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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 짓는 '모듈러주택' 비용투명화 '1석2조'

공공임대주택으로 실증화 가속, 초고층화·대량생산 될수록 비용 줄어들어

장귀용 기자 | cgy@newsprime.co.kr | 2018.11.15 08:57:39
[프라임경제] 최근 주택자재와 부품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유닛을 조립하는 '모듈러(조립식)주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모듈러주택은 공기단축과 함께 해체와 재사용이 용이해 차세대에 청년 및 사회초년생과 1·2인 가구의 대표 주거형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주택이다. 

최근 정부출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과 SH공사·포스코A&C가 기술을 개발해 시공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실증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모듈러공법은 주택을 이루는 자재와 부품을 모듈화해서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으로 국내에서는 3가지 공법이 대표적이다. '금강공업'과 '포스코A&C' 그리고 'STACO'가 각각 라멘식(적층)·벽식(적층)·인필(INFILL, 공간 채우기)식으로 모듈러주택을 짓는 공법에 대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06년 국내최초로 모듈러주택을 시공한 금강공업의 라멘식공법은 각 모듈주택의 기둥과 보가 하중을 지탱하는 방식으로, 각 모듈을 쌓는 방식으로 시공된다. 포스코A&C는 모듈주택의 벽체가 하중을 받는 공법이다. 마찬가지로 각 모듈주택을 적층하는 방식으로 시공한다. STACO의 인필식공법은 전체 건물을 지탱하는 구조체에 각 모듈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시공하는 공법이다.

국내에서 시행되는 모듈러공법. ⓒ SH 모듈러주택 R&D 실증단지


각 공법은 각기 기술적인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모듈러주택이 가지는 공통된 분모를 가지고 있다. 우선 'RC(철근콘크리트)공법' 대비, 짧은 공기로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RC대비 50%의 공기를 목표로 프로세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모듈러주택은 대량생산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RC대비 120%의 건축비가 소요된다. 모듈러주택은 말 그대로 모듈을 조립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초고층으로 지을수록, 또 대량으로 생산할수록 생산성이 높아진다. 건기연에 따르면 모듈러주택이 대량 보급될 경우 RC대비 90%까지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공사비 절감이 가능한 이유는 다양하다. 가령 중·고층이나 초고층의 경우 승강기 설치비용이 큰 차이가 없어 층수가 높아질수록 평당 공사비가 절약되는 식이다. 그래서 싱가포르 같은 경우 최근 지어지는 모듈러아파트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왜 초고층모듈러 주택이 다른 나라에 비해 늦어졌을까? 우리나라의 건축물은 고층 건물에 대해서 이미 30층 이상의 초고층 모듈러주택을 공급하고 있는 영국이나 미국에 비해 요구되는 '내화기준(불에 견디는 정도)'이 높다. 

층수 4층·20m이하의 건물의 경우 1시간, 12층·50m이하의 경우 2시간, 그 이상의 건물은 3시간 동안 불이 외부나 상화좌우의 다른 공간으로 번지지 않고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이로 인해서 그동안 모듈러주택의 초고층화가 영국·미국·일본·싱가포르 등 다른 모듈러주택 선진국에 비해 늦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내화성과 기밀성을 확보한 기술개발이 이뤄지며 작년 12월 가양동에 공공임대주택을 준공, 5층 이상의 건물에 대한 기술을 확보하며 진일보한 성과를 이룩했다. 

건기연에 따르면, 현재 15층 이상 건물에 대한 기술개발이 진행돼 2019년 말 예정된 공공주택사업을 통해 실증화를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건기연은 △기술성 실증(12대 기술) △경제성실증(RC대비 건축비절감) △시공성 실증(공기단축)의 3대 실증을 거쳐 기술 확보를 이룰 방침이다. 

모듈러공법으로 시공된 가양동 공공임대주택. ⓒ 연합뉴스



건기연의 기술개발로 내화성이나 기밀성 문제 뿐 아니라 기존에 모듈러주택에서 제기되던 5.5~6.5의 지진에 견디는 내진성·층간소음문제 등도 기존 주택과 큰 차이 없는 기술이 확보되어 앞으로 모듈러주택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모듈러주택은 공장에서 규격화된 자재가 생산되기 때문에 생산단가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13일, SH공사가 공공주택 분양가격을 기존 12개 항목에서 61개 항목으로 세분화해 택지비·공사비·간접비·기타비용 등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공건축물에 대한 투명성 확보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단가가 명확히 떨어지는 모듈러주택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는 최적화된 공법이라고 할 수 있다.

건기연에서 모듈러주택기술 개발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임석호 박사는 "모듈러주택은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사업이다. 앞으로 모듈러주택의 표준화·규격화를 통해 대량 생산을 하게 되면 단가가 더욱 낮아질 것"이라며 "토지가격이 높고 1·2인 가구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우리나라 주택부동산 시장에서 초소형·초고층의 모듈러주택은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key)'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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