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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교통 수술②] 관광 효자 넘어 '서울-평양 물류 활성화' 마중물

전임자들 토건개발 만능정책과 수상교통 구분 필요…다양한 정책 활용 가능성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11.05 09:48:50

[프라임경제]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을 교통과 생활의 축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상택시 등 교통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지만 정작 이 같은 아이디어 전환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에서 한강이 갖는 의미와 활용도를 생각하면 오히려 역발상을 해 볼 필요도 제기된다.

한강은 서울의 명실상부한 키워드다. 강을 끼고 있는 세계 주요 도시들과 비교해도 그 위상은 무시하기 어렵다. 주요 도시의 강들이라 해도 규모 면에서 한강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왜소한 경우가 적지 않다. 런던을 가로지르는 템즈강은 평균 강폭이 약 265m이며, 파리의 세느강은 200m 수준이다.

반면 한강은 평균 1km의 넓은 폭을 가진 거대한 강이다. 더욱이 한강엔 여의도·반포·뚝섬·난지한강공원 등 4대 특화공원과 더불어 12곳의 잘 정비된 수변공원이 존재한다. 입지적 매력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정도면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와 비교해야 옳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총 12개의 한강공원을 찾은 일반 이용객 수는 3027만명이나 된다. 잠시 러닝이나 자전거 라이딩 등을 위해 들른 인원까지 합치면 더 많은 이들이 한강을 찾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저 바라보는 대상, 강 위를 즐기고 달리는 문화 아직

문제는 그 이용 방식이 위에서 언급한 세계 각지의 도시들과 비교해 100%라고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원에서 강 풍경을 바라보며 배달음식을 즐기는 방식, 강을 따라 레저 생활을 하는 것이 과연 '주 52시간 근무제'시대에 서울 시민이 강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워라벨'의 최고치일까?

한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시민의 모습. ⓒ 연합뉴스

자전거길과 축구, 야구를 비롯한 구기종목 경기장 등 각종 레저 인프라가 다양하게 갖춰져 있고, 12개 한강공원 모두 지하철역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점은 많은 한강 이용자를 유도하는 요소다. 하지만 강을 바라보는 것이지 강을 직접 즐기는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튜브스터나 수상스키, 웨이크보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곳도 분명 존재한다. 한강에서 즐길 수 있는 수상 레저 스포츠가 있지만 아직은 동호인들의 저변이 널리 확대되고 있다고 하기 어렵다.

유람 내지 관광이라는 측면에서 보아도 한강과 서울은 완전히 화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상생활과 교통운송 면에서는 당연히 겉돈다. 현재 이랜드에서 인수, 운영 중인 유람선이 존재하고, 서울 수상택시가 있다. 하지만 제대로 시장 개척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정된 노선을 오가는 크루즈(유람선)와 노선 활용도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수상택시 등을 병행 활용하는 데 성공, 관광 활성화와 일반교통활용을 모두 충족하는 다른 나라들의 예들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듣는다.

수상교통 활성화 위한 제반 투자 주저하는 서울시?

서울 수상택시는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성 제고에 실패한 상황에 머물러 있다. 출퇴근시 수상택시 요금을 공공성 측면에서 비현실적인 차원에 묶어 놓고는 막상 공공적 지원 투입에는 주저하는 양상이다. 또다른 한강 수상교통 수단이 검토된 과정을 봐도 현재의 서울시가 전체 교통에서 수상교통을 어떤 관점에서 보는지 관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버버스' 아이디어는 200인승급 교통수단(대중교통) 구상이었다. 2017년 6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서울연구원에 타당성 조사용역을 맡겨 검토됐으나 결국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백지화 논리 중 큰 부분이 경제적 타당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성 분석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0.42였다.

B/C가 1을 밑돌면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기초 논리에서는 당연히 보류 결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다른 대중교통수단과의 종합 고려다. 지하철이 잘 깔려 있고 도로가 잘 깔려 있으니 수상교통수단에 다른 지출이나 지원을 할 필요가 뭐냐는 소리는 일단 옳아 보이지만 절반의 진실이라고 할 수 있다.

한강 다리를 통과 중인 지하철과 한강 수상택시가 함께 찍힌 모습. 육상 대중교통에 막대한 투자를 해 서울 시민의 교통 편의 증진을 꾀하고 있으나 수상교통 정책에는 적극적 투자 판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연합뉴스

노인 무임승차보다 직원 인건비 등 방만 운영으로 적자를 기록 중인 지하철, 준공영제이면서도 고배당 등 문제를 일으켜 종종 회자되는 시내버스를 생각하면 수상교통에만 냉철한 수익성 비율을 적용하는 게 어폐가 있다는 것.

