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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임원 인사 날선 대립 '낙하산 VS 확정 無'

노조 "부적격 인사, 자본시장 퇴화 초래"…거래소 '예정대로 진행'

염재인 기자 | yji2@newsprime.co.kr | 2019.10.10 18:52:03
[프라임경제] 한국거래소 임원 인사 문제가 좀처럼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노조는 임명이 유력할 것으로 알려진 조효제·임재준 두 본부장 후보자가 낙하산 인사라면서 철회할 것을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반면 거래소는 예정된 선임 절차를 단행한다는 입장이다.

10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지부는 청화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한국거래소의 '낙하산·부적격 임원 후보자 추천 움직임'에 대해 규탄했다. = 염재인 기자



10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지부는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달 선임할 예정인 조효제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이하 파생본부장)과 임재준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이하 유가본부장) 후보에 대한 추천을 철회하라고 거래소 측에 요구했다.

노조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금융공공기관에 부적격 임원 후보자를 낙하산 인사로 채우려 한다고 규탄했다.

노조는 "거래소 상임이사인 두 시장본부장은 매일 60조가량이 거래·청산되는 증권 및 파생상품 시장 최고 책임자로 적법한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생본부장엔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서 사실상 해임된 조효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유가본부장엔 '친 금융위·반 노동자 행보'를 보여 온 내부인사 임재준 본부장보가 내정됐다"고 비판했다.

또 "사실상 금피아(금융위원회+마피아)의 권력세습과 책임 면탈을 위한 작전이 시작된 것"이라며 "거래소는 단독 추천된 유가본부장과 파생본부장 후보자를 오는 15일 거래소 이사회를 거쳐 31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후보자 선임을 위해 이사회와 주주총회라는 절차를 거침에도 노조가 거래소 후보자 선임을 비판하는 이유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조는 현재 이사장이 단수 추천하면 금융위 및 거래소의 규제 대상인 주주(증권사)로부터 80% 이상 백지위임장을 받아 선임된다고 설명했다. 이사장 추천이 곧 임명이지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커녕 최소한의 추천 절차나 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의미다.

결국 형식적인 이사회 추천과 주주총회만 거치면 임명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게 현재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지금 같은 낙하산 인사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부적격자가 임명되기 쉬운 구조를 만들면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퇴보하고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고도 지적했다.

이동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지부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의 낙하산·부적격 임원 선임' 규탄 기자회견에서 전문성이 중시돼야 할 자본시장에 낙하산 임원 인사가 임명되면서 국내 자본시장 후진성이 악화되는 주요인이 됐다고 비판했다. = 염재인 기자



노조는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선임 과정으로 그간 부적격 임원이 낙하산 인사로 내려왔으며, 형식적 절차를 통해 선임된 시장본부장들이 증권·파생상품시장 거래시간 연장 등 실효성 없는 탁상공론 정책에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공매도, 삼바 사태, 상장폐지 등 투자자 피해를 키워온 원흉이 됐다"고 한탄했다. 

특히 "지난 2년 금융위와 거래소가 주도한 자본시장 정책은 참패했으며, 특히 코스닥 활성화를 외쳤지만 거품이 꺼지면서 고점 대비 시가총액 약 111조원이 날아갔다"며 "이 과정에서 주식·펀드에 투자한 서민과 중산층들의 수십조원은 국내외 투기자본에 약탈당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우리나라 금융 적폐 청산을 통한 지속 가능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낙하산·부적격자 임원후보 추천 철회 △공정하고 투명한 후보 재선정 △금융위의 금융권 임원인사 개입 중단 △청와대의 금융관료 개혁 착수를 주장했다.

노조는 "만일 15일 거래소 이사회에서 낙하산·부적격 임원이 추천된다면 노조 측은 전·현직 금융위원장을 직권남용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정지원 이사장 퇴진 및 낙하산·부적격 임원선임을 저지할 것"이라며 "거래소 임원인사 혁신 관련 국회 입법 추진 등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거래소 측은 노조 측 주장과 관련해 "아직 후보자가 확정된 바 없다"라며 "현재는 확실한 답변을 내놓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한편 거래소는 유가본부장과 파생본부장 후보 추천자를 확정해 오는 15일 거래소 이사회를 거쳐, 31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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