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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손대는 해외사업마다 ‘일장춘몽’?

차이나유니콤 지분 전량 매각…SKT “사업철수 아닌 궤도수정”

이광표 기자 기자  2009.09.29 17: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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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텔레콤의 글로벌 사업이 가시밭길을 계속 걷고 있다. 중국 2대 유무선통신회사 차이나유니콤(China Unicom) 지분 3.8% 전량을 차이나유니콤에 매각하면서 당초 목표로 했던 중국 통신시장 진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
 
29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차이나유니콤 지분을 주당 가격 11.105HKD(홍콩달러)에 총 99.9억HKD, 한화로 약 1조5000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달 초 차이나유니콤 사외이사 및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11월 중순에 매각 절차가 마무리 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야심차게 계획했던 중국내 통신시장 직접진출이 차이나유니콤 지분 매각으로 궤도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SK텔레콤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재무구조 건실화와 신규 사업 재투자를 꾀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야심차게 추진했던 해외사업들이 잇따라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하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실제 지난해 미국 통신시장 진출을 위해 시작했던 힐리오 사업을 접은 데 이어 중국 2대 유무선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해외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험난하기만 한 ‘글로벌 SKT’

SK텔레콤의 해외사업 진출은 내수 시장 포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국내 제1의 이동통신사업자로서 또 다른 시장에서의 수익원을 꾀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지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해에는 가상이동통신사업(MVNO)을 하던 미국 자회사 힐리오가 가입자 20만명선에서 답보상태로 머물며 수익구조 악화가 우려되자 매각을 단행했다. 이에 SK텔레콤의 ‘아메리칸 드림’이 ‘장밋빛 청사진’으로 머물게 됐다는 분석이 계속 제기된 바 있다.

SK텔레콤은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접음으로써 또 다른 수익원 창출에 재투자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이로 인한 유무형 손실은 감수해야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차이나유니콤 매각결정은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의 ‘차이나 드림’은 오래 전부터 진행됐던 프로젝트다. 지난 2000년 초반부터 내수시장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중국 이동통신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며 2006년에는 차이나유니콤에 1조원을 투입, 지분 6.61%를 확보해 2대 주주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당시 차이나유니콤 주식을 기반으로 중국 내 통신사업을 통해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지분도 확보하겠다는 목적으로 이 회사의 주식을 매입했던 것.

실제로 SK텔레콤은 중국 현지에서 한국식 CDMA 서비스를 접목하는 테스트를 꾸준히 벌이며 기대감을 부풀려 왔다. 중국내 통신사업이 안착될 경우 6억명의 잠재고객을 확보하고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SK텔레콤의 ‘차이나 드림’은 지난해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통신시장 재편작업을 단행하며 SK텔레콤의 차이나유니콤 지분이 6.61%에서 3.8%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스페인 다국적 통신사인 텔레포니카가 지분 8.1%를 매집하며 3대 주주로 밀려나며 입지도 좁아지게 된 것.

결국 5% 미만의 지분율로 궁극적 목표였던 경영참여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며 중국 통신시상의 직접 진출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여기에 악재를 거듭하고 있는 해외사업은 베트남으로도 이어져 베트남 내 합작 법인 S폰은 55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도 베트남의 낮은 국민소득 수준으로 인해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이 1만원에도 못 미치며 적자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열쇠 쥔 정만원 사장

반면 SK텔레콤은 이번 차이나유니콤 지분 매각을 두고 중국 통신사업 철수 등의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정만원 사장이 취임 전부터 진행되어오던 SK텔레콤의 글로벌 사업들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귀추가 모아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차이나유니콤의 지분율도 줄어든 상황에서 비효율적으로 지분을 끌어안고 있기보다 컨버전스 사업 등으로의 궤도 수정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시장 및 글로벌 사업 철수로 바라볼 게 아니라 통신환경 변화에 따라 ICT를 기반으로 한 생산성 증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번 매각대금으로 재무구조 건실화를 꾀하는 한편, 현재 진행 중인 중국 컨버전스 분야의 사업을 확대해, 향후 차이나유니콤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해 사업모델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해외사업 전략 수정에 따른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음에도 현재로서는 베트남 한 곳만이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까지는 해외사업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통신업계 전문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이 차이나유니콤을 매각하며 5000억원가량의 차익을 남겨 남는 장사를 한 것이 사실이다”며 “이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 등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도 있겠지만 향후 잇따라 시행착오를 겪은 해외사업이 또 다시 혼선을 반복할 경우 이로 인한 리스크는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올해 초 바통을 이어받은 정만원 사장이 기존에 추진 중이던 SK텔레콤의 해외사업 항로 수정을 어떻게 추진해나가느냐에 따라 향후 글로벌 사업의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