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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제도 10년' 올해 IPO 한 축, 톡톡히 할까?

투자 안정성·기업 M&A 시장 참여 가능…다양한 장점에 존재감 부각

염재인 기자 | yji2@newsprime.co.kr | 2020.01.09 18:25:21
[프라임경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제도가 도입된 지 1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신규 상장 기업수가 몇 년째 증가세를 보이면서 IPO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팩이 투자자들에겐 상대적으로 투자 안정성을 보장하고 소액으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참여가 가능한 점, 비상장기업에겐 투자자금 조달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 등 장점을 들어 IPO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인수합병 특성상 성장성이 뚜렷하지 않은 비우량 회사일 경우 투자 손실 위험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스팩 신규 상장 기업수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면서 스팩이 IPO시장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미국·이란 간 군사적 갈등 고조로 인해 하락했던 코스피가 관련 이슈가 완화됨에 따라 전 거래일보다 35.14p(1.63%) 오른 2186.45로 마감하며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한 모습. ⓒ 연합뉴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로 기업인수목적회사라고도 한다. 공모로 액면가에 신주를 발행해 다수 개인 투자자금을 모아 상장한 후 3년 내 비상장 우량 기업을 합병해야 한다. 우회상장과 유사하지만, 스팩은 실제 사업이 없고 상장 만을 위해 존재하는 점이 다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팩 제도 도입 후 10년이 지난 지금, 스팩 신규 상장 기업수가 총 156개까지 확대됐다고 전했다. 

스팩 상장은 지난 2015년 스팩 신규 상장 기업 45개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6년 12개사로 잠시 주춤하다가, 2017년과 2018년 각각 20개사에 이어 지난해 30개사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현재 상장·거래 중인 스팩은 총 57개사다.

특히 스팩 신규 상장 기업수가 2018년대비 50% 증가했던 2019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스팩 성장세를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증시는 코스피 13개사, 코스닥 108개사로 총 121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다. 이는 2018년 총 118개 대비 3개 더 늘어난 수치다. 그 중에 이전상장 및 재상장을 제외한 일반 상장 기업은 코스피 7개, 코스닥 96개였으며, 코스닥에서 스팩 30개사를 뺀 나머지 일반 기업은 66개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18년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 90개 기업 중 스팩 20개을 제외하고, 70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던 것에 비하면 오히려 4개 감소한 수치다. 스팩 상장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팩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은 스팩 주식 매매를 통해 기업 인수에 간접 참여할 수 있고, 피인수기업은 스팩에 인수되는 것만으로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된다. 

신규 상장 스팩(SPAC) 추이. ⓒ 한국거래소·SK증권



스팩 상장의 경우 주가 상승 가능성은 무한한 데 비해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공모가(통상 2000원) 밑으로는 주가가 잘 떨어지지 않는 반면, 우량 비상장사와 합병할 경우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다. 때문에 주식시장이 요동칠 때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스팩의 최종 목적은 기업 인수가 아니라, 투자 차익이기 때문에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특징도 존재한다.

이 밖에도 상장 후 장내에서 스팩 주식을 살 때 청산을 염두에 두고 이자 수익도 노릴 수 있다. 스팩은 상장한 지 3년 이내에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면 해산하게 되는데, 해산 시 주주에게는 원금뿐만 아니라 3년치 이자까지 제공한다. 현재 기준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대부분 스팩이 연 1.5% 수준의 이자를 보장하고 있다. 

다만 성장성이 뚜렷하지 않은 비우량 회사와 합병할 경우는 손실 위험도 존재하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자가 합병 대상의 재무 상태 및 사업 내용 등이 부실하다고 판단되면 합병 전 장내매도나 매수청구 등을 통해 주식을 처분하면 된다. 

이런 이유로 스팩의 성장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년 상장 1호인 하나금융스팩과 올해 상장 2호인 케이비스팩20호도 수요예측 일정이 확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스팩15호는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공모가액은 1주당 2000원, 공모 규모는 90억원이며 주관사는 하나금융투자가 맡았다. 케이비스팩20호는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거친다. 희망공모가액은 1주당 2000원, 공모 규모는 120억원, 주관사는 KB증권이다. 

현재 상장적격성 심사 승인이 완료된 스팩은 신영스팩6호와 에스케이6호기업인수목적 등으로 상장일은 미정이며, 주관사는 각각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이다. 

이처럼 스팩 상장이 연이어 예고되면서 올해도 스팩 상장 기업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나승두 SK 연구원은 "SK바이오팜 등 대어급 기업들 출현이 늘어나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및 핀테크 관련 기업들의 상장 요건 완화로 인해 일반 공모 상장 및 스팩 합병 상장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올해는 총 공모금액이나 신규 상장 기업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증권사 이소중 연구원은 "기업 규모(시가총액)이 크지 않은 기업들에겐 일반 공모를 통한 상장보다 스팩과 합병이 보다 수월할 것"이라며 "스팩 합병은 수요예측을 통한 공모가격 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조달 가능 자금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선호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스팩은 상장 후 3년 내 합병을 목적으로 하며, 합병 불발 시 해산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장 스팩들의 적극적 합병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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