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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은행, 채용비리 '피해자' 탈 벗고 청산할 시기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9.07.09 10:28:46

[프라임경제] 최근 우리금융지주로 전환 등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은행에 있어 가장 큰 상흔이 이광구 전 은행장 '채용 비리 논란'이다. 

얼마 전, 최종 결론이 대법원으로 넘어간 상황에서도 여전히 '피해자' 우리은행이 별 다른 제스처를 취하지 않고 있어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전 행장 등 6명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금융감독원 및 국가정보원과 같은 국가기관이나 거래처 등 인사 청탁자와 은행 내부 친·인척 명부를 만들어 공개채용 서류전형 또는 1차 면접 불합격권 37명을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시켜 '인사 업무 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공채 서류전형 또는 1차 면접 10명 △2016년 19명 △2017년 8명 총 37명을 부당하게 합격시켰으며, 이 중 31명은 최종 합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전 행장은 1심에서 채용비리에 연루된 전·현직 주요 시중은행장 중 처음으로 실형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된 바 있다. 지난 달 열린 2심의 경우 '징역 8개월'로 감형됐으나, 상고장을 제출해 채용비리 논란은 대법원에서 '업무방해죄' 혐의를 두고 치열한 법리다툼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은행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오히려 이광구 전 은행장을 감싸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어 적지 않은 질타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사실 우리은행은 이번 업무방해죄에 있어 형법상 피해자다. 

재판부 역시 "형법상 업무방해죄 피해자는 업무를 방해당한 주체이며, 이 사건에서는 우리은행에 해당한다"며 "정작 법이 정한 피해자 측에서는 별다른 처벌 원한다는 의사표시가 없고, 오히려 은행을 위한 행위였다는 주장도 있다"며 감형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법적 피해자' 우리은행은 어떤 입장일까. 

우리은행 관계자는 "개인 비리 재판인 만큼 별 다른 입장은 없다"라면서도 "다만 이광구 전 은행장이 업계 최초 클린 채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그동안 회사 기여도를 고려해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업무방해죄'에 한정해 법 해석상 피해자일 뿐, 채용 비리에 있어 다른 형태의 '가해자'다. 그럼에도 불구, 실질적 피해자로 착각하고 있어 향후 재판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은행은 '채용 비리 논란' 이후에도 제대로 된 사후 대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형법상 업무방해죄'는 1심과 2심을 통해 유죄 판결을 받지만 대법원 재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광구 전 은행장 '채용 비리'는 이미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은행 측은 "사기업은 채용비리 관련 법령이 없어 별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부정 취업자들에 대한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특별 채용이 아닌 공개채용에서 비리가 이뤄졌음에도, 몇 년간 고생한 취업 준비생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은행'이라는 특유 공공성 등을 감안하면 '직원 채용'의 은행장 권한에도 한계가 있다. 또 불공정성 역시 이미 사회통념상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다. 

우리은행은 최근 임직원 원스트라이크 아웃 및 채용 시스템 구축 등 채용 공정성 시비를 원천 차단하고, 클린 채용 솔선수범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광구 전 은행장 채용비리에 있어선 소극적인 자세에 그치지 않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요소 중 하나가 '과거 청산'이다. 우리은행은 지금이라도 '피해자'의 탈을 벗고, 제대로 된 '채용 비리' 사후대처를 진행할 시기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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