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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국감]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 사망…사고사 가능성 제기

부검감정서 두피하 출혈 소견·작업 공간 특수성 연결된 '안과' 기록 누락

이보배 기자 | lbb@newsprime.co.kr | 2014.10.17 16:07:12

[프라임경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7일 울산경찰청 국감에서 지난 4월26일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에서 사망한 사내하청 노동자의 사망 원인과 관련,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새로운 사실들을 밝히며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고 당시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는 선행 도장부 내에서 작업 중 에어 공급용 호스에 목이 감긴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울산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정신과 치료 전력, 가정불화,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한 자살로 결론지은 바 있다. 
 
그러나 진 의원은 이 사건은 사건 초기부터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심폐 소생술 등 음급조치가 이뤄지는 동안 경찰은 자살인지, 사고사인지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도 하기 전에 언론사 기자들에게 '스스로 목을 매 숨진 것'이라고 정보를 흘렸고,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처음부터 '자살 사망'으로 단정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진 의원은 이번 사망 사건에 대해 부검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사망자 머리에 투피하 출혈 소견이 있었으며 이는 작업 당시 들고 있던 샌딩기 노즐부위 쇠뭉치의 크기와 거의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 당일 아침 사망자가 "샌딩기 리모컨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말했고 "스위치를 통째로 바꾸라"는 제안에 "한 번 더 해보겠다"고 말하고 작업을 계속 한 점 등으로 미뤄 봤을 때 샌딩기 리모컨 오작동에 따른 사고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샌딩기 호스에서 나오는 압력의 힘이 커 보통의 힘으로는 10초를 들고 서있기도 힘든 상황에서 리모컨이 오작동될 경우 샌딩호스가 마음대로 움직이면서 다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진 의원은 "지난 5월12일 유족들과의 2차 재검증 과정에서 발견된 사망자의 송기 마스크에어와 렌턴 스위치 연결선이 훼손당한 결함을 발견했다"며 "이 또한 샌딩기 리모컨 오작동으로 발생될 수있는 사고로, 사망자가 송기 마스크를 벗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하다 사고와 연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에 따르면 이번 수사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사고 가능성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살 요인들의 단서들만 채택됐다는 데 있다.
 
특히, 경찰은 자살 요인 중 정신과 치료 기록이 8년간 다섯 번 있었다고 제시했지만, 어두운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사망자의 시력이 안 좋은 데다 각막의 이물질 제거 등 안과기록이 2년 동안 다섯 차례 있었고, 정형외과의 디스크 등 통증 치료 내역 또한 1년2개월간 18차례나 있었지만 이 부분은 누락됐다는 게 진 의원의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진 의원은 "경찰 수사과정에서 부부 간의 불화 이유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채택됐는데, 실제 부부사이에는 그리움과 미안함, 사랑한다는 내용의 사고 직전 두 달간의 카카오톡 내용은 누락된 것이 아닌지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진 의원이 확보한 사고 직전 두 달간의 카카오톡 내용에는 "내가 자길 정말 아끼고 사랑한다. 우리 새끼들 위해 열심히 살아보자" "오늘도 힘들겟지만 고생해요. 자기 힘들다 할 때면 내 마음도 아프다. 항상 조심하고 사랑해" 기록들이 남아 있었다. 
 
경찰에서 제시한 카카오톡 내용은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었던 지난 12월과 1월간의 대화만을 채택해 자살 요인으로 받아들였고, 이후 사랑으로 극복하던 가족의 대화는 배제했다는 주장이다. 
 
진 의원은 "늘 일하던 작업장 안에서 조카가 함께 일하고 있고, 동료들이 모두 함께 일하는 그 시간에 바로 내려올 수 있는 계단 옆에서 마스크와 작업복을 입은 채로 사망자가 진짜 자살했을지 믿을 수 없다"며 "사고 초기부터 자살로만 맞춰 수사가 이뤄진 것으로, 지적한 추가적 정황만으로도 반드시 사망 원인에 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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