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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GKL, 유태열 낙하산에 울고 '문제아 내부승진' 뒷말까지

상임이사 내부 출신 후보에 '성추행' '비리' 불만팽배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8.11.26 15:30:48

[프라임경제] 먹고 사는 것 자체가 하나의 투쟁 같아진 요즘, 질 좋은 일자리로 각광 받는 공기업은 채용시장뿐 아니라 국민적, 정책적 관심사가 된지 오래입니다. 특히 박근혜 정권의 탄핵퇴진을 계기로 속칭 '낙하산'으로 통하는 특혜채용과 영전에 대해서는 극도의 거부감이 팽배해 있는데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Seven Luck)'을 보유한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114090)에서도 최근 경영본부장 및 서울·부산본부장 등 4명의 상임이사 선임을 두고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이들 상임이사의 연봉은 올해 예산확정안에 따라 1억1000만원이 넘습니다.

▲2008년 6월 인천지방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당시 인천경찰청장이었던 유태열 GKL 사장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GKL은 이달 초 상임이사 선임 안건 등을 처리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알렸는데요. 당시 7명의 최종후보 중 내부 출신 인사를 두고 노골적인 비난 투서가 나와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전임 이기우 사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해임되고 지난 6월 우여곡절 끝에 참여정부 청와대 치안비서관, 이명박 정부 인천·대전지방청장을 지낸 유태열 사장을 사령탑으로 맞이한 GKL.

유 사장 선임을 두고 그가 카지노나 관광산업과는 전혀 무관한 친정부인사라는 점에서 노조를 비롯해 내부 반대여론이 뜨거웠다는데요.

그에 대한 일종의 보상 차원이었는지, 이번 상임이사 최종 후보 7인 가운데는 1980년대 경쟁사인 파라다이스(034230)를 거쳐 국내 카지노 업계 요직을 두루 경험한 베테랑 A씨와 GKL의 모기업인 한국관광공사 실세 본부장인 B씨가 업계 전문가로 포진했습니다.

A씨는 GKL에서 1급 공무원에 맞먹는 직함을 갖고 있고, B씨는 베트남 하노이와 태국 방콕 등 해외 주요 카지노 시장에서 현지 주재원으로 활약했고 공사 마케팅과 기획을 아우른 관록을 지녔습니다.

특히 B씨는 지난 8월까지 GKL의 무보수 비상임 사외이사로 재직하다 지난 9월 임기를 1년3개월 가량 남기고 돌연 퇴임, 상임이사직에 도전했습니다.

윤리경영을 최우선 화두로 강조한 외부 출신 사장과 업계에서 산전수전공중전을 두루 겪은 내부자·전문가 임원의 콜라보라면 더할 나위 없어 보입니다만, 일부 직원들의 눈높이는 그렇지 않았던 게 문제라면 문제였습니다.

최근 본지에는 한 건의 투서가 들어왔습니다. 주장에 따르면 GKL 내부 출신 후보가 '각종 비위 의혹의 당사자'라는 겁니다.

구체적인 사례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대로 옮겨보자면 "직장 내 갑질과 성희롱, 협력업체와의 납품비리, 음주(운전) 등 전력자"라는데요. 사실일 경우 임원추천이 아니라 당장 면직돼도 할 말이 없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투서 자체가 내부에서 임원추천을 두고 경쟁하다 탈락한 인사의 음해성 주장이라는 정황도 있기에, 사실 확인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최근 수년 동안 GKL에서 이뤄진 징계 현황을 훑어봤습니다.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송파구갑)의 도움을 받아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GKL의 징계 세부내용을 보니 두 사람과 같은 직급(1급)의 직원이 징계를 받은 것은 지난해 단 한 건 뿐이었습니다. 

징계사유는 성실의무 위반, 세부 내용은 '인장 및 기업인터넷뱅킹 관리 소홀, 자산현황 관리업무 소홀'이었죠. 처분 내용이 '감봉'에 그쳤으니 아마 부하직원이 연루된 자금사고에 책임자로서 불똥이 튀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투서에 언급된 내용대로라면 분명 내부 감사와 징계가 있었을 터, 일련의 주장은 근거 없는 낭설로 치부할 수도 있겠습니다. 작성자는 "(문제의 인물이)형사 처벌 등 공식적인 처분을 받지 않은 덕분에 임용이 결정됐다"고 항변했지만 모든 것은 법적 절차와 그에 따른 결과가 우선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 부분에서 약간의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이른바 '직장인의 대나무숲'으로 통하는 모바일 익명게시판에 최근 수일 사이 투서 내용과 다소 유사한 주장들이 올라왔다 부지불식 사라진 일이 있었거든요. 

