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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태생 다른 금융당국 수장들, DLS 사태 종결할까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9.10.01 15:42:51
[프라임경제] 취임 이후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는 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이 지난 9월19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첫 회동하면서 금융권 관계자들이 놀라움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와 금융감독원(금감원) 두 금융당국 수장간 회동은 2015년 3월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진웅섭 금감원장을 만난 이후 약 4년 만이다. 

그동안 이들 수장들은 주요 이슈 등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으며, 특히 윤석헌 원장이 취임 후 강력히 추진한 '키코 재조사'를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반대하면서 심각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은성수 위원장이 이런 갈등을 해소하고자 금감원을 직접 방문하자, 윤석헌 원장도 미소를 띄며 악수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이 연출됐다. 

다만 일각에선 '구조 및 태생적 문제'와 함께 수장의 철학 차이로 금융당국간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금융위는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동시에 금융산업 발전에 무게를 싣는 정부부처인 반면, 금감원은 금융회사를 감시·감독하는 특수기관이다. '국내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방향성은 같지만, 세부 업무에선 차이가 분명하다. 금감원이 부활시킨 종합검사를 놓고, 금융위가 우려했던 것도 같은 이유다. 

최근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금융상품 역시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금지 여부를 두고 두 수장 모두 '신중해야 한다'라는 의견에는 동의했지만, 미묘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투자자 상품 접근성을 확보하면서 규제할 방법이 있는지, 아니면 아예 판매를 금지시키는 것이 좋을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 - 은성수 금융위원장

"시중은행장들이 금융 소비자들 입장에 서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 윤석헌 금감원장

은성수 위원장은 '금융 시장 전반의 발전을 위해 과도한 규제는 풀어주자'인 반면, 윤석헌 원장은 '금융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어느 정도 규제는 있어야 한다'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런 의견 차이는 두 수장의 걸어온 발자취와도 그대로 연결된다. 

은성수 위원장은 30여년간 관직에만 있었던 정통 금융 관료로, 다소 보수적이고 신중한 시선으로 시장을 분석한다는 평가다. 이와 달리 '학자 출신' 윤석헌 원장은 교수 시절 금융 감독 체계 개편을 촉구할 정도로 급진적이고 직설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은성수 위원장이 평소 소통을 중시하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두 금융당국간 소통이 원활해질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 위원장과 윤 원장 기본적 철학 차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고유 기능 차이로 이견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며 "다만 두 수장이 소통 강화를 언급한 만큼 향후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두 금융당국 수장들이 여전히 해결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DLS 사태'는 두 금융당국이 원활한 소통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차이도 있겠지만, 이번 회동과 같이 지속적인 소통을 통한 의견 조율로 그동안 정체됐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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