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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식용유 가격은 왜 제각각일까?

국민 식용유 카놀라유부터 올리브유까지 먹는 기름 대해부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7.02.14 07:40:52
































[프라임경제] 생활물가의 오름새가 심상찮은 요즘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본능처럼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를 따지면서도 가족 건강이 달린 먹거리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인 탓이다.

그중에서 식용유는 요리에 꼭 필요한 기본재료면서도 종류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막연히 식물성기름, 국산원료가 좋다는 건 알아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몸에 미치는 영향도 가지각색이라는 것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마트에서 흔히 살 수 있는 식용유는 크게 여섯 가지 정도다. 2015년 기준 시장의 40%를 차지한 카놀라유를 필두로 콩기름(대두유)과 옥수수유, 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되는 올리브유, 포도씨유, 해바라기유 등이다.

점유율 1위 브랜드인 CJ제일제당(097950)의 백설 제품을 위시해 값이 저렴한 순서로 나열하니 100ml당 303원인 콩기름이 가장 쌌다. 근소한 차이로 옥수수유(305원)와 해바라기유(440원)가 뒤를 이었고 △카놀라유 △포도씨유 △올리브유 순이었다. 같은 식용유라도 원료에 따라 최대 4배 이상 가격차이가 벌어진 것.

◆식용유, 용도 따라 골라 쓰기

극명한 가격차만큼 효용성도 크게 다를까? 원료와 추출법이 다른 만큼 기름마다 발연점(가열했을 때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과 풍미, 지방산의 비율에도 차이가 생긴다. 가장 정답에 가까운 답은 용도에 맞게 골라 쓰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튀기거나 볶는 요리에는 카놀라유와 포도씨유의 활용도가 높고 샐러드나 무침 등 불을 쓰지 않는 요리에는 올리브유가 어울린다. 한식에 주로 쓰이는 참기름과 들기름도 열에 약하기 때문에 생으로 먹어야 한다.

△튀김 : 카놀라유·해바라기유·포도씨유
요리 내내 고열을 유지하기 때문에 발연점(가열하였을 때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이 낮은 기름을 쓰면 자칫 불이 붙거나 유독물질이 나올 수 있다.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포도씨유 등은 상대적으로 발연점이 높다. 또 해바라기유와 포도씨유는 산화안정성이 높아 비교적 오래 보관할 수 있다. 특히 포도씨유에는 항산화물질인 비타민E가 풍부하다.

△부침 : 콩기름·옥수수유·카놀라유
역시 발연점이 높고 구수하면서 깔끔한 풍미를 더해준다. 콩기름은 불포화지방산 함유율이 58%로 제법 높지만 시판되는 제품의 경우 고온수소처리 등을 거치면서 상당부분 유실된다. 또 기준치 이하로 관리됨에도 발암성 유기용매인 헥세인으로 추출한다는 것이 알려지며 일부 소비자는 거부감을 갖기도 한다. 옥수수유와 해바라기유는 염증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오메가6지방산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샐러드·무침 :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
들기름과 올리브유는 식물성기름 중에서 오메가3지방산 비율이 가장 높다. 오메가3지방산은 알레르기·염증·혈전을 억제하고 동맥경화의 위험을 낮춘다. 올리브유는 가열하지 않은 상태로 먹는 게 가장 좋고 들기름은 볶은 것보다 생들기름에 영양이 더 풍부하다. 참기름은 가열하면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양대 산맥 카놀라유와 올리브유

판매 점유율에서 전통의 콩기름을 2인자로 밀어낸 카놀라유와 건강한 기름의 상징으로 굳은 올리브유는 최근 식용유업계를 대표하는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인기가 좋은 만큼 쓰임새와 이야깃거리도 풍부하다.

유채꽃에서 추출한 채종유인 카놀라유는 포화지방 함량이 극히 낮다. 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위산의 과다 분비와 변비를 막아주는 오메가9지방산이 많아 FDA(미국 식품의약국)는 2006년 카놀라유의 심장병 예방 효과를 공식 인정했다.

건강적인 측면과 높은 가성비 덕분에 카놀라유는 2010년 이후 매년 시장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2012년 30% 정도였던 카놀라유의 점유율은 2013년 35%, 2014년 38%로 늘었고 2015년 41%를 돌파했다. 같은 해 콩기름과 포도씨유 비중은 각각 21%, 14%에 그쳤다.

반면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즉 유전자 변형 농작물이라는 꼬리표로도 유명하다. 유채 기름은 고약한 냄새와 함께 에루스산과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는 심장병과 갑상선비대증을 일으킬 수 있다.

1996년 유전자 변형을 통해 문제의 성분과 악취를 제거한 유채가 대규모로 상업적 재배되면서 식용 카놀라유가 탄생했다. 해당기술 특허는 캐나다 정부가 갖고 있으며 국내 시판되는 카놀라유 원료는 모두 캐나다산이다.

1990년대 GMO의 대규모 상업재배가 시작된 이후 유해성 논란은 '물음표'로만 남곤 했다.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와 함께 국가별로 사실상 정치적, 상업적 이해관계에 따라 처우가 달라지는 탓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4일 새 GMO 표시제도가 도입되면서 완제품에서 유전자변형 DNA(단백질)가 검출될 경우 함량에 상관없이 GMO 표시를 해야 한다.

단 고온처리 과정을 거치는 식용유, 간장, 물엿 등은 처리 과정에서 DNA가 사라지기 때문에 GMO 원료를 사용하더라도 표시의무가 없다. 아직까지 소비자의 거부감이 크지만 관련 표기에 인색한 업계로서는 피해갈 구멍이 생긴 셈이다.

역설적으로 GMO의 80%가 옥수수, 콩이고 나머지 20%는 면화와 카놀라가 차지한다. 모두 식용유의 주원료다.

◆엑스트라 버진? 퓨어?

값은 다소 비싸지만 불포화지방산과 항산화성분이 많은 올리브유는 피부노화 방지와 노폐물 배출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인기가 뜨겁다. 탈모와 골다공증을 예방해주는 리놀레산도 풍부해 약처럼 복용하는 이들도 많다.

올리브유 중에서도 최고등급을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으로 부르는데 시중에 판매되는 엑스트라 버진 오일은 발연점이 낮아 튀김유로는 쓰지 않는다. 튀김유로 쓸 수 있는 올리브 오일을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퓨어(Pure) 오일, 영미권에서는 엑스트라 라이트(Extra Light) 오일로 구분해 부르기도 한다.

한편 올리브유가 서구권의 건강식용유라면 우리에게는 들기름이 있다. 들기름은 불포화지방산 중에서도 오메가3지방산 비율이 60% 이상이다. 단 빛과 열, 금속에 약하고 쉽게 산패되기 때문에 먹을 만큼 조금씩 구입하고 빛이 통하지 않는 서늘한 곳에 둬야 한다. 들기름과 참기름을 8대 2 비율로 섞으면 보관기간을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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