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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공개모집' 내세운 분양대행사 선정…'단지홍보' 차원 무게

가격입찰제 아닌 제안서 위주 분양대행사 선정 작업…경쟁·수의 차이 없어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19.11.11 17:09:55
[프라임경제] 최근 인천지역에서 대규모 단지를 분양할 예정인 A사는 기존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하던 분양대행사를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를 목적으로 '공개모집' 방법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원서를 제출한 업체 중 5개 업체를 추려낸 다음, 현장설명회를 가지고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후 2개 업체를 골라 50:50 컨소시엄 계약 형태로 진행하겠다는 구상인데요.

프리젠테이션에 참여하게 되는 5개 업체에는 1000만원의 리젝션피(탈락보상금)을 주고, 향후 공급예정 단지에서 협력사 자격으로 참여가 가능하다는 조건까지 내걸었습니다.

홍보대행사나 광고대행사와 달리 그 운영방법 등이 잘 알려지지 않은 분양대행업체는 주택청약·토지분양·상가분양·미분양관리 등 다양한 세부분야를 주력으로 정해 활동하는 업체입니다.

주로 시행사가 대행업체를 선정하게 되면 그 하위에 점조직으로 구성된 하위 분양상담업체들이 경쟁을 펼치면서 물량을 매도하는 구조로 돌아가는 생태계죠.

그렇다보니 대행업체들은 평소에 대규모 인원을 채용해 있는 것이 아니라 계약을 통해 현장이 생기면 하위 업체들과 인력을 수급해 통상 200~500여명에 이르는 인원을 동원해 물량을 소진시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각자 세부 분야가 다르고, 해당 세부분야에 특화된 인력을 확보하고 있느냐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규모 단지의 경우 청약과 이후 기본 기간을 맡은 업체가 계약이 끝나면 미분양 전문 대행사가 들어오는 형태로 진행되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업체와 인력들은 각 분야마다 서로 알음알음으로 알고 있고 물량을 떨어내는 방법도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시행사 관계자에게 암암리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구색을 맞추기 위해 서로 '들러리'를 서주고 리젝션피를 받는 관행이 오래전부터 자리 잡은 것이 분양대행업입니다.

때문에 이번에 공개모집에서 리젝션피를 제공하는 것은 분양대행업에서는 크게 눈에 띌 만한 이슈는 아닌 셈입니다.

또, 분양대행업의 특성상 가격입찰과 같은 수치적으로 드러나는 경쟁력이 없고, 제안서를 통해 선정되기 때문에 경쟁 입찰이냐 수의계약이냐는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것이 업계관계자의 귀띔입니다. 

오히려 공개로 경쟁을 붙이고 이면의 협상테이블에서 시행사가 '갑'의 입장이 될 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추측은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기 때문에 공개모집의 이유로 꼽기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업계관계자들은 지속적 노출을 통한 '단지홍보'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해당 단지가 신도시조성급의 대규모 단지이기 때문에 청약기간 안에 물량 전체를 소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향후 미분양 관리 시기까지 지속적으로 대외에 단지명과 사업진행 등을 홍보하고자 하는 일환이라는 것이지요.

업계에서는 공개냐 수의계약이냐의 내용보다, 오히려 50:50 컨소시엄이라는 형태가 보기 드문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두 업체가 같은 물량을 맡으면 새로운 고객 유치보다는 상대 업체의 고객들을 낚아채는 방법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상가와 리조트 등 상업시설 분양과 주택분양으로 담당을 나눌지, 단지별로 물량을 구분해 분양에 돌입할지 등이 관심사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업계관계자는 "분양대행사 선정과 대행사에서 인력을 동원하는 구조는 뻔해서 공개 모집이 큰 의미가 없다"며 "공개모집을 한다면 투명성 확보 보다는 단지분양을 위한 홍보성 차원으로 보는 것이 더 설득력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본격 분양에 돌입하기 전인 해당 단지는 내년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움직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찌 보면 드러난 시장은 아닌 분양대행 시장이 이번 모집으로 정말 변화가 생길지, 아니면 미분양 이후 '떼분양' 관행을 이어갈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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