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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철도노조 태업 '열차 101분 지연'…이용객 불편 발동동

일부 열차 평균 1시간 지연…코레일 "열차 지연 환불 수수료 면제, 운행중지열차 전액환불"

김이래 기자 | kir2@newsprime.co.kr | 2019.10.10 18:06:04
[프라임경제] "연휴에 아들네 집에 가는데 한 시간이나 기다렸어요. 언제 출발하는지 지연되고 있다고 방송만 하고, 다른 열차로 바꾸려니 자리도 없고 서서 갈 자신도 없어서 마냥 기다리고 있어요. (방송) 부산행 열차는 약 한시간 지연되… 제시간에 운행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지난9일 철도노조로 부산으로 향하는 오전11시25분열차가 77분 지연돼 많은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 김이래 기자


지난 9일 오전11시25분 영등포역. 한 시간이 훌쩍 지난 12시25분에도 열차가 도착하지 않자 잔뜩 찡그린 최모(50)씨가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철도노조는 11일 파업을 예고하고, 지난 7일부터 열차 출발을 지연시키는 '준법투쟁'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서울역과 용산역, 영등포역 등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일반 열차가 최장 101분 가량 지연되면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9일 영등포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오전 11시25분 무궁화호 열차는 77분이 지난 12시42분에 도착했다. 이후 지연된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이 대거 몰려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긴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분주하다.

철도노조는 총인건비 정상화, 노동시간 단축과 철도안전을 위해 '4조 2교대 근무형태 도입'등 노사전문가협의체 합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9일 수원역. = 김이래 기자


시민들은 철도노조 태업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부터 지연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직장인 김모씨(33)는 "매주 수원역까지 전철보다 빠른 기차를 이용하는데 77분이나 기다릴줄 알았으면 전철 타고 갈걸 그랬어요. 데이트도 늦고 점심도 재대로 못먹고 한없이 기다리기만 했네요"라고 불만을 호소했다.

직장인 최모씨(50)는 "연휴라 모처럼 아들네 집에 점심먹으러 가는데, 뉴스에서는 11일부터라고 하더니 벌써 열차가 지연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많은 이용객들이 불만을 호소하자 역무원은 "지하철로 갈 수 있는 수원역, 온양온천역 등은 기차보다 전철을 이용하는 편이 더 빠를 것"이라며 "무궁화호, 새마을호 등이 전체적으로 1시간 10분에서 20분 이상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직장인 최모씨가 "1시간 이상 지연된 기차표는 환불해 주는거냐"고 묻자 역무원은 "기차표를 (공지) 이전에 미리 끊은거면 지연대상이 되지만, (노조 태업지연 공지를) 사전에 안내 받고 표를 끊었다면 배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같은 경우 기차표 변경하려고 매표소에 가면 줄이 너무 길어 열차안에서 입석으로 끊어서 가도 된다"며 "'열차지연'으로 말하면 정상운임으로 받는다"고 덧붙였다.

코레일은 철도노조의 태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지됨을 알리고 운행중지 열차에 한해 운임비 전액을 환불한다고 안내했다. ⓒ 코레일


코레일은 철도노조 파업이 예고된 11일부터 14일까지 일부 열차의 승차권 발
매를 제한하고, 미리 예매한 고객에게 파업 돌입 시 운행 중지를 문자메시지를 안내한다고 밝혔지만 이용객들의 불편은 더욱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9일 철도노조 태업에 따른 일부열차 운행중지는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무궁화호를 포함해 총 6건이다. 

코레일은 공지사항을 통해 "철도노조의 태업으로 열차의 운행을 부득이하게 중지하게 됐다"며 "다른 열차 및 타 교통수단을 이용해 주기 바라며 운임은 전액 환불해 드리겠습니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shw0****는 "내 돈으로 기차로 오려는데 철도 파업으로 무궁화호 가 지연돼 케이티엑스를 타고 왔다"며 "무궁화호만 지연되는건 서민용만 파업이네. 표를 팔지나 말든가"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또 다른 hbki****는 "파업 여파로 일정이 꼬였네요"고 말했다. 

파업 시 열차 운행 계획. ⓒ 국토교통부


이처럼 파업기간 중 일반 열차이용에 불편이 우려되는 이유로는 새마을·무궁화호 등 필수유지운행율은 평균 60%로, 고속열차인 KTX 필수유지운행율은 72.4%에 비해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파업기간 중 열차 종류별 평시 대비 운행률을 살펴 보면 광역전철은 평시 대비 88.1%이나 14일, 출근 시는 평시와 같은 수준으로 정상운행 하도록 했다.

고속열차인 KTX 운행률은 평시 대비 72.4%로 낮아지나, 파업을 하지 않는 SRT(수서고속철도)를 포함한 전체 운행률은 평시 대비 81.1% 수준이다.
 
한편, 새마을·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는 필수유지운행률인 60% 수준으로 화물열차는 철도공사 내부에서 대체기관사 358명을 투입해 평시 대비 36.8%로 운행한다.

최근 철도노조의 파업이 있었던 2016년과 비교해 볼 때 경강선 등 새로운 노선이 개통돼 기관사의 여유 인력이 감소,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근로시간이 축소되는 등 여건 변화로 인해 열차운행률이 낮으므로, 버스 등 대체교통수단을 활용하여 국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임금협상 결렬로 파업을 하게 되면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되므로 철도공사 노사는 파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여 협상에 임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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