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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고용특집] "장애인 일자리 마련, 생활 속에서 찾으면 쉬워요"

비장애인·장애인 웃으며 일하는 사람중심 회사 '유베이스'

김상준·김경태 기자 | kkt@newsprime.co.kr | 2016.04.25 13:17:40
[프라임경제] 장애인의무고용률 보다 장애인을 10% 이상 더 채용하며 장애인 고용에 힘쓰고 있는 기업이 있다. 유베이스(대표 허대건)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일 '제36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자체뿐만 아니라 각 기업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특히 계속되는 취업난으로 인해 비장애인도 취업이 어려운 지금,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구직행사도 이어지며 장애인 구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장애인고용공단의 '2015년 4/4분기 장애인 구인·구직 및 취업 동향'에 따르면 장애인 구직자 수는 1만923명으로 전년대비 17.5% 증가한 반면 취업자 수는 5962명으로 19.1% 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상시 50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는 상시근로자의 2.7% 이상, 공기업·준정부기관 등은 상시고용 근로자의 3%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615곳이 장애인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 또 장애인을 아예 고용하지 않은 기업도 45곳이나 됐다. 
 
◆'U-Cafe' 수익금 전액 사회기부금으로 활용
 
"생활속에서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찾다 보니 장애인들에게 어떤 업무가 적합한지 찾게 됐습니다."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유베이스 본사 건물내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여느 커피전문 카페처럼 주문 목소리가 들리지는 않지만 바쁘게 음료를 만드는 바리스타들을 볼 수 있다. 

소리 없이 주문이 이어지는 이유는 바리스타들이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주문이 이뤄질까. 바로 옆 쿠폰자판기에서 자신이 원하는 음료를 출력해 제출하면 바리스타가 주문서를 보고 익숙한 솜씨로 기계를 작동해 음료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제공한다.

고객관리 서비스 아웃소싱에 있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온 유베이스는 지난 2008년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유베이스 유니티'를 설립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고 있다. 

'U-Cafe' 쿠폰자판기 이용 모습. = 김상준 기자


특히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도입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는 청각장애인 바리스타를 교육하는 곳이 공단을 비롯한 복지관 등 여러 곳이 있지만, 과거 2009년 당시에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하는 곳을 찾기는 힘들었다. 

이에 유베이스는 청각장애인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교육 이수 후 '유베이스카페(U-Cafe)'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의 복지혜택을 증가하기 위해 지난 2011년 '구두수선', 2013년 '택배시설' 분야에 장애인을 채용해 현재 근무자와 이용자 모두 만족하는 시설로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헬스키퍼 △매점 △우편관리 △주차관리 등 장애인 고용 활성화 및 확장 그리고 사내 임직원 복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장애인을 채용하고 있다. 

송준수 경영지원실 상무는 "상담업무를 할 수 없는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가 무엇인지 고민하다 보니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며 "유베이스의 장애인들은 허드렛일이 아닌 자신이 할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U-Cafe'는 장애인들에게 안정된 일자리 제공과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목적으로 만들어 졌다. 지난 2009년 첫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총 10개의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U-Cafe'는 22명의 청각장애인 바리스타가 근무하고 운영하고 있다. 

송 상무는 "청각장애인이 근무하고 있지만 오랜 시간동안 함께 일해왔기 때문에 간단한 몸짓만으로도 직원들과 의사소통이 원활이 이뤄지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쿠폰발급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신입들도 의사소통 걱정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Cafe'에서는 커피뿐만 아니라 겨울철 '붕어빵', 여름철 '스무디' 같은 다양한 식음료를 제공해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또 'U-Cafe'에서 발생되는 수익금은 모두 '불우이웃 성금 모금' 형태로 날마다 게시, 사회 기부금으로 사용된다. 

송 상무는 "'U-Cafe'는 최초 오픈 시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지만 현재는 최소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본사 건물에는 유베이스만 있는 것이 아닌 여러 상가도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상생을 위해 최소한의 비용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 구두닦이부터 구두수선 서비스까지 제공

지난 2011년 부천1센터에 만들어진 구두수선실은 임·직원들이 만족도가 매우 높다. 바로 단순히 구두닦음뿐만 아니라 구두에 대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병훈 교육·컨설팅사업부문 본부장은 "회사 근처에 구두수선점이 없고, 출근할 때 구두굽이 고장나거나 급하게 구두수선이 필요한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중요한 고객미팅에 나갈 때도 구두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어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구두수선실은 바리스타와 동일하게 청각장애인 구두수선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단순한 구두닦음 업무뿐만 아니라 구두수선과 구두굽교체 등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두수선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U-Cafe의 쿠폰발급기를 통해 구두수선 쿠폰을 구매해 사용하면 된다. 

또 구두수선이 완료되면 별도 신발보관함에 구두를 보관해 구두수선사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쉽게 자신의 구두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유베이스는 지난 2008년 장애인 표준사업장 '유베이스 유니티'를 설립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고 있다. = 김상준 기자


박재호 구두수선원은 "장애인들은 공장에서 단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청각장애인은 소리를 듣지 못해 다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며 "하지만 유베이스는 장애인을 위한 복지 혜택도 좋고 장애인을 위한 혜택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 줘 일하는 환경이 좋다"고 말했다. 

장애인 고용을 활성화 시키고 업무적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유베이스는 지난 2013년부터 '택배보관실'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1만600석 규모의 컨택센터(콜센터)와 19개의 필드 서비스센터를 보유·운영하고 있는 유베이스는 업무 특성상 전화 상담이 많은 곳이다. 

이런 이유로 업무도중 택배기사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받기가 쉽지 않고, 택배 수령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또한 택배 기사 역시 통화연결이 되지 않으면 문자를 보내고 기다려야 하는 불편과 고충이 있었다. 

하지만 총 9개의 택배보관실을 운영한 이후부터는 이런 문제가 해소됐다. 각 택배보관실은 2인1조의 형태로 택배전담 인원이 배치돼 각 택배사별로 품목을 분류한다. 

또 물품 수령시 수령인 서명을 받고, 일자별 미수령 품목을 체크해 '미수령 1일' '미수령 2일' 등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간혹 발생할 수 있는 분실이나 파손문제에 대해서는 회사가 전액 보상을 책임지고 있어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허대건 대표는 "모든 임직원들이 웃으며 일할 수 있는 사람중심의 회사를 만들기 위해 '좋은사람 좋은회사'를 기업철학으로 수립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남녀노소를 불문한 직원의 채용과 커리어 개발을 진행해왔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직원이 함께 호흡하는 기업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베이스는 직원들의 근무환경뿐만 아니라 더 많은 장애인들이 근무할 수 있도록 U-Cafe, 구두수선, 택배보관실뿐만 아니라 세탁소, 차량경정비 분야를 신설해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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