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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LG화학-SK이노 소송전 막을 자는 권영수뿐?

중재 나선 산자부 '미지근 실패'…LG화학 요청으로 양사 CEO 회동 자리에서 배제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19.10.23 16:36:46

[프라임경제] 리튬이온 배터리(2차 전지)를 둘러싼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 간 소송전이 점입가경입니다. 소송비용만 5000억원이 든다는 엄청난 싸움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 배터리 업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양보 없이 치닫는 이 싸움이 종지부를 찍으려면, 누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일까요.     

양사 배터리 분쟁은 LG화학이 올해 4월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습니다.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도 6월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국내서 제기한 뒤 9월 ITC와 연방법원에 LG화학·LG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죠.

이처럼 미래 주요 먹거리인 배터리를 두고 양사 갈등이 지속되자 글로벌 배터리시장 경쟁에서 국내 기업들이 불필요한 소송으로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갈등을 해소시키고자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나섰습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CEO 회담 자리를 마련하는 등 직접 중재에 나섰던 겁니다. 하지만 산업부는 회담자리에 배석하지 못했습니다.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LG화학이 산업부에 회담 참석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LG화학이 CEO 간 회담 내용을 비공개한다는 조건까지 내거는 바람에, 산업부 안팎에선 중재가 지금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LG화학이 애초에 이번 회담을 화해보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달래기 위한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특히 LG화학이 앞서 비밀리에 서울지방경찰청에 SK이노베이션을 고소한 탓에 아무 것도 몰랐던 SK이노베이션은 CEO 회동 직후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당한 부분은 이를 방증하는 셈인데요.

불붙은 소송전에 기름이 계속 들이부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이번 소송전과 관련해 업계는 물론 LG그룹 내에서도 '권영수 LG 부회장'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 점입니다.  

권영수 LG 부회장. ⓒ 연합뉴스

이를 두고 두 가지 설이 돌고 있는데요. 먼저, 권 부회장이 지금은 LG그룹 총수에 버금가는 지위를 갖고 있지만 이번 소송전의 시발점이 되는 지난 2014년 당시 LG화학 대표이사이자 전지사업 본부장으로써 '분리막 관련 특허로 국내외에서 쟁송을 하지 않는다'는 합의에 서명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즉, LG화학이 △대상 특허로 국내외 쟁송하지 않겠다 △10년간 유효하다 등의 합의 내용을 깬 만큼, SK이노베이션은 현재 LG화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신학철 부회장이 아닌, 관련 사안에 정통한 인물인 권 부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라는 것입니다. 

연장선상에서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을 진두지휘 하고 있는 인물이 구광모 LG 회장이 아닌, 소송 관련 전후 상황들과 내막을 모두 알고 있는 권 부회장일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는 권 부회장이 LG화학에서 LG그룹으로 옮긴 시기에 소송전이 준비됐다는 점, 또 대표이사 임기가 통상 3년인 것에 반해 권 부회장은 2년이 채 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 있는데요.

특히 임기와 관련해서는 구광모 회장이 권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함이며, 그로 인해 권 부회장이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으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임기만료를 앞두고 진행되는 정기주주총회(2020년 3월)까지도 SK이노베이션과의 싸움이 장기화 돼 끝나지 않을 경우 싸움을 진두지휘한 인물인 권 부회장의 임기는 자연스럽게 연장될 가능성이 있어서입니다.

이와 관련 LG화학 관계자는 산업부가 CEO 회담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 "비공개 요구에 대해서는 전해들은 바 없지만, 회담에 다른 목적이 있다는 추측은 말이 안 된다"라며 "(산업부와) 함께 대화를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해명했는데요.

그러면서도 "소송은 영업비밀 포함해 지식재산권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한 것인 만큼, 산업부도 양사가 해결할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권 부회장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이번 소송의 주체는 LG화학이고 그룹간의 문제로 비춰지는 것은 소송의 본질을 비켜나는 것이다"라며 "권영수 부회장에 대한 업계소문은 답변을 낼 필요성도 못 느낄 만큼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일갈했습니다.

위 같은 논란들을 차치하더라도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5000억원 규모의 소송비를 들이면서까지 배터리 분쟁을 지속하고 있는 탓에 소송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저하되고 있는 모습인데요. 국내 기업이 미래 에너지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속히 양사가 화해의 물꼬를 트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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