GKL 소속직원으로 내부 이메일 인증을 통해서만 접속 가능한 게시판에는 최근 임원추천을 두고 불만을 쏟아내는 직원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심지어 이미 문제의 인사가 이미 상임이사로 확정됐다는 풍문과 함께 말이죠.

한 직원은 "내부진급이 아무리 이뤄져야 해도 돼서는 안 될 사람이 되는 건 낙하산보다 더 나쁜 일"이라며 "우리 회사 임원인데 성희롱이라니 말도 안 된다.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는 "여직원들이 가만히 있다고 아무 일도 없는 것이 아니다. 제발 안 되는 건 안 되는 회사이길 간절히 바란다"고 주장했다는 군요.

해당 게시판에는 내부에서 일종의 '줄 세우기'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졌는데요.
한 이용자는 "성추행이든 돈을 받든 일단 올라간 X가 위너(winner)고 그 밑에 줄 잘 서면 성공하는 게 우리 회사니까. 본사 사람들 시간낭비하지 말고 빨리빨리 줄 서라"며 상황을 비꼬았다고 합니다. 해당 글 밑에 해시태그(#)로 '#성추행' '#뇌물' '#내뒤로줄서' 등이 언급됐다는 것도 전해진 이야기입니다.

또 "임원으로 내정된 누군가가 문제라는데 이는 직원들이 알아야할 사실이지 비방이 아니다. 왜 삭제가 됐느냐"고 되묻는 대목에서 이런 글들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삭제돼 불만을 키우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GKL 측은 낭설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며 선을 긋는 모양새입니다.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법적 절차에 따라 후보자들을 검증했고 후보자들 중 누가 최종 선임될지는 임시주총 결과를 두고 볼 일이라는 겁니다. 

회사 관계자는 "임추위에서 후보들을 검증해 최종명단을 올렸고 법적, 절차적 하자 없이 진행됐다"며 "후보자 개인의 부적격 여부에 대해서도 분명 검증을 했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물론 도마에 오른 이들의 내부평판에 대한 사실 확인 요청도 "개인정보"라며 선을 그었죠.

다만 임추위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매일 회사에 출근하시는 분들도 아니고…"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최악의 경우 서류상 아무런 하자가 없지만 내부 반발이 그득한 '문제아'가 심사대에 오른다면 과연 '일 있을 때만 오시는' 그분들이 제대로 된 검증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까. 대학졸업 후 십 수년째 사회생활을 겪은 입장에서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이자 상장사인 GKL은 코스피 시가총액 1조5500억원을 웃도는 탄탄한 준시장형 공기업입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라는 범접하기 어려운 사업영역과 더불어 태초부터 정권 낙하산의 주요 포진 무대라는 비극이 공존하는 곳이죠.

과정과 결과의 공정, 그리고 정의를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GKL의 비극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참고로 다른 상임이사 후보들의 이력을 둘러보면 '참여정부' '호남'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이 돋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이미 올해 초 선임된 임찬규 상임감사는 참여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 출신이고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으로 뒷말을 낳았는데요.

문체부 출신 관료들을 배제하더라도 강성욱 문체부 ACC 자문위원은 광주시 관광활성화위원회 위원을 거쳐 현재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운영위원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송병곤 전 법무법인 부산 송무부 실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1980년대 노무현법률사무소의 송무부 주임을 맡았고 1995년까지 노무현·문재인법률사무소 송무부 주임, 이후 노동인권연대 실장을 역임한 문 대통령의 법조계 동료입니다.

언론대응 전문가들의 출사표도 눈에 띄는데요. LG 유플러스, LG CNS 홍보실을 거쳐 현재 이랜드 그룹 홍보실 윤경훈 상무와 올해 3월까지 매일경제신문 편집국 부장을 지낸 황인석 한라대 교수도 상임이사직 후보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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