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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망신" 삼성전자 中 법인, 55일 만 '짝퉁 슈프림' 협업 중단

3일 웨이보에 입장문 "슈프림 이탈리아와의 협업 공식 중단"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9.02.04 13:03:18

[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 중국법인이 결국 '짝퉁 슈프림'과의 협업을 공식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대규모 공식 행사에서 짝퉁 업체와의 협업을 발표해 국제적 망신을 당한지 55일 만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전날 자사 웨이보에 이 같이 공지했다.

삼성전자 중국법인이 3일 올린 입장문. ⓒ 삼성전자 중국법인 웨이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자사 최초로 홀 디스플레이(인피니티-O)를 탑재한 스마트폰 갤럭시A8s를 발표하면서, 슈프림 이탈리아와의 협업을 선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양사는 중국에 직영점을 연 후 패션쇼도 함께 기획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슈프림의 최고경영자(CEO) 2명도 무대에 나와 분위기를 띄웠다.

펑엔 삼성전자 중국법인의 디지털 마케팅 총괄은 "요즘 젊은이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면서 "스타일을 뽐내고 싶어하는 그들에게는 이제 'S'로 시작하는 두 개의 브랜드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슈프림 이탈리아와 협업을 발표한 공개현장. ⓒ 삼성전자

하지만 이 슈프림은 미국이 아닌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짝퉁 브랜드로 밝혀졌다. 무대에 올랐던 중국인 최고경영자들도 가짜였다.

슈프림 이탈리아는 '짝퉁 슈프림'으로 알려진 업체로 미국에서 설립된 '원조 슈프림'과는 다르다. 이 업체는 이탈리아에서 원조 슈프림과의 소송에서 이긴 뒤 이탈리아와 일부 아시아 국가 등지에서 해당 상표권 사용에 대한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프림은 1994년 미국 뉴욕에서 창업한 스트리트로 브랜드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빨간 상자 안에 흰 글씨가 들어간 로고로 유명한데, 쓰레기도 이 로고만 붙이면 팔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양사의 협업이 발표되자 패션업계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삼성전자가 짝퉁 슈프림임을 인지하고도 협업을 추진했다면,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무시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특히 홍콩의 유명 패션잡지 하이프비스트는 원조 슈프림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와 슈프림은 협업하고 있지 않다"며 "이는 위조품 회사의 뻔뻔한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이틀 뒤인 12일 웨이보 계정에 "삼성전자는 중국향 갤럭시A8s를 공개하면서 슈프림 이탈리아와의 협력을 기획했으나,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삼성전자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입장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 중국법인이 이번 협업을 추진하면서 '짝퉁 업체'임을 인지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레오 라우 삼성전자 중국법인 디지털 마케팅 매니저가 자신의 웨이보에 "진짜 슈프림과 협업하지 않았다"며 "삼성전자의 협업 대상은 슈프림 뉴욕이 아니라 슈프림 이탈리아"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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