에 따라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며 변화해온 음악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스타일로 변화 발전해온 재즈의 전체적인 흐름과 달리 보컬 파트는 제한적인 조건이 많아 사라 본, 엘라 핏츠제럴드로 일컫을 수 있는 정통적인 스탠더드에 빠져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0년대 이후 서서히 등장한 카산드라 윌슨이나 다이앤 리브스 등 몇몇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기존의 스타일을 답습하면서도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선보여 왔는데 그 중 유독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이가 바로 이번에 내한하는 파트리샤 바버이다.

파트리샤 바버의 음악은 스윙에서 밥으로 넘어오는 폭넓은 경계를 지니고 있다. 현실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가사와 멜로디를 극도로 절제하는 미니멀한 작곡, 시를 읊듯 써 놓은 글을 암울하게 읽어 내려가는 보컬 등은 분명 그녀만이 들려줄 수 있는 특징이다.

1998년 블루노트사는 존재조차도 거의 알려지지 않는 premonition사의 음반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게 되었다고 발표한다. 아쉬울 것 없는 재즈계의 거함 블루노트가 시카고 지역의 마이너 레이블에 지나지 않은 프리모니션과 전격적으로 계약을 맺은 진정한 이유는 바로 파트리샤 바버 라는 걸출한 신인의 존재 때문이었다.

스윙재즈의 빅 스타 글렌 밀러 밴드의 색소포니스트였던 아버지 프로이드 바버의 영향으로 파트리샤 바버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색소폰과 피아노를 접하게 되었다. 대학에서 심리학과 피아노를 전공했던 바버는 80년대 시카고로 돌아와 로컬 밴드를 결성하였고, 골드스타 사다인 바를 중심으로 클럽 공연을 펼치며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한다.

1989년 첫 데뷔작인 'Split'에 이어 'A Distortion Of Love'(1991)을 발표하였으며, 데뷔 때부터 자신의 곡을 앨범에 넣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후 프리모니션과 1994년 'Cafe Blue'를 발표하였고, 98년 발표한 'Modern Cool' 앨범은 이례적으로 Down Beat 지에서 만점을 받으며 그녀의 주가는 천장부지로 솟게 되었다. 바버의 음악적 역량에 주목하였던 블루노트는 프리모니션 레이블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때부터 바버의 음반들은 블루노트의 배급망을 타고 전 세계로 소개되기 시작한다.

직접 작곡한 전혀 다른 느낌의 음악, 노래마다 반복되는 은율되는 은율낭송하는 는 읊조리는 파트리샤 바버의 염세적인 의 은 스탠더드 의 만을 답습해온 기존 여성의 과는 차원탠더닜른 강력한 인상을 선사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기존 장르에 따라 구분 지을 만을없는 그녀의 음악은 Poetic Jazz 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게 한다.

현재 Jazz계의 거함 블루노트에는 바버와 함께 여성 재즈 보컬계를 이끌고 있는 카산드라 윌슨 Cassandra Wilson, 다이앤 리브스 Dianne Reeves 모두 독자적인 색깔로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지만, 그중 바버의 음악세계는 단연 돋보인다. 파트리샤 바버는 재즈를 기반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지만 그녀의 노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재즈 보컬과는 거리가 멀다.

멜로디 라인을 극도로 자제한 미니멀리즘, 새벽녘 도시의 시멘트 벽 사이를 비집고 울려나오는 듯한 싸늘하고 아련한 목소리, 필요한 부분 밖에는 연주하지 않는, 그러나 정곡을 찔러대는 그녀의 피아노 연주도 그녀의 보컬 만큼이나 매력적인 것이다. 매 앨범마다 바버는 싱어송라이터 로써 자신의 음악창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집중한다. 쉽지 않은 창작의 끊임없는 과정에 대해 그녀는 오히려 '시와 음악, 노래를 쓰는 일'에 대한 애정은 자신의 에너지의 근원이라고 이야기한다.

파트리샤 바버의 음악을 감상하는 데 있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파트리샤 바버 쿼텟 닐 앨거(기타), 마이클 아르노플(베이스), 에릭 몬츠카(드럼)의 탄탄한 호흡과 연주력을 결코 간과하면 안될 것이다.

이번 공연에는 바버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며 놀라운 연주력을 선보여 온 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참가할 예정으로, 그녀만의 시적 감성이 넘치는 'Poetic Jazz'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잊지 못할 최고의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