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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넘어진 정상회담 사다리, 결국 실무자들이 일으켜야

3차 북·미 회담 추진, 정상들의 쇼맨십만으로 해결 어렵다는 평범한 진리 중요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06.17 09:27:16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사진은 고층 건물 이사에 사용되는 사다리차가 중심을 잃고 쓰러진 모습입니다.

사다리차는 안정성이 높지 않아 조작에 특히 주의가 요구됩니다. 적재함에 사람이 짐과 함께 올라간 상태로 작동하는 것은 특히 금지되어 있지요.  

사진 속의 사고처럼 큰 폭으로 옆으로 넘어지거나 휘게 되면, 올리던 짐이 쏟아지는 등 추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2017년에는 대구에서 이삿짐 사다리차가 넘어지면서 전선을 끊는 사고가 일어나 1100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기도 했고요.

금년 3월 경북 김천에서 일어난 사다리차의 경우 저 사진처럼 옆으로 쓰러지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반대쪽으로 넘어져서, 다른 동 3세대의 유리창을 깨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지요.

ⓒ 프라임경제

한 마디로 언제, 어디로 넘어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사고뭉치'인 셈입니다. 어쨌든 안 쓸 수는 없으니 조심해서 사용해야 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럼 저렇게 사고가 나는 경우 어떻게 수습을 하는가? 간단히 말씀드리면 다른 사다리를 옆으로 올려서 지탱한 다음, 이동시키는 방법을 씁니다. 지지대를 세우는 셈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지지대를 세운다 해도, 바로 옆에 다른 사다리차를 붙인다고 해서 바로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넘어지는 건 순간이지만, 추가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게 보통 손이 가는 게 아니어서 전부 다 수습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립니다.

이번에 북유럽 순방 중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간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입장을 밝혔는데요. 문 대통령은 "실무협상을 토대로 양 정상 간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져야, 지난번 하노이 2차 정상회담처럼 합의를 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하노이 회담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하는 2차 정상회담은 '결렬'로 세계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측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것 자체를 마다하고 떠나 버려 북측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지요. 나중에 북측은 긴급히 야간 회견을 열기로 결정, 몇 마디 입장을 내놓기도 했으나 구긴 체면을 회복하지는 못했습니다.

긴 기차 여행 끝에 북한으로 돌아간 뒤, 협상단 중 상당수가 숙청당했다는 설이 나오기도 했고 아직 그중 일부 인사는 현직으로 돌아오거나 안전이 확인되지 못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양쪽 입장차가 너무 커서 그렇게 틀어졌다는 게 정설인데요. 북한은 체제 보장을 희망했지만, 미국은 영변 이외의 핵시설을 탐지한 정황을 들이대며 북측이 거짓말을 한다고 공세를 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문 대통령이 실무자들이 미리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이야기한 점은 바로 이런 의견과 입장의 간격이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터져 나와 협상 자체를 망칠 확률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프라임경제

다시 사다리차 사고 이야기를 하자면 옆에 지지대를 새롭게 세우더라도, 결국은 이걸 붙이고 묶는 작업은 사람들이 손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처럼 많은 소방서 직원들이 출동해 휜 사다리를 일단 한쪽에 붙이고, 지지대와 연결하는 기회를 엿보게 됩니다.  

지난 번 하노이 회동(2차 정상회담)이 틀어진 이후 북한은 대단히 수세에 몰렸습니다. 공식 제재는 물론이고, 석탄과 석유 등을 몰래 환적해 북측에 들여가려는 시도들도 각국의 공동 감시로 여러 차례 좌절되기도 해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그럼에도 친서를 보내는 등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 중이고, 미국의 정부 당국도 이런 북측 시도를 완전히 거부, 100% 항복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으려는 서로간의 공감대로 풀이됩니다. 북한이 문제를 일으켜 국제 사회 공동체에 공공의 적으로 부각된 잘못 자체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하노이에서 2차 회담이 결렬 대참사로 끝난 뒤에도, 발사체 도발과 끊임없는 석유 등 환적 시도를 하는 등 호전적 태도를 보인 잘못도 큽니다.

다만 그런 잘못은 차치하고라도, 앞으로 3차 북·미 정상회담은 필요하고, 미국과 많은 나라들이 원하는 일시 해결을 위해서라도 그 과정에서 서로간의 이해의 폭은 최대한 넓힐 디테일한 정지 작업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넘어진 사다리를 일으키고 다음 사다리를 놓는 것은 결국 개미처럼 달라붙은 사람의 노력이듯, 외교상으로도 정상이 서로 만나는 짧은 드라마 막후에 많은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돌다리도 두드리는 절차가 필요한 셈입니다. 

사전에 미국과 북한 관리들이 여러 차례 지루하게 벌일 실무회담, 그리고 청와대와 여당의 입장처럼 우리가 혹시 개입하거나 조율할 수 있는 요소가 정말로 있겠는지 등 부수적 이슈에 시선을 더 쏟아부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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