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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보험 "보험료 저렴, 보험금은 크게"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이유?

소비자 인식 변화·시대착오적 구조, 40대 사망률로 본 정기보험 가입률

김기영 기자 | kky@newsprime.co.kr | 2021.07.07 15:21:03
[프라임경제] '보험료는 저렴하지만, 보험금은 크다' 사망보험 중 하나인 정기보험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정기보험이 전체 생명보험 가입률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 남짓, 종신보험 14%대비 크게 뒤처지며 금융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배경에는 시대착오적 상품 구조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정기보험은 종신보험대비 최대 60% 이상 저렴한 것은 물론, 질병 및 수술 등 특약도 추가할 수 있어 가성비와 혜택이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대표적인 정기보험으로는 삼성생명 인터넷정기보험 7.0 한화생명 e정기보험 교보생명 교보플러스정기보험 등이 있다

사망보험은 피보험자 사망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대표적인 보험계약이다.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보험금을 100% 지급하는 종신보험과 계약 기간 내 사망만을 보장하는 정기보험으로 나뉜다.

종신보험은 광고나 홈쇼핑에 자주 등장하고 가입률이 높은데 반해, 정기보험은 일반인들에겐 사뭇 생소하고 그 상품을 정확히 알고 있는 이도 많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종신보험과 정기보험 가입률 격차는 정기보험 세부항목이 사회변화에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보험사에서 권장하는 정기보험 적정 가입 시기는 40~50대 사이다. 이들은 안정적인 수입을 바탕으로 보험료를 내는 데 부담이 없을 뿐더러, 보험 만기 시점에 60대를 넘어서게 돼 은퇴시기와 겹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보험사의 이러한 설명과 현업에 종사하는 설계사 의견은 사뭇 다르다. 한 설계사는 "과거와 달리 40~50대 사망률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에 지금의 40~50대는 예기치 못한 사망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지 못한다"며 "정기보험 가입조건이 현실과 너무 동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기준 40대 남성 사망률이 1000명당 8.1명 수준이었지만, 2019년 기준 사망률은 1000명당 2명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정기보험 가입률은 종신보험과 비슷한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40대 남성 사망률이 한국보다 2배 정도 높고, 지난 20년간 사망률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중 하나다. 정기보험의 주요 고객층이 40~50대인 점으로 미뤄, 미국 내 정기보험 가입률이 높은 이유는 조기사망률과 연관지어 해석할 수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조기 사망률 외에도 정기와 종신 보험의 판매수수료 차이가 크기 때문에 설계사 입장에서는 종신보험 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보험의 가치보다 이해관계로 인해 가입률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다양한 저축성 보험상품들이 출시되며 소비자들이 저축성 보험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환급 없는 순수보장성 정기보험이 소비자 입장에선 손해로 비춰질 수 있다"고 첨언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은 저축성 보험보다 보장성 보험에 초첨을 두고 있다"며 "정기보험도 보장성 보험이기에 가입 연령을 확대하고 소비자 니즈에 맞춘 특약을 옵션으로 제공한다면 보험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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