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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혈장치료 효과…"중증 폐렴 환자 2명 모두 완치"

"호흡 돌아오고 바이러스 감소"…방역 당국, 혈장 치료지침 마련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0.04.07 23:24:28
[프라임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악화한 환자가 완치자의 혈장을 주입하는 치료를 받고 회복됐다는 국내 첫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방역 당국은 혈장 치료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준용·김신영 세브란스병원 교수팀은 7일 코로나19 감염으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동반한 중증 폐렴이 생긴 환자 2명에게 혈장치료를 한 결과,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최준용 감염내과 교수 연구진이 진행한 해당 연구 및 치료결과는 이날 발간된 '대한의학회지(JKMS)'에 실렸다.

혈장 치료는 감염병에 걸렸다가 완치된 사람의 몸속에 항체가 형성됐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항체가 포함된 혈장을 추출하고 이를 다른 환자에게 투여해 치료하는 치료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악화한 환자가 완치자의 혈장을 주입하는 치료를 받고 회복됐다는 국내 첫 연구 결과가 왔다. 사진은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 ⓒ 연합뉴스


연구팀은 총 2명의 중증 환자에게 혈장치료를 시행했다. 먼저 열과 기침 증상을 보이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말라리아 치료제와 에이즈 치료제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도착 당시 호흡 속도는 분당 30회 이상(정상 성인 20회 이하)으로 흉부 엑스레이 검사에서도 양쪽 폐 모두 심각한 폐렴 증상을 보였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인공호흡기를 부착했지만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고 염증수치를 나타내는 C-반응성단백(CRP)은 172.6㎎/L(정상 8㎎/L 미만)까지 상승했다.

이에 의료진은 이 환자에게 완치자의 혈장 500㎖를 2회 용량으로 나눠 12시간 간격으로 환자에게 투여하고 스테로이드 치료를 병행했다. 혈장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20대 남성에게서 채취했다.

그 결과 환자는 혈장치료 이틀 후부터 산소 요구량이 감소했으며, C-반응성 단백질(CRP) 수치도 떨어졌다. 이후 환자는 기계호흡을 끊고 자발적인 호흡을 회복했으며 코로나19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두번째 혈장 치료를 받은 B씨는 평소 고혈압 병력이 있는 가운데 고열과 근육통이 있다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진단 3일째부터 호흡 곤란으로 산소요구량이 높아지면서 왼쪽 폐 상태가 나빠져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호흡 속도는 분당 24회, 산소포화도는 산소 투여에도 93%(일반 평균 95% 이상)였으며 면역결핍(림프구감소증)과 함께 CRP도 314㎎/L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의료진은 이 환자에게도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을 12시간 간격으로 두 번에 걸쳐 투여했다. 이 결과 림프구수가 회복되고 바이러스 농도가 감소했다. 

흉부 X-선 검사에서는 폐의 침윤이 몰라보게 좋아졌으며, CRP 역시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이씨는 이후 완치 판정을 받고 3월 말 퇴원했다.

최 교수는 "두 환자 모두 회복기 혈장 투여와 스테로이드 치료 후 염증 수치, 림프구수 등 각종 임상 수치가 좋아졌다"며 "혈장치료가 나름의 부작용들이 있고 대규모 임상시험이 없어 과학적인 증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항바이러스 치료 등이 효과가 없는 중증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 등 치료와 병행하면 나름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전문가 검토를 거쳐 며칠 내로 혈장 치료 지침을 확정하고 완치 환자 혈장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도 가동하기로 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관련 혈장치료 지침은 메르스 때 혈장 지침을 준용해 전문가들의 검토를 받는 최종절차를 밟고 있다"며 "확실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중증환자의 치명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검토 후에 관련 혈장 확보와 투입 관련 체계가 가동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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