지하철 이야기를 좀 더 해보면 B/C 기준이 공정한 잣대로 유일무이하게 고려될 것인지 의문이 커진다. 대중교통 검토는 큰 프로젝트이고 맞물리는 요소가 많다. 결국 다른 요소와 종합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완전한 B/C 판단도 어렵고, 이것만으로 정책 결정을 할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일례로,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서북부 신도시 교통개선대책 중 하나로 거론한 한강선(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문제와 B/C를 보자.

서울시는 5호선을 인천 검단신도시와 김포신도시로 연장하는 방안과 고양시 덕양구로 연장하는 방안을 놓고 사전타당성을 조사했었다. 하지만 어떤 노선도 사업성(비용대비편익, B/C)이 1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사업성이 높았던 ‘김포터미널물류단지~김포신곡~한강시네폴리스~인천검단~김포한강신도시~누산택지 노선’(연장 24.2㎞)도 B/C가 0.81이었다. 특히 이 지표도 서울시가 차량기지와 방화차량기지 이전이라는 큰 요소를 전제로 사전타당성조사를 한 결과라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국민을 위해 고려되는 대형 정책에서 수익성만을 놓고, 다른 요소들의 개입이나 변동(오차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없이 냉정하게 판단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자전거만 답? 평화와 친환경, 박 시장과 수상교통 시너지 가능성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은 이명박 전 시장과 오세훈 전 시장 등의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을 듣는다. 개발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친환경과 역사와 문화를 보전하는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대신 도시재생사업으로 기조가 바뀐 것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차 대신 자전거 등 친환경 수단을 적극적으로 띄우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 7월 박 시장이 중남미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발표한 '사람 중심의 자전거 혁명'을 실현하기 위한 사통팔달 자전거 전용도로 네트워크(CRT) 구축 등을 최근 본격화하고 나섰다. CRT는 간선·지선망을 통해 서울 전역을 단절 없이 연결하는 자전거 전용도로망이다.

예를 들어 보자. 2020년 말까지 청계천로 양방향에 총 11km 길이 자전거 전용도로를 구축하게 되면, 청계천~고산자교~중랑천~한강~강남까지 단절없이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시 외곽에서 도심으로 자전거 출퇴근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 관광객들의 도심 라이딩 코스로도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관광객·쇼핑객의 보행 수요가 많은 이태원 관광특구나 남대문 전통시장 등을 차 없는 지역으로 운영하고, 코엑스 주변 등 강남 지역으로도 이를 확대하는 문제도 함께 검토된다. 잠수교와 광진교 등 한강 다리를 정기적으로 '차 없는 다리'로 운영하는 부수적인 방안도 논의된다.

한강 이남과 이북을 망라해 자전거로 즐길 수 있는 서울, 하지만 이는 꼭 자전거만의 이슈일까? 바꾸어 말하면, 자전거의 힘만으로 차가 덜 다니는 서울을 구축할 수 있을까? 한강 다리를 자전거로 건너기 위해서는 캐노피나 튜브 활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캐노피형은 중앙버스차로 공간 위편이나 측면에 만드는 구조물이며, 튜브형은 한강 다리 또는 서울로 7017 등 기존 시설물의 하부나 측면에 자전거가 다니는 큰 튜브를 장착하는 방식이다.

꼭 불안감이 원인이 아니더라도 전 구간을 모두 자전거로 오가는 대신, 중심부를 자전거로, 그 중간중간(특히 한강 도강 과정)을 다른 연계 수단과 함께 활용해 편의성을 배가시키는 선택지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는 차 없는 지역과 자전거를 타기 좋은 환경 조성이 즐거움의 대상일 수는 있어도, 유일한 선택지여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도 연결된다. 

그렇잖아도 노들섬 활성화에 최근 박 시장이 화룡점정을 찍은 상황과 그 반사효과로 한강 수상택시 매력이 재부각된 점은 일명 '틈새 교통수단'의 역할이 무궁무진하게 넓어질 수 있음을 방증해 시사점이 크다. 현재 한강 일부만 오가는 데 한정된 유람선과 수상택시의 역할을 경인 아라뱃길까지로 넓히는 것도 장기적으로 논의해 볼 문제다. 인천공항에서 리무진버스나 공항철도에만 의존해 서울에 들어오는 대신, 택시 등으로 한강 관광을 즐기며 오가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박 시장이 비무장지대(DMZ)를 접하고 있는 10개 시·군 기초자치단체장과 '평화관광 활성화 상생협력 협약'을 맺은 점이 한강 하구의 평화적 활용 확대와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도 주목 필요가 있다. 

10월 개최된 한 토론회에서 임을츨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가 "서울-평양 간 교류협의사무소를 설치하고, 서울-평양 도시박람회를 공동개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대동강~한강을 연결하는 해운물류-관광 네트워크를 구축도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한 점에 비춰 보면, 수상택시나 리버버스 등 다양한 방식의 물류와 관광 하이브리드 수단 들을 서울 교통 아이디어 재구축에서 부각시키는 것은 통일 연습 측면에서도 유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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