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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태동기 '프롭테크산업' 위·불법 그림자 걷어내야

소속직원 내세운 재하청…차명계좌 운용 국세청 조사 '얼룩'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19.08.21 10:29:32
[프라임경제] 최근 급성장 중인 '프롭테크(Prop Tech)산업'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최근 부동산 임대업부터 공유오피스·중개업·투자·통계까지 다방면으로 뻗어나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新)융·복합 산업'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프롭테크 업체들이 모여 여러 단체를 결성하면서 그 역량을 결집하고 상호 작용하는 시도들도 이뤄지고 있는 단계다. 그런데 이 업체들이 '스타트업'과 '견실한 업체'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방황의 외도에 빠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프롭테크 단체들 중 최근 공격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프롭테크포럼은 부동산 중개·임대업으로 유명한 '직방(대표 안성우)'이 의장을 맡은 사단법인 단체다. 여러 프롭테크 업체들과 함께 우미건설과 같은 중견 건설업체들과 디펠로퍼 업체까지 가세해 기세가 등등하다.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전망 밝아 보이는 신사업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는 소식은 한동안 소문으로 치부돼 왔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하는 만큼 대규모 인건비 등의 소요자산이 많이 요구되지 않는데다 빠르게 확산된 스마트폰 환경 속에서 투자유치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산업이기 때문.

그러나 최근 직방의 자회사 로프트피엠씨가 전체 임대운영권을 가진 건물을 운영을 직방 직원(내지 로프트피엠씨 이사)이 대표로 등록된 A업체에 재하청을 준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서 소문이 일부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재하청을 받은 해당 업체는 소속 직원들의 개인 통장을 차명계좌로 활용한 내용이 국세청에 신고 돼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실상 위법내지 불법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직방은 해당 문제가 불거지면서 A업체 대표 J 씨는 직방 내지 직방 자회사에서 퇴사처리 됐다는 입장을 언론사 에너지경제에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J 씨가 한국프롭테크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또다른 업체인 '피데스개발'과도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위의 차명계좌 이용 당시 계좌주 였던 A업체 직원 B 씨는 대표인 J 씨의 지시에 따라, 당시 피데스개발이 시행한 단지의 입주관리를 맡은 자회사 피데스피엠씨로부터 입주관리용역 계약을 채결했다. 그리고 이에 따라 하나자산신탁에서 B 씨의 계좌로 용역비를 입금하면 B 씨는 지시에 따라 전체 금액을 고스란히 대표인 J 씨에게 재 송금했다.

현재 제보와 언론보도, 국세청 조사 등을 통해 밝혀진 해당 문제를 전체 프롭테크업체들의 문제로 확산하는 것은 지나친 침소봉대(針小棒大)일 수 있다. 그러나 대표적인 프롭테크 관련 협회의 의장업체와 매출액 5000억원(2018년 12월 GAAP 연결기준)에 달하는 시행사가 주장대로 한 사람의 '일탈자'에게 휘둘렸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프롭테크산업은 이제 막 태동한 신생 산업이다. 관련한 국민적 관심이 높고 관련 사업과 산업이 많은 부동산에 관련해 최첨단을 달리는 첨병이다. 이런 산업이 몇몇의 불미스러운 일들로 얼룩져 산업태동초기에 부정적 편견을 가지게 만든다면 장차 더 커질 수 있는 산업의 미래에 걸림돌을 남겨두는 꼴이다.

전체 부동산 관련 경제 산업에 비할 때, 프롭테크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미하다. 그러나 최근 어차피 같은 의미인 건설업자 명칭을 건설사업자로 바꾸면서까지 건설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려 한 것은 이전에 만들어진 부정적 사건들이 기여한 바가 크다.

프롭테크산업도 이번 일을 계기로 수익 등 성과내기에 급급해, 차명계좌 사용이나 부정결탁 등의 문제를 끊어내고 새로운 도약의 길로 들어설 필요가 있다. 

중국 선종(禪宗) 3대 조사 승찬(僧璨)대사는 그의 저서 '신심명(信心銘)'에서 "호리지차 천리현격(毫釐之差 千里懸隔)"이라고 말했다. 터럭만큼의 근소한 차이가 천리(千里)만큼의 차이를 만든다는 말이다. 산업의 태동기에 기존 산업의 구습을 답습하기보다 맑고 깨끗한 산업구조를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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