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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성금 후려치기 갑질에 하도업체 파탄" 현대중공업 빈축

현대중공업 "원칙에 따른 처리"…녹취문건 공개시 법적공방 가능성도

조규희 기자 | ckh@newsprime.co.kr | 2018.07.12 09:16:56

[프라임경제] 현대중공업(009540, 대표 강환구)을 둘러싼 하청 기업의 원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김도협 대한기업 대표는 "기성금을 후려쳐 근로자가 일을 못하게 만든 장본인이 이제는 도급계약해지와 배상을 청구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이 대한기업에 보낸 공문



기성금(旣成金)이란 공사 과정 중 진척에 따라 '갑'이 '을'에게 집행하는 공사비 중 일부 공사금액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긴 기간이 소요되는 프로젝트에서 활용된다.

지난 9일 현대중공업은 대한기업에 '원활한 도급계약 이행 협조요청'건 공문을 보내며, 계약 해지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도협 대한기업 대표가 '현대중공업(주)의 갑질횡포를 멈춰주십시요' 제하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지 5일 만의 일이다.

주요 내용은 △대한기업의 작업 중단에 따라 공정수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니, 지연을 해결하기 위한 시정조치 계획서를 10일까지 제출할 것 △본 통보에도 10일까지 시정조치계획 회신이 없거나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공사도급기본계약 제45조 및 부속협약서 제22조에 의거해 도급계약 해지가 가능하며, 계약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내용.

현대중공업은 대한기업의 공정이 멈춘 상황이라 후속 공정에 차질이 생겨 공문을 발송한 것이라고 밝혔다.

취재 결과 대한기업의 작업 중단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기업 김도협 대표는 "근로자 대부분이 퇴사했다. 줄어든 기성금으로 근로자 임금을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현재 작업이 중단돼 있음을 시인했다.

김 대표는 "본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현대중공업의 기성금 후려치기 때문"이라며 "원인을 제공한 현대중공업이 대한기업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3년 전부터 힘든 시황을 함께 극복하자는 현대중공업의 얘기만 믿고 기다려왔는데 돌아온 것은 꼬리 자르기식 책임 회피"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자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협박성 공문을 보내는 등 갑질로 일관하는 현대중공업의 행태가 원망스럽다"며 푸념했다.

현대重 "원칙 따른 기성금 지급, 보험과 기성금은 별개"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담당자 교체에 대해 "조선업 일감 부족으로 사내 조직 변경이 많은 상황에서 이뤄진 전사 조직개편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보직이동 사유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서 "4대 보험금 수준의 기성금을 깎았다"는 대한기업의 주장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관계자는 "보험금은 대한기업의 운영비고, 기성은 현대중공업이 프로젝트 공정에 따라 지급하는 금액일 뿐, 서로 별개"라며 "예전보다 기성금이 낮아졌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공사 완료 시점에 계약했던 전체 금액을 지급하면 전혀 문제될 것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선업 도급계약의 특성 상 계약서에 따라 진행된 공정만큼 기성금을 지불하도록 계약서를 작성했고, 이에 따른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것. 

관계자는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하는 도급계약의 특성 상 전체 금액은 양사가 인정한 부분이다. 단, 공정 진행률에 대한 견해차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일방적으로 삭감할 수 있는 개념의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한기업 "현대중공업 책임회피 어이없다" 

기성금을 판단하는 현대중공업의 생각은 대한기업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도협 대표는 "기성금을 책정하는 시점이 공정 이후라는 게 문제"라며 "기성금이 얼마가 될지 모르면서 작업하다가 예상보다 낮은 기성금을 받아 임금을 비롯한 운영의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공정률을 책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보니 양사가 생각하는 기성금의 간극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현대중공업 담당자가 인원 충원을 지시하며, 기성금을 맞춘 품위서 제출을 약속했는데, 7월1일자로 담당자 전원이 보직해임 됐다"고 하소연했다. "새로운 책임자는 '나의 책임은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다'는 식의 답변을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에서는 "대한기업과 맺은 계약은 프로젝트 수행에 대한 도급계약으로 현대중공업이 인원 투입 여부에 관여하지 않는다"라며 "공정 납기일을 준수하라는 정도로만 얘기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담당자가 인원 충원을 지시했다는 대한기업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 

"담당자 녹취 있다"…주장 사실로 드러나면 '위법 논란' 일수도    

이렇듯 양측 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대한기업은 "담당자의 녹취를 가지고 있다"고 밝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는 "담당자가 인원 충원을 지시한 내용이 포함된 녹취록과 SNS 대화 내용을 확보하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단 "현대중공업에서 회유와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증거자료를 지켜야 하는 입장을 이해 바란다"며 공개는 유보했다.

대한기업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지시가 사실일 경우 △도급계약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점 △수정작업이나 작업환경 변화로 협력사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경우 단가 등 도급내용을 변경해 반영한다는 협약을 위배한 점 등에서 하도급법 위반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도급법 위반이 업계 관행?

한편,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28곳, 현대중공업 협력사 17곳, 삼성중공업 협력사 4곳 등으로 구성된 '대기업 조선 3사 하도급 갑질 피해하청업체 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사의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규탄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조선 3사가 협력업체에 인력투입을 요구했음에도, 법망을 피하려고 허위도급계약서를 작성하고, 실투입 공사비의 50∼60%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기성금이 인건비에도 못 미쳐 협력사의 파산 위기를 조장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책위 와해를 시도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대책위 와해를 위해 대책위 대표들에게 45억원 등을 지급하며 매수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의 만행은 피해 업체를 두 번 울리는 2차 가해이고, 하도급법이 금지하는 보복행위금지를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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