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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 파괴·웹드라마' 공세…MZ 겨냥에 젊어진 증권가

차별화된 유튜브 콘텐츠 경쟁, 보수적 문화에서 '탈바꿈'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3.05.25 19:03:15

NH투자증권 자사 유튜브 채널 '투자로그인'의 '영끌로맨스'. ⓒ NH투자증권

[프라임경제]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증권사들이 젊어지고 있다. MZ세대가 핵심 이용자층으로 급부상하자, 이들은 '튀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젊은 고객' 사로잡기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그간 잠재 고객으로 여겨졌던 MZ세대가 코로나19 발생 후 증권사에 유의미한 존재감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주식시장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보이면서 MZ세대가 주식 투자에 대거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9년 말 결산법인 주식 소유자 중 MZ세대 비중은 전체 23.7%(145만4030명)에서 2020년 말 31.7%(288만3573명)로 8%p 늘었다. 2021년 말에는 35.7%(489만9543명)로 4%p 뛰었다. 지난해 말에는 32.6%(463만6725명)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MZ세대 비중은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MZ세대가 핵심 이용자로 부상하자, 증권사들은 이들 세대를 확보 전략으로 펼치고 있다. 핵심 채널은 유튜브로,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에서 웹드라마 '미래의 회사'를 공개했다. 해당 콘텐츠 누적 조회수는 60만회를 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증권사는 다소 경직된 기업 문화를 가진 곳으로 알려졌지만, MZ세대와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라면 최신 유행어 활용은 물론 문법 파괴에도 거리낌이 없다. 신한투자증권이 운영하는 알파TV의 대표 콘텐츠 '걔꿀알바대작전'이 대표적인 예다.

NH투자증권(005940) 유튜브 채널 '투자로그인'의 '영끌로맨스'는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최고 인기 콘텐츠로 꼽힌다. 영끌로맨스는 연애프로그램에 투자정보를 녹여낸 콘텐츠다. 총 6편으로 제작된 해당 콘텐츠는 이날 기준 누적 조회수 200만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연애도 투자라고 생각하고 시간 낭비, 감정 낭비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삼십대의 연애 경향을 반영한 점이 공감을 이끌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를 비롯해 중소형 증권사도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를 선보여 MZ세대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의 공식 유튜브 채널 '이리온'에는 스타 애널리스트인 염승환 디지털사업부 이사가 눈에 띈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 기존에는 리포트로만 접할 수 있던 애널리스트들이 유튜브에 직접 출연해 크리에이터처럼 자신의 섹터를 현장감 있게 소개하기도 한다. 가령 엔터테인먼트를 담당 중인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참석하는 콘텐츠를 공개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 운영이 MZ세대를 잡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고 관측한다. MZ세대에게 주식 투자는 '계층 간 이동사다리'로 인식되는 현재, 투자 정보를 곁들인 차별화된 콘텐츠가 고객 유입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경제활동의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어 이들의 취향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꾸준히 점검해야 하는 시대"라면서도 "MZ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이 향후 충성 고객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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