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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수천대 팔리던 전기차 "2030년엔 2800만대"…제2 반도체 시장

 

양민호 기자 | ymh@newsprime.co.kr | 2020.02.09 10:35:55
[프라임경제] 10년 전인 2010년 2월9일, 일본 토요타가 프리우스와 렉서스 등 하이브리드 차량 43만대 리콜을 결정하면서 신뢰에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세계 1위 자동차기업 토요타가 초유의 리콜 사태를 겪으면서 글로벌 시장 판도에 영향을 준 사건인데요.

토요다 아키오 사장이 토요타 차량 대규모 리콜 사태 발생 2주일만에 첫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사과했다. ⓒ 연합뉴스


사실 당시 토요타는 미래 시장 향방이 친환경 자동차에 있다고 판단, 자본과 기술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연구·개발에 집중했던 시기였죠. 

하지만 10년 새 세상은 또 많이 바뀌었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하이브리드 최강자' 토요타에게 또 다시 큰 위기가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유럽의 친환경 정책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들은 물론이고 일본이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차량마저 판매금지 대상에 올리려는 움직임이네요. 이른바 '전기차 전성시대'가 코앞에 왔습니다.     

◆"2010년 수천대 판매, 2018년 200만대…2030년엔 2800만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자동차 시장에서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연료 효율성에 따른 소비자 선호도 증가와 환경문제로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전기차 수요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죠. 

블룸버그NEF 보고서 '2019 전기차 전망(Electric Vehicle Outlook)'에 따르면, 2010년 수천대 판매에 불과했던 전기차가 2018년에는 200만대 이상 판매됐죠. 그리고 오는 2025년 1000만대 △2030년 2800만대 △2040년 5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에 2040년 판매되는 승용차 57%, 글로벌 승용차 30%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죠.

다른 조사에서도 연평균 성장률은 2018년부터 2025년 기준 30.3%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완성차 업체들이 공격적 목표를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성장세는 40%에 육박한다고 전해집니다. 어떤 경우라도 시장 성장성에는 의심이 없다는 것이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얼마나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지는 최근 테슬라 주가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CNN 방송인은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주가를 두고 '이 세상 주식이 아니다'라고까지 표현했는데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테슬라 주가는 지난 4일(현지시각) 전 거래일 대비 13.7% 오르고, 그 전날에도 19.89% 뛰었습니다. 5일 코로나 영향으로 중국 현지 공장이 문을 닫음에 따라 17% 이상 급락하긴 했지만, 이전만 해도 저 세상 주식인 것처럼 오른 것이죠. 

연초 대비 상승폭은 112%에 달하고, 지난 금요일 7일 종가 기준 테슬라 시가총액은 1348억3577만달러(한화 약 170조원)에 달했죠. 이는 미국 전통 자동차 업체 GM(480억5000만달러)이나 포드(315억달러)를 합친 금액보다 많은 상황입니다.

물론 테슬라는 미국 IT 버블, 심지어 비트코인에 비견될 만큼 거품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테슬라 주가급등, 비트코인 거품과 견주기도…그럼에도 '전기차' '배터리' 등 무궁한 기회의 영역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과거 '닷컴 버블' 및 '비트코인 거품' 등과 유사한 모습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펀더멘탈과 무관하게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모습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풀이됩니다.

실제 테슬라 주가는 동종업계 자동차업계에 비해 주가순이익비율(PER)이 10배가 넘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테슬라를 단순히 자동차업계로 보느냐, 아니면 IT·교통·인프라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보느냐에 대한 이견도 존재하고 있죠. 

이처럼 치열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관련 업체들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요? 

SNE리서치는 지난해 전 세계(76개국)에 판매된 전기차(BEV, PHEV: 승용차+상용차) 브랜드 순위에서 테슬라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보급형 '모델3'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대비 47.4% 늘어난 36만7953대를 기록한 것이죠. 

해당자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현대차도 최초 '톱 10'에 진입한 6위를 이뤄냈습니다. 전년대비 54.3% 늘어난 6만4126대 판매에 성공한 것입니다. 특히 판매 성장률도 10위권 브랜드 중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입니다. 

여기에 향후 기아차는 순수 전기차 비중을 지난해 1%에서 2025년 12%까지 증가할 예정이며, 현대차도 지난해 9종에 머물렀던 전기차 차종을 2025년엔 23개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한편, 전기차 시대는 국내 2차 전지 기반 배터리 업계들에게도 기회입니다. 이는 유럽 시장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유럽은 오는 2021년까지 연간 개별 기업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강화, 올 1월부터 전기차 시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유럽 전체 공식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판매 1위' 독일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138.4% 급증한 1만6000대이며 △프랑스 160.1% △영국 145.5% 증가했죠. 자동차 판매 대국임에도, 전기차 비중이 미미했던 이탈리아조차 1월 판매가 490.5% 늘어난 3283대로 나타날 정도였죠.

뿐만 아니라 지난 4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2035년부터 휘발유 및 경유차 판매를 금지한다는 정책을 발표, 가능하다면 시기를 더 앞당기겠다는 입장까지 밝히기도 했는데요. 하이브리드 차량도 판매금지 대상이 될 것이라고 하니 친환경차에 대한 국제정세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로 어려웠던 배터리 업계가 악재를 딛고, 실적개선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짐에 따라 국내 전기차, 2차 전지 배터리 업체들에게 한국 '제 2의 반도체'로 성장을 이끌어 